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아내와 함께 한정식선생의 인사동 작업실을 방문했다.
한선생 께서는 요즘 암실작업을 많이 해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다.
제자들이 많지만, 싫은 소리 꺼내줄 몰라 늘 고달프게 사신다.

‘대청마루’에서 선생님 모시고 돼지갈비에 소주 한 잔 했다.

그 자리에서 스승이었던 이명동선생님 말씀을 꺼내셨다.
이명동선생은 항상 앞에 나서지를 않는 분이라는 것이다.
긴 세월동안 돌아가신 임응식 선생을 내세워 모셔왔는데,
상찬은 임응식 선생이 다 받고, 욕은 이명동 선생께서 다 덮어 썼다고 한다.
인정과 의리로 똘똘 뭉친 분이라, 절대 도리에 어긋난 일도 못한단다.

이명동선생께서 평생 사진기자로 일했지만, 집에 작품사진 한 장 없다는 것이다.
특종 사진도 많이 발표되었지만, 그 흔한 사진집 한 권 못 만드셨다.
작년에 제자 김녕만씨가 종군기자시절의 필름을 찾아 내,
한미사진미술관 초대전을 가졌던 게 고작이다.


신문사에서 월급 받아 신문사 필름을 사용했으니
그 사진은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고지식하게 살아오신 분이다.

오늘 이명동 선생님께서 전화를 걸어왔다.
점심 사 줄 데니 마누라 데리고 약수동에 오란다.
돌아오는 월요일에 찾아뵙고,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 대접해야지...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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