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인사동 ‘지리산’에서 ‘인사모’ 송년회가 있었다.
‘인사모’는 인사동을 사랑하는 분들이 매월 만나 술 한잔하는 모임이다.
‘통인가게’ 김완규씨의 연락으로 모이는데, 좌장으로 민건식 원로변호사가 계시다.






오랜 세월 만나 왔건만, 작년 9월 모임 후 처음이었으니, 일 년도 더 되었다.
그 때 민건식회장께서 ‘장기집권하면 박정희처럼 총 맞아 죽는다’며
그만두신다고 하셨고, 김완규씨는 ‘인사모 회장직은 종신제’라며 말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동자동에 들어 간 후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모처럼의 만남이라 반가웠다.
그 자리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박일환, 선우영, 김완규, 윤경원, 강봉섭,

박원식, 강윤구, 전국찬, 송재엽씨 등 열 명이 자리했는데, 안 나온 분들도 많았다.






다들 법조계나 경제계나 사회 상위층에 계시지만,
한 번도 더러운 정치이야기나 돈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점잖은 분들이다.






그런데 민회장님께서 다시 회장직을 맡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동안 모임이 소원했던데 따른 결단으로 보였다.
회장 자리 운운하는 것은 웃으려고 한 말씀이지만, 좀 자주 만나자는 이야기다.






그 날은 박일환씨가 양주를 한 병 가져오셨고,
박원식씨는 정력가인 정주영씨가 즐겨 마셨다는 인삼주를 한 병 가져왔다.
이 술 저 술 섞어가며 마셨는데, 소주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넘어 가더라.
나야 개털이라 얻어먹는데 이골 났지만, 이런 호사를 해도 되나 싶었다.






뒤늦게 전국찬씨가 나타났다.
이 분은 사업장이 지방이라 영월에서 오셨는데,
둔내에다 멋진 흙집 찜질방을 만들어 놓았다며 자랑했다.
가까운 기차역 주변에 자동차를 맡겨 둘 테니 언제든지 이용하란다.
남는 게 시간뿐인 민회장님이 제일 귀가 솔깃한 것 같았다.






자리가 끝난 후, 모처럼 만난데다 망년회를 겸한 날이라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
난 이가 빠져 돼지 목 따는 소리조차 할 수 없는 처지라 슬그머니 빠졌다.
이제부터 망년회가 시작되었으니, 살아남으려면 몸 사려야 한다.





노는 자리라면 물 불 가리지 않던 그 객기는 다 어디 갔는가?
이것이 늙어가는 징조일까...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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