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인사동에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전시한 액자들을 묶어두고 거리로 나가보니 
지나치는 우산 행열이 울긋불긋 정겹더라.
젖은 길바닥도 거리의 연인들도, 봄날처럼 포근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기에 '통인가게'로 올라갔다. 
사진찍으러 간  옥상에는 주인장 관우가 있었는데, 
느닷없는 카메라맨 출현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 촉촉한 날 마신 와인 한 잔에  벌써 봄이 와부렀네.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약칭: 인사모)의 1월 정기모임이 지난 26일 오후6시30분 인사동 '툇마루'에서 열렸다.

이 날 모임에는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10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여 만찬을 즐겼다.

 

 

 

 

 

 

 

 

 


 

지난 3일 오후 무렵, 인사동에 있는 '통인가게' 회장실을 급습했다.
그 곳에는 김완규회장과 인사동 '회환은행'의 박연파 지점장, 윤혜헌 팀장이 앉아 와인을 마시며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느닷없이 나타난 카메라맨의 횡포에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진 것이다.

술 냄새를 맡고 간 건 아니지만, 뜻밖에 만난 미모의 행원들과 어울려 술도 한 잔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에는 보지 못했던 흑백사진 한 장이 회장실 벽면에 걸려 있었다.
자세히 보았더니, 사 오십년 전에 찍은 인사동거리의 스냅사진이었다.

출처를 물었더니 일본 사진작가가 북스갤러리에서 전시할 때, 구입했다는 것이다.
그 사진에는 지금의 '통인가게'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 있던 가게와 집이 나와 있었고,
입구에는 통인가게 설립자이고 김완규씨 부친이신 김정환선생 모습도 보였다.

몇 년 전 백 만원에 구입했다지만, 본인으로서는 가보나 다름없는 소중한 사진이었다.
다시 한 번 다큐멘터리사진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그러한 사진들은 된장이나 와인처럼 숙성시켜야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김완규회장으로부터 사진이 찍힌 내막까지 들었다.
청년시절이었던 당시에 부친이 급히 불러 나갔더니,
"완규야! 왠 사람들이 우리 집을 찍는데, 왜 찍는 거지?"라며 묻더라는 것이다.
별일 아니라고 넘겼던 당시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하다는 것이었다.

그 때는 골동품 장사가 잘되어, 온 집안이 골동품으로 넘쳐났다고 했다.
모두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이었기에, 집안의 중요한 가구나 골동품들을 모두 내다 팔던 때였다.

그 골동품의 대부분이 외국 사람들이나, 돈 있는 지식인들에게 팔렸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들었다.

요즘은 물자가 흔하여, 집안에 각종 집기들이 넘쳐나 왠만한 것들은 모두 내다버리는 실정에 있다.

버리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물론, 특히 하잘 것 없는 기념사진이라도

오래된 사진이나 편지들은 절대 버리지 말고 잘 간수하시길 부탁드린다.

사진,글/ 조문호

 

 

 

 




서양화가 정복수씨의 “뼈속 풍경” 바닥화 작업이 지난 11월 4일 마무리되었다.
전시 중반에 보긴 했으나 아쉬움이 남아 다시 방문했다.

전시장에는 이미 작가 정복수씨와  김진하 관장이 마지막 술판을 벌여놓았다.
그 곳에서 통인가게 김완규씨와 연출가 고상준씨를 만났다.
뒤 늦게는 아내 정영신과 서양화가 전인경씨도 찾아왔었다.

그림 속에 들어 와 술을 마시니 스스로의 욕망이 드러났다.
찬 바닥화에 앉아 눈을 감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을 가린 옷을 벗으니 마치 구천을 떠도는 것 같았다.

미술이 심리적 치료로 이어지는 잊을 수 없는 체험이었다.

 

사진 :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지난 28일 ‘아라아트’에서 열린 ‘케이-아트 스타작가전’ 개막행사를 마무리한, 그 뒤풀이가 인사동 ‘부산식당’에서 있었습니다.

 

행사를 주관했던 ' 마음치유 국민운동' 본부장 차동춘씨, ‘아라아트’ 김명성 대표, '광장아트페스티벌' 변석 대표, 작가 함상희와 전인미씨를 비롯한 스탭들과 출품작가 최인선, 전인경씨, 그리고 허미자, 정현석씨 등 많은 분들이 ‘부산식당’에서 생선찌개에 반주를 곁들인 유쾌한 만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날 만찬에서 여러 명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왼쪽 귀가 멀어 잘 알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옮기는 전달자로서의 역할도 이제 제대로 할 수 없답니다.
거기다 건망증도 그의 치매 수준입니다.

요즘은 집에서 오래된 필름 스캔 받느라 일에 푹 빠져 지냅니다.
이 날은 7월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한  ‘인사모’ 정기모임이 있는 날로 스케줄까지 바꾸어가며

시간을 비워두었는데, 작업에 몰입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마저 외출해, 저녁식사는 인사동에서 해결하기로 했는데 말입니다.  

 

뒤늦게 '통인가게'김완규씨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된 때는 이미 한 시간이나 지난 뒤 였습니다.

그렇지만 인사동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는데,

우연히 김명성씨로부터 연락을 받아 스타작가전 뒤풀이에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죽어면 늙어야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 자리에서 변 석씨는 행사 진행에 따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 것 같고,

정현석씨는 건강에 이롭다는 전기 양말 이야기를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으니 옮길 수 가 없네요.
아! 한 가지 기억나는 게 있습니다.

그 제품은 통풍에 특효이고, “누구나 큐”를 검색하면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차로 옮긴 ‘유목민’에서는 전활철씨와 배성일, 유진오씨 등 다른 분들도 만났으나, 너무 지루해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서양화가 민경숙초대전 오프닝이 지난6일 오후6시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열렸다.  

 

극사실주의 회화인 전시작들은 사과를 비롯한 과일과 꽃들이 투명 비닐에 포장되어 있었다.
그림 같은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들이 있듯이, 민경숙씨는 사진 같은 그림을 그렸다.  

 

민경숙씨의 작품은 정물에 비닐포장지가 더해져, 왠지 '정(靜)중 동(動)’을 느끼게한다.  

어딘가 가게 될 선물꾸러미에서 움직임이 예상되어서일까...

 

조촐한 전시오프닝에서 탐스러운 과일과 함께 작가 민경숙씨, 통인가게 회장 김완규씨,

이계선 대표, 서홍석 원장, 이동규 교수 등 몇 몇 분을 만났다.

 

 8월 31일까지 열리는 민경숙씨의 선물꾸러미 보러 '통인가게'에 한 번 들리심이 어떨지....

 

 

 

 

 

 

 

 

 

 

 

 

 

 



장모님 생신날을 맞아 열차편으로 상경했다.
정선 행사 때문에 오래 체류할  수 없어 마음이 바빴다.
인사동에 모임도 있고, 전시장 들릴 곳도 많은데...

처갓집 식구들로 집안은 온 종일 잔칫집 분위기였으나 오후5시 무렵 인사동에 나갔다.
전시장에 들린 후, ‘인사모’의 6월 정기모임에도 갔다.
민건식회장님을 비롯하여 이상배, 김완규, 김양동, 이목을, 박원식, 강봉섭,
김근중씨 등 열 명이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여자 한 분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에밀리영이라는 서양화가인데, 얼굴도 예쁘지만 그림들이 꽤 괜찮았다.
그런데 옆자리를 돌아보니 사진하는 친구 이수만씨와 이혜순씨가 앉아 있었다.
너무 반가워 좌석을 옮겨가며 급하게 마셨더니 금세 취해버렸다.

돌아오는 길에 ‘유목민’에도 잠시 들렸다.
안쪽에는 김명성씨와 전인미, 임태종씨 등 몇몇 분이 있었다.
모두들 반갑기는 하지만, 몸이 괴로워 더 이상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으나 그때까지 처갓집 식구들의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더 마실 기력도 없었지만, 내일 새벽열차 놓칠까봐 그 자리에서 뻗어버렸다

 

 

 

 

 

 

 

 

 

 

 

 

 

 

 

 

 

 

 

 

 

 

 

 

 


한 열흘 동안 정선에 있다 지난 28일 서울로 돌아왔다.

새로운 전시들도 볼게 많지만,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러 인사동에 나갔다.
인사동 거리는 다소 여유로웠고, ‘통인가게’ 마당의 공사현장엔 한옥으로 된 2층 누각이,
제법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져, 술집들도 골목길 좌판이 성시였다.

연 이틀 동안 인사동 전시 작품들을 돌아보며 많은 분들을 만났다.
김규헌, 조충래씨의 그림전, 양지운씨의 도자전, 권치규씨의 조각전 등 인상 깊은 전시들이 많았다.
반가운 분으로는 ‘인사동 유목민’에서 전활철, 공윤희, 김명성, 조미자, 노광래씨를 만나 소주 한 잔 했고, ‘툇마루’의 ‘인사모’ 모임에서는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김동주, 박원식, 송재섭, 권치규씨 등 아홉 분이 모여 막걸리를 마셨다. ‘아지오’에서는 한정식선생과 한진희씨를 만나 서양 빈대떡도 먹었다.

그러나 술 마시며 나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세월호와 관련된 정치판 이야기라 짜증이 났다.

뒤숭숭한 세상을 어쩌랴마는 이제 그만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다.

 

“6월5일이 울 아부지 제삿날이라 내일 다시 정선으로 간다. 표 찍고, 제사지내고 오면 그 때나 세상이 좀 조용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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