안녕하세요. 인사동을 사랑하는 분들이시여!




지난 10일 ‘툇마루’에서 오랜만에 ‘인사모’ 모임이 있었다.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박일환, 윤경원, 전국찬, 박원식씨가 나왔는데,
'인사모' 회원의 절반도 나오지 않았다.
다들 바빠서 못나왔을까? 아니면 인사동의 매력을 잃어서 일까?




그 날 나오다 보니, 옛 민정당사 자리의 건물이 완공되어 문을 열었더라.
상호가 ‘안녕 인사동’이라는데, 안녕이란 인사말이 왜 작별을 연상시킬까?
인사동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건축물이 주는 위화감에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 그럴 것 같다.




‘안녕 인사동’은 상업공간과 나인트리호텔, 인사센트럴뮤지엄으로 구성된 복합몰이다.
상업공간은 먹거리, 멋거리, 즐길 거리, 볼거리로 구성되었다는데,
제일 관심을 끄는 것은 인사동에서 가장 넓은 ‘인사센트럴뮤지엄’이다.
지하1층에 약850평의 전시공간이 마련되었는데,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첫 전시는 ‘미니언즈 전시’라고 한다.




맞은편 자리에는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 변호사가 앉았는데,
법란이나 마찬가지인 요즘의 시국을 보는 솔직한 견해를 듣고 싶었으나,
자칫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될까 입 다물었다.




요즘 박일환변호사는 '차산선생 법률상식'이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법률 이야기를 들려주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치솟고 있다.

검찰조직을 잘 알아 요즘의 시국에 대해서도 사이다 발언이 나올 만도 한데 말이다. 


 

마침 옆자리에는 정복수, 김진하, 손기환씨 등 화가들이 앉았는데, 축하할 소식을 들었다.
정복수씨로 부터 제31회 이중섭미술상을 받게 된 시상식 안내장을 전해 받은 것이다.
시상식은 11월7일 오후5시에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리니, 다들 축하해 주시기 바란다.




돌아오는 길에 ‘유목민’에 잠시 들렸다가 사진가 이정환씨를 만났다.
이처럼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골목골목 박혀있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새로 들어 선 건물 상호가 ‘인사동 안녕’이 아니라 ‘안녕 인사동’이니, 한 번 희망을 가져볼까?

사진, 글 / 조문호



























































 





'

지난 15일은 오후6시부터 인사동 ‘툇마루’에서 ‘인사모’ 모임이 있는 날인데,

이 날따라 아리따운 사진가 오현경씨의 오찬초대와 겹쳐 점심 때부터 인사동에 나왔다.





만찬 모임이 있기까지의 서너 시간은 ‘정독도시관’에서 일할 생각으로 노트북까지 챙겨왔는데,

반주로 마신 막걸리 한 병에 맛이 가 ‘백상사우나’에 더러 눕게 된 것이다.





뼈를 도배한 삐쩍 마른 몸뚱이를 물속에 풀어놓고 스스로을 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을 가졌는데,

한마디로 나이 값 좀 하라는 생각이었다.

똥파리처럼 전시장이나 쫓아다니며, 사진 찍어 올리는 짓거리는 이제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시간 맞추어 ‘인사모’ 모임이 있는 ‘툇마루’로 갔더니, 원로변호사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박일환, 조균석, 전국찬, 김길선씨가 먼저와 있었고, 뒤 이어 박원식, 송재엽, 이재훈씨 등 여러명이 오갔으나,

이 날은 모르는 화가 두 분이 끼어 있었다.





명함을 받아보니 김용모씨와 황경숙씨였는데, '미협'에 소속된 화가로 ‘인사동 사람들’이라 적혀 있었다,

난,  명함에 ‘사협’이나 ‘미협’ 로고가 찍혀 있으면 일단 하수로 보는 못된 버릇이 있다.





‘인사아트프라자’에서 29일까지 초대전을 한다는 엽서를 한 장 주었는데,

화가 김용모씨의 용모는 산적 두목같이 생겼으나 그림은 서정적인 풍경이었다.

기와집 위로 꽃비가 휘날리는 그런...





전시 개막식에 가보고 싶었으나, 문영태 유작전과 시간이 겹쳐 못간 것이다.





‘인사모’모임에는 세상을 떠난 이동엽 화백을 비롯하여 화가 김양동, 이목을, 김근중씨 등 여러 명이 있으나, 요즘은 잘 나오지 않는다.

매력을 잃은 건지 재미를 잃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대개의 '인사모' 회원들이 작가들 작업에는 별 관심이 없어 그럴거다.





김용모씨 명함에도 뭘하는 모임인지도 모르는 ‘인사동 사람들’회장이라 찍혀 있으나,

‘인사모’도 인사동도 다들 정체성 없는 이름만 걸고 하늘하늘 할 뿐이다.





이 날은 툇마루 좌석 배치가 흩어져 끼리기리 대화가 나누어졌는데,

마침 박일환, 전국찬, 김길선씨와 북한 여성 한 분이 있는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나의 관심사는 북한 여성이 어떤 사유로 이 자리까지 흘러왔는지가 궁금했으나,

온통 유튜브에 스타로 부상한 박일환씨의 사건 아닌 사건에 집중되었다.





요즘, 법원행정처장으로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씨가 유튜브에 ‘차산선생 법률 상식’이란 코너를 만들었는데,

조회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9,000여명의 팔로우에서 케이비에스 뉴스에 ‘전직 대법관 유튜브되다’

당신의 법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립니다.란 자막 방송이 나가자 16,00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난, 페이스북만 알지 유튜브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다음에 알아볼 생각이었다.

이보다 의미 있는 재능기부가 어디 있겠는가? 박수에 박수를 쳐야 할 좋은 소식이었다.





점심 때 막걸리에 혼쭐난 터라 막걸리 한 잔으로 개기며 돌아 갈 시간만 기다리는데,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해진 코스처럼 노래방으로 옮겼으나, 노래방에 관심없는 '통인' 관우선생은 안내만 하고 핫바지 방귀 새듯 사라졌다.

호흡기 이상으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나 역시 사라지고 싶었으나, 인사치레로 잠시 눌러 앉은 것이다.





노래방에 들어가자 말자 김용모씨가 ‘미워도 다시 한번’을 청승스럽게 뽑아재꼈다.

다들 노래백과 뒤적이느라 바빴으나, 난 등짐도 풀지 않은 채 지켜보았다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차산선생의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슬며시 빠져 나간 것이다.





레퍼토리가 바뀐 처음듣는 노래였는데,

“길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우는 바람소리”라는 노래소리가 들렸다.





인사동 밤거리를 힘없이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애절한 바이얼린 소리가 들려왔다.

길모퉁이에 선 낮선 젊은이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한 어린이가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왜 그리 슬프게 들리는지, 나도 죽을 때 ‘봄날은 간다’를 열창하다 숨을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6일 인사동 ‘툇마루’에서 ‘인사모’ 모임이 있었다.

‘인사모’는 ‘통인가게’ 김완규씨를 주축으로 하여,
원로 변호사 민건식씨가 회장인,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모인지가 숱한 세월이 흘렀지만, 요즘은 모임이 좀 뜸하다.
예전엔 매월 만났지만, 작년 망년회 후로 처음이다.






그 날 모임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박일환, 조균석, 박원식, 강윤구,
전국찬, 윤경원, 김길선씨 등 열 명이 자리했는데, 안 나온 분이 많았다.
다들 건강한 모습이라 반갑기 그지없었는데,
첫인사가 이번 여름 탈 없이 잘 보냈냐는 말이었다.






이 모임의 특징은 법조인과 사업가, 예술가가 어울린 모임인데,
요즘은 예술가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사는 게 바쁠까? 아니면 모임에 큰 의미가 없어서일까?
아마 끈적한 연대감이 없어서 일게다.






사람 사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인데,
바빠서 라기 보다 사는 게 가족중심으로 치우치다보니,
주변에 관심이 멀어진 것일 게다.
그러니 만나도 정겨운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렇고 그런 인사치례의 말들만 나누다 노래방으로 옮겨간다.
그 날도 여섯시에 만나 식사가 끝난 시간까지 정확하게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어나기 직전에 윤경원씨가 나타나 20여분 더 지체했지만...






인사동 ‘선화랑’ 맞은편에 노래방이 생겼다는 관우선생의 정보에 따라갔다.
노래방으로 옮겨 노래백과를 들추기 시작하는데, 다들 한 참을 헤 멘다.
법관 출신들이라 육법전서는 잡았다 하면 바로 나오는데 말이다.






박원식씨의 노래 ‘삼각관계’가 테이프를 끊었다.
친구냐 애인이냐의 다소 신파적인 노래였다.
민건식회장의 ‘나그네 슬음’을 비롯하여 십팔 번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다들 가수 빰 칠 정도로 잘 불렀다. 연이어 100점이 터졌다.






나더러 ‘봄날은 간다’를 부르라고 충동질했으나 손을 내저었다.
왜냐면 오늘 틀니를 끼고 나왔기 때문이다.
음식 맛도 제대로 모르는데다, 발음까지 이상해 좀처럼 끼지 않으나,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점잖은 모임이라 점잖게 끼고 나왔는데, 영 죽을 맛이었다.






노래도 부르지 않으면서 노래방은 왜 따라 갔냐하면,
혹시 더 이상 못 만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늘 일기를 살찌우기 위해서다.
돌아가며 부르는 노래를 한곡씩만 감상한 후, 핫바지 방귀 새듯 사라진 것이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노래는 박일환씨가 부른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음정은 따라가지 못했지만, 가사에 묻어나는 감정이 진득했다.
마지막 대목에선 마치 '인사모'의 이야기처럼 애절했다.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4일 인사동 ‘지리산’에서 ‘인사모’ 송년회가 있었다.
‘인사모’는 인사동을 사랑하는 분들이 매월 만나 술 한잔하는 모임이다.
‘통인가게’ 김완규씨의 연락으로 모이는데, 좌장으로 민건식 원로변호사가 계시다.






오랜 세월 만나 왔건만, 작년 9월 모임 후 처음이었으니, 일 년도 더 되었다.
그 때 민건식회장께서 ‘장기집권하면 박정희처럼 총 맞아 죽는다’며
그만두신다고 하셨고, 김완규씨는 ‘인사모 회장직은 종신제’라며 말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동자동에 들어 간 후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모처럼의 만남이라 반가웠다.
그 자리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박일환, 선우영, 김완규, 윤경원, 강봉섭,

박원식, 강윤구, 전국찬, 송재엽씨 등 열 명이 자리했는데, 안 나온 분들도 많았다.






다들 법조계나 경제계나 사회 상위층에 계시지만,
한 번도 더러운 정치이야기나 돈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점잖은 분들이다.






그런데 민회장님께서 다시 회장직을 맡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동안 모임이 소원했던데 따른 결단으로 보였다.
회장 자리 운운하는 것은 웃으려고 한 말씀이지만, 좀 자주 만나자는 이야기다.






그 날은 박일환씨가 양주를 한 병 가져오셨고,
박원식씨는 정력가인 정주영씨가 즐겨 마셨다는 인삼주를 한 병 가져왔다.
이 술 저 술 섞어가며 마셨는데, 소주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넘어 가더라.
나야 개털이라 얻어먹는데 이골 났지만, 이런 호사를 해도 되나 싶었다.






뒤늦게 전국찬씨가 나타났다.
이 분은 사업장이 지방이라 영월에서 오셨는데,
둔내에다 멋진 흙집 찜질방을 만들어 놓았다며 자랑했다.
가까운 기차역 주변에 자동차를 맡겨 둘 테니 언제든지 이용하란다.
남는 게 시간뿐인 민회장님이 제일 귀가 솔깃한 것 같았다.






자리가 끝난 후, 모처럼 만난데다 망년회를 겸한 날이라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
난 이가 빠져 돼지 목 따는 소리조차 할 수 없는 처지라 슬그머니 빠졌다.
이제부터 망년회가 시작되었으니, 살아남으려면 몸 사려야 한다.





노는 자리라면 물 불 가리지 않던 그 객기는 다 어디 갔는가?
이것이 늙어가는 징조일까...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9월30일 오후6시부터 인사동 ‘툇마루’에서 ‘인사모’의 9월 정기모임이 있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몇 차례나 빠진 터라, 하던 일을 미뤄두고 나갔다.

그 자리에는 회장이신 민건식 원로변호사를 비롯하여, 대법관 지내신 박일환 변호사, 선우영 변호사,

‘통인가게’ 김완규회장, 검찰지청장에서 이대교수로 말을 갈아탄 조균석교수, 해병대 장성출신인 윤경원씨,

하나은행 박상균 지점장, 사업가 박원식, 강윤구, 송재엽사장, 테너 이동환, 화가 류재춘씨 등 열 세 명이 자리했는데,

이 날도 저조한 참석률이었다.

막걸리 잔을 나누며, 오랜만의 회포를 푸는 중에 민회장 께서 느닷없는 인쇄물 한 장씩을 나누어 주었다.

마치, 무슨 성명서라도 발표할 듯한 의아한 분위기였는데, 읽어보니 ‘자화상’이란 늙어감에 대한 소회가 적혀 있었다.

민회장께서는 "박정희처럼 총 맞기 전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인사동을 위한 모임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다, 이미 관광지화 되어버린 인사동에 대한 미안함도 깔린 것 같았다.

다른 분으로 바꾸어 참석률이라도 높일 생각인 것 같았으나, '통인'의 김완규씨가 손사래 쳤다.

‘인사모’ 회장직은 종신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민회장님께서 쓰신 ‘자화상’이란 글은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 글에는 늙어감에 따른 안타까움이 묻어났으나, 산 다는 게 뭔지 되묻고 있었다.

‘덧없는 인생이라지만 그런대로 오래 살았구나.
그럭저럭 지나 온 나날을 돌이키면서 남은 세월은 얼마나 될지.
네 얼굴을 보라 뭐 그리 불만이 많은 가?
인간이란 본래 그런 것이야.
쓸데없는 미련과 욕망은 버렸어야지.
젊은 시절, 너나 나나 밝은 미래를 꿈꾸며 힘차게 날개 짓 했지.
빛나는 이상, 행복, 환회 등 모든 것이 영원하리라 믿었지.
(중략)
불안과 고통, 절망에서 해방되는 영원한 편안함과 행복도 있다며,
노구를 추슬러 나마지 힘겨운 여정을 이어가자는 말씀이셨다.

자리가 파한 후, 김완규, 조균석, 이동환, 송재엽씨 등 다섯명만 남아 낙원동 ‘다리밑집’으로 갔으나,

더 이상 술 마실 형편이 아니었다.

여러 차례 혼 줄 났던, '툇마루' 막걸리의 뒤늦은 취기로, 삼십육계 줄행랑 친 것이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13일, ‘통인옥션’에서 전시하는 고재권씨의 그림전에 들린 김에,

‘통인가게’ 김완규회장이 머무는 ‘상광루’를 급습했다.

마침 송재엽씨가 함께 있어, 졸지에 술판이 벌어졌다.

뒤늦게 산타는 조상희씨가 등장하기도 했으나, 사실은 김완규씨에게 건의할 일이 있어 들렸다.


‘인사모’에서 매월 한 차례씩 모임을 갖지만, 인사동을 위한 일을 한번 하자는 생각에서다.
‘인사모’와 ‘통인’이 협력하여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미술상을 하나 만들자는 제안이었는데,

이심전심이라 듯, 이미 그럴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에 술 맛 나는 자리였다.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을 사랑하는 모임”의 송년회가 지난 29일 오후6시, 인사동 ‘툇마루’에서 있었다.

‘인사모’에서 내년부터 인사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일을 벌이겠다는 김완규씨의 언질에 무척 고무된 자리였다.

이 날 모임에서 김형국선생께서 “활을 쏘다”란 책 한 권씩을 나누어 주었다.

처음엔 도시계획을 다루는 학자가 왠 국궁에 관한 책을 펴냈는지 궁금했으나,

10여 년 전 부터 활과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체험 없이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학자답게 기존 관련서적들을 비교 검토해 바로잡기도 하고,

갖가지 사료가 될 만한 도판들을 수록하는 등, 국궁문화 전반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예사로운 책은 아니었다.

욕심을 내지 않는 평정심이 활쏘기의 기본자세이고 활쏘기가 주는 마음의 여유라지만,

활시위를 당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한 번 맛보고 싶었다.

다시 살아나는 유신의 심장을 겨누고 싶은 목표물까지 생겼으니, 더 쏠린 것이다.

이 날 오랜만에 만난 이목을 화백의 ‘2015 웃자 대한민국“ 100인상 수상을 축하하기도 했다.

그 상은 한 해 동안 웃음을 나눈 100인의 스타에게 주는 상인데, 이화백의 스마일 그림이 크게 기여했단다.

때 마침 김영삼 전대통령께서 서거하여 웃자 행사 자체가 조용해졌다는 뒷이야기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시기적으로 맞아줘야 하는, 운 같은 게 따른 다는 건, 비록 이번 일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모임에는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김근중, 김완규, 김형국, 박일환, 박원식, 송재엽, 윤경원, 이흥복,

이목을, 조균석씨 등 모두 열 두 분이 참석했다.

김형국선생이 지은 ‘활을 쏘다’는 ‘효성출판’에서 발행한 책으로 가격은 13,000원이다.

사진,글 / 조문호


























이 사진은 윤경원 장군께서 찍은 사진이다. 빨지산들을 제대로 체포했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인사모)이 결성 된지도 10여년이 넘었다.

 

통인가게김완규회장이 주축이 되고, 원로변호사 민건식씨가 회장을 맡은 이 모임은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 변호사, 지검장에서 이화여대로 말을 갈아 탄 조균석 교수, 선우영변호사,

외환은행 박상균 지점장, 공직자윤리위원장 지낸 이상배씨, 해병대장성으로 퇴역한 윤경원씨,

계명대석좌교수 김양동화백, 이목을화백, 김근중화백, 건축가 김동주씨, 도예가 이흥복씨,

사업가 송재엽, 강윤구, 박원식, 강봉섭, 전국찬씨 등 각계에 내 노라 하는 인사들이 2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문제는 해가 갈수록 참여율도 저조하고, 인사동을 사랑하는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유능한 신진작가를 발굴하여 지원한다거나 인사동을 위해 기여하는 일들을 해야 하는데,

여느 모임과 같이 한 달에 한 번씩 지인들을 만나 회포나 푸는 정도였다.

그럴 거라면 무리하게 바쁜 시간에 쫓길 필요 없다 싶어 몇 달 빠지다,

지난 27일 오후6시에 있었던, 11월 정기모임에는 어렵사리 참석하게 되었다.

오랜 인연이라 근황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인사동 툇마루에서 열렸던 이번 모임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열 분이 참석했다.

박일환, 김완규, 선우영, 박상균, 송재엽, 강윤구, 박원식씨와 함께 가나문화재단이사장

김형국 교수가 처음으로 나오셨다. 김선생은 오래전 상주여행 때 함께했었는데,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한 가닥 기대도 되었다

 

이 날 만찬에서 나온 이야기로는 대개의 신문사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들 적자운영으로 어렵사리 유지한다는데, 하기야! 나도 신문 한 부 보지 않으니 무슨 말을 하랴.

아무래도 신문의 시대는 끝난 것 같은데, 그러면 그 곳에서 종사하는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는 어쩌나?

그 것 또한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박일환 변호사는 돈벌이가 너무 살벌하다며, 특허출원에 따른 한 예를 들었다.

특허를 내려면, 없는 것들을 설명해내는 글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야 하기에,

여지 것 변호사들이 전문가를 고용해 그 일을 전담해 왔단다그런데 이제는 미국에서

그 일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설립되어, 대부분의 일거리를 뺏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디 그런 일 뿐이겠는가?

사람의 생각들이 바뀌고 삶의 환경이 바뀌는데, 그 흐름을 어찌 막을소냐!

돈 벌기가 치열할수록 죽어나는 자는 가난한 서민들뿐이다.

이제 건설이나 국방에 대한 예산을 대폭 줄이고, 서민들의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다.

정치인들이여! 정신 바짝 차려라.


사진,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