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만봉 스님 전승 불화전이 열리는 ‘아라아트’에서 이인섭선생과 안영희,
전인경, 김용문, 이수영, 강기숙, 안정민, 편근희, 정순겸씨 등 여러 지인들을 만났다.
이수영씨와 함께 찾은 ‘유목민’에서는 풍기에서 소설 쓰는 배평모씨도 만났다.
곤충 찍는 이수영씨는 몇 해 전 가족들과 헤어져, 지금은 남양주에서 혼자 살고 있다.
오랜만에 술 한 잔하는 자리에서 신세타령을 해댔다.
“아! 미치겠어요. 처음엔 잔소리도 안 듣고, 집이 넓어 좋았는데,
날이 갈수록 집이고 마음이고 황폐해, 도무지 살맛이 안 나요.
인사동에 나와 ”유목민“에 가 봐도 아는 사람은 없고, 활철이는 장사하느라 바빠,
혼자 마셔야하니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냐고 물었더니, 인근에 오천 원짜리 뷔페가 있는데,
거기서 대충 영양보충하고, 자기 전에 막걸리 한 잔 하는 게 전부란다.
이해되었다. 구닥다리들의 일상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가 작업에만 꼽혀 살면 된다고들 하나, 사람 사는 게 그렇지 않다.
누굴 위해 사는데? 명예, 국가, 인류, 웃기는 소리하지마라.
죽으면 끝장이다. 가난하게 살아도 꼴리는 대로,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
틈틈이 사람들을 만나 정신적 에너지도 충전시키고, 회포도 풀자.
이 더러운 세상, 술김에 욕이라도 해대니 삼년 묵은 체증이 확 풀리더라.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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