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의 인사동엔 방배추로 불리는 조선의 삼대구라 중 한 분인 방동규선생과
강민 시인께서 나와 오랜만에 진득한 사람냄새 나는 인사동이 되었다.






강민선생 시집 출판을 기념하여, ‘나주곰탕’에서 시작된 술자리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강민, 방동규선생을 비롯하여 김명성, 김상현, 조준영, 정영신씨가 함께 했는데,
술잔에 녹인 이야기는 노익장 방동규선생의 치열한 삶이었다.





팔순을 넘긴 연세지만, 요즘도 공장에 일하러 나간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삼일이지만,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손톱에서 피가 흐르는 피땀의 시간을 보낸다고 하셨다.





가방 하나 만드는데, 몇 십원 정도이니 받아보았자 얼마 되지 않는 돈일게다.
그 돈으로 체육관을 드나들며 육체미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 본 사람 있으면, 어디 한번 나와 보라해라.






‘나주곰탕’에서 커피 마시러 ‘유담’으로 가는 중에 사진가 김영호씨를 만났다.

김상현씨와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라 죽은 사람 만난 듯 반가워했다.
‘유담‘’에서 커피로 한 숨 돌린 후, ‘유목민’으로 옮기는 이차가 이어졌다.
강 민선생은 먼저 일어 나셨지만 방동규선생께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 날따라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대훈, 노인자 내외가 왔다기에 안쪽으로 들어가니, 부산에 사는 김진규씨가 반색을 했다.
그 자리에는 임경일, 임계재씨를 비롯하여 처음 보는 미녀도 두 분이나 있었다.
김진규씨가 부산에서 전시하러 왔다는 화가 황보 연이씨와 최숙희씨를 소개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털니라도 끼고 나올 걸, 후회막급이었다.






두 분이 ‘인사아트’에 있는 ‘부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최숙희씨는 '욕망에 대한 몸의 사유'라는  전시 리프렛을 주었고,

황보 연이씨는 '그리움은 너야만 했다'라는 리프렛을 건네주었는데, 둘 다 제목이 야릇했다.

정선 갈 일로 전시를 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애석했다.



 



낮술에 쥐약인 놈이 일찍부터 빨았으니, 제 정신이 아니었다.
본색을 드러내 미투의 경계를 넘나들었지만,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
돈도 권력도 없으니, 미투도 아무나 하는 짓은 아닌 모양이었다.
뒤늦게는 공윤희, 임태종, 이인섭씨 등 반가운 분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그날 밤엔 인사동 악사들의 연주도 골고루 이어졌다.
전활철씨와 김상현씨의 노래에 이어 김진규씨의 하모니카 연주도 한 몫 했다.
무슨 기생도 아닌 주제에 이 자리 저 자리 옮겨 다니며 홀짝거렸으니,
완전 맛이 가버렸다.






이틀 날 새벽부터 정선 갈 생각하니, 더 이상 죽칠 형편이 아니었다.
그 때까지 방동규선생께서 자리하고 계셨으나, 삼십육계 줄행랑쳐야 했다.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누이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노래 제목도 생각나지 않는,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유행가 자락을 뱉으며...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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