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이어진 전시로 매일같이 인사동을 들락거렸지만,
정작 내 눈에는 인사동이 보이지 않았다.

온 종일 전시장에 갇혀 관람객들 초상사진을 찍고 있었으니,
거리에 나갈 틈도 없었지만, 간혹 일이 생겨 나가도 마음이 바빠

눈여겨 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냥 지나치며 찍는다는 것 자체가 안 된다는 말인데,

작심하고 사냥꾼의 눈으로 살펴야 이야기거리가 보인다는 것이다.


마침 방송국에서 인사동 촬영장면을 찍자는데,

얼씨구나 하며 카메라를 챙겨 나갔으나 그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나를 주시하는 방송카메라에 신경 쓰여  집중이 되지 않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는 것 만큼 보이고 노력한 만큼 얻는다는데,

방송 카메라맨의 무료함을 염려해,

찍을 것이 없는데도 빈 셔터를 누르는 지랄을 한 것이다.

제기랄!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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