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동에서 지하철로 청량리를 가려면, 종로3가역에서 1호선을 갈아타야 된다.
지하철에서 인사동의 옛날을 떠 올릴 수 있는 상품이 뭔가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고작 머리에 떠오른 것이라고는 고서, 한지, 그림, 골동, 토기 등 몇 가지뿐이었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은 오락가락 하는 편이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다.


갑자기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어, 시간에 쫓겼지만 안국역에서 내렸다.
종로3가역까지 걸어가며, 이 것 저 것 찾아 볼 생각을 한 것이다.
상품도 상품이지만, 그때를 추억할 수 있는 풍경은 무언가도 궁금했다.

어귀에 자리잡은 ‘통문관’은 문틀의 재질만 바뀌었을 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송림당, 명신당, 관성 등 필방들은 여럿 남아 있었지만, 대부분 바뀌었다.

‘통인가게’는 새로운 건축물이 앞을 가려, 고개를 처 들어야 보였다.

물건이래야 헌책이나 엽전, 탈, 붓, 한지 등 몇 가지밖에 눈에 띠지 않았다.
기억력에다 대상을 찾아내는 관찰력까지 없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
그러나 인사동 특유의 골목골목을 돌아보면 많이 볼 수 있다고 자위했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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