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호의 豊裏眞景(풍리진경)’ 사진전이 지난 15일 전북도립미술서울관“(인사아트6)에서 시작되었다.

전시와 함께 '눈빛출판사'에서 풍리진경 사진집도 나왔다.

 

'풍리진경' 김문호 사진집 표지 / 눈빛출판사 / 160페이지 양장 / 가격 35,000원

 

사진집 제목으로 내 건 豊裏眞景이란 뭘까?

사진집에 작가 노트는 물론 촬영장소나 날자 등 아무런 정보가 없다,

나름의 독해력을 요구하는 불친절함은 있지만,

고주알 메주알 변명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보다 백배 낮다.

 

풍리진경이란 풍요로움 속의 이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나,

풍요로운 현대 문명을 누리는 감춰진 그 속에 진짜 경치가 있다는 것이다.

죽음으로 다가가는 디스토피아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가 채집한 잿빛 살풍경은 생각의 늪으로 끌어들인다.

시멘트로 뒤덮인 아파트나 산업현장의 침울한 이미지가 마치 멸망의 묵시록으로 다가왔다.

아파트 건물 사이로 내려앉는 태양은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는 장엄한 서사같았다.

 

편리한 것만 좋아하는 인간의 욕망이 불러낸 눈앞의 현실이다.

작가는 무분별한 생산과 소비로 황폐화되어가는 환경을 추적하며, 인간들의 각성을 요구했다.

 

이번 '풍리진경'에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혹시 인간 멸종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하기야! 몸은 살아 남았지만, 인간성이 파괴된 지는 오래다.

그의 작업은 피폐한 문명에 앞서,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실에 더 주목한 것 같다.

 

사진가 김문호는 40년 넘게 인간과 문명에 천착하며 작업 해 왔다.

그의 사진 작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문명비판이다,

한때 찍었던 초상 사진이 인간에 대한 애정의 눈길이었다면

온더 로드는 인간이 만든 문명에 대한 사유로 넓혀졌고,

그 사유는 대상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었다,

그다음에 보여 준 ‘Shadow’ 성시점경에서 더 구체화되었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객관성을 주관적으로 바꾼 대표적 사진가다.

김문호의 관심적 대상은 무엇을 찍느냐가 아니고, 사실을 어떻게 사유하느냐다.

그가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정신이다.

이미지를 포착하는 결정적 순간이나 미학적 형상성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정신이라는 것이다.

 

 풍리진경 사집집 서문 말미에 쓴 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의 글이다.

 

사진가 김문호는 무슨 연유에선지는 모르겠으나, 도시의 풍요로움, 자본주의의 발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그렇게 되기에는 분명 여러 고정점이 있을 것이다. 그 고정점들을 중심으로 그는 시간의 변화와 역사의 흐름을 풍요로움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본 것이다. 그 풍요로움 속은 무엇일까? 인간관계의 상실일 수도 있고, 잃어버린 고향일 수도 있고, 정겨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신의 이런 생각을 나누던 사람들이 점점 사라져간다고, 결국, 사람들은 릭셔리한 외제 차를 타고 질주하지만, 그것은 이미 다 깨져버린 껍데기일 뿐이라고, 그러니 작가 보기에 그들이 가는 곳은 결국 시멘트 덩어리 숲이고, 그 덩어리 너머로 붉은 해만 떨어질 뿐인 것이다. 과거의 기억을 되새김하면서 현재를 보지만 결국, 미래를 보는 것이다. 과거를 보니 현재 서 있는 위치가 보이고, 결국, 미래가 보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사진가 김문호의 풍리진경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찬란한 유토피아가 아니고, 스산한 디스토피아의 미래. 발전으로 여기지만, 사력을 다해 죽음으로 퇴보하는 저 휘황찬란한 물질문명의 미래 말이다

 

전시는 20(월요일)까지다.

 

사진,  / 조문호

 

 

 

 

 

코로나로 답답한 세상을 산지가 이년이 넘었으나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다들 외출을 자제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나 책은 잘 보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엔 책이 잘 팔린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하기야! 나 역시 모르는 것은 인터넷에서 뒤져보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신문 한 장 보지 않는 판에...

 

지난 8일 오후 여섯시 무렵 정영신씨와 함께 ‘눈빛출판사’ 예술산책이 있는 ‘경의선 책거리’에 갔다.

부산에서 이광수교수가 올라 오셨는데, '눈빛출판사 이규상씨와 사진가 김문호씨도 와 있었다.

격리기간 중에 약속한 일이라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쳐두고 기다린 날이었다.

 

모처럼 반가운 분을 여럿 만났는데, 전시장 아닌 책방에서 만나는 기분은 또 다르다.

새로 나온 따끈 따근한 사진집을 살펴보는 설레 임을 알랑 가 모르겠다.

초딩 때 방학 책 받아보는 그런 기분 말이다.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이고 서양화가인 고)김영태선생의 '초개일기'가 서거14주기를 맞아 나왔고,

마지막 사진집이 될지도 모르는 한정식선생의 ‘가을에서 겨울로’도 눈에 밟혔다.

 

힌두교사 깊이 읽기/ 이광수 지음 푸른역사/ 2만 5000 원

이광수교수로 부터 ‘푸른역사’에서 펴낸 ‘힌두교사 깊이 읽기’란 책도 한 권 선물 받았다.

그 책은 힌두교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힌 책인데, 불교를 제대로 알려면 힌두교부터 알아야한단다.

힌두교를 모르는 불교 공부는 반쪽짜리라는 말에 더 관심이 생겼다.

불교가 인도의 역사에서 태어나 항상 힌두교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변화했기 때문이란다.

 

이광수교수는 정치평론에서부터 사진평론에 이르기 까지 다방면에 해박하지만,

국내 유일의 힌두교사 전공자로 부산외대에서 인도학을 가르치고 있다.

너무 많이 알아 구라나 글 빨이나 아무도 당할 자가 없다.

오죽하면 교수가 아니라 교주로 부르겠는가?

 

책 1부에서는 '힌두교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고,

2부는 힌두교 형성 과정의 역사를 통해 힌두교 기원을 찾았다.

힌두교가 체계화되고 불교가 발생하는 과정을 살펴 본 것이다.

3부에서는 힌두교가 세 가지 전통을 흡수 통합하는 과정과,

힌두교의 구동 장치로서 바르나(카스트)를 분석했다.

 

뒤이어 힌두교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관용 그리고 관용과 뗄 수 없는

박해와 개종이 힌두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었는지를 구명했다.

30여 년의 연구를 통해 "힌두교가 형성되고 변화해 온 모습과 성격을

인도사의 흐름에 따라 역사학적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상상으로 그려진 힌두교에 힌두교 본연의 색을 입혔다“는

'푸른역사' 신간 ‘힌두교사 깊이 읽기’를 강력 추천한다.

 

그리고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는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대료가 비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있는 지금의 사무실을 없애고 파주로 옮긴단다.

이제부터 사진집 출판도 엄선해 줄여나가야 할 처지라는 말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 사진의 대표출판사인 ‘눈빛출판사’가 이럴 진데 군소출판사야 어찌 버티겠는가?

책 사보지 않는 풍토는 사진집을 펴내야하는 사진가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간다.

다들 필요한 책들을 살펴보고, 이제부터라도 책보는 것을 생활화했으면 좋겠다.

 

길거리는 많은 젊은이들이 오갔지만, 책거리에 널린 책방을 찾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규상씨 따라 ‘경의선’이란 술집을 찾아갔다.

다섯 명이라 두 테이블에 나누어 앉을 수밖에 없었지만, 모처럼의 정겨운 자리였다.

술도 담배도 자가 격리 후 보름 만에 맛보는 터라 입에 짝짝 달라붙었다.

 

고기 굽는 데는 따를 자 없는 김문호씨가 구운 삼겹살로 입 호강을 했는데,

술만 취하면 나이 값을 못하는 내 버릇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어찌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뱉을 수 있단 말인가? 요즘처럼 남자 수난시대에...

또 하나 신기한 것은 흡연자가 별로 없는 판에 네 사람 모두 골초라는 점이다.

밖에서는 피우고 안에서는 마시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차로 간 ‘홍대포’집에서는 주량을 초과해 더 이상 마실 수가 없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 원수를 살아생전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술김에 간크게도 택시를 불러 세웠는데, 거침없는 말에 삐쳤는지 정동지 입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신이시여! 굽어 살피소서.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승부수인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진행된 1년간의 정치과정을 분석한 정치 평론서

악마와 싸워서 이기는 정치조국대전에서 21대 총선까지-가 출판되어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우고 있다.

 

진인진출판사(대표 김태진)’에서 펴낸 이광수교수의 악마와 싸워서 이기는 정치북 콘서트가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4일 오후 4시 '광화문 센터포인트' 지하에서 열렸다

 

저자인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주 전공인 인도종교사는 물론이고,

사진 평론 및 정치 관련 저술 작업을 꾸준히 해 온 학자이며,
만원의 연대’ 운영위원장과 '5.18재단' 이사를 역임해 온 시민활동가다.

 

그동안 위기의 진보정당 무엇을 할 것인가-부산 지역 진보 정당 평당원 4인의 목소리’,

인도 수구 세력 난동사’, ‘현대 인도 저항 운동사’, ‘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

정치관련 책을 꾸준히 펴 낸 바 있다.

 

그의 정치평론은 심층적이면서도 날카롭다.

시 내가 읽은 정치평론집은 이교수의정안정궤가 유일한데,

그 책으로 우리나라 정치판의 속성을 알게 된 것이다,

 

진보 인터넷 언론 레디앙이광호 대표의 진행으로 열린 이 날 북 콘서트에는

코로나로 주눅던 현실이지만, 의외로 많은 독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절반에 가까운 독자가 정의당과 관련 있는 분인 것 같았다.

 

출판사 김태진 대표를 비롯하여 진행을 맡은 이광호씨도 정의당 소속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정의당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그가 보는 정치는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장치였다.

현재의 장치로는 혁명은 물론 개혁조차 쉽지 않다는 현실론에 바탕 두고 있었다.

원칙이고 나발이고 이겨야 목적을 이룰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관심은 이교수가 정의당에 대해 애정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었다.

다들 무엇이 어떻게 잘못 되었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에 대한 관심보다,

애정 있는 쓴 소리인지, 애정 없는 쓴 소리인지가 궁금했다.

어느 독자의 질문에 딱 잘라 애정이 없다고 말한 것은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참담함에 뱉은 말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광수교수는 진보의 당위성과 정체성을 강조한 정의당이

현실정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나 역시 선악과 진리의 관점에서 현실 정치를 보았기에 정의당 정책을 지지한 것이 사실이다.

가끔은 이광수교수의 쓴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도 했지만,

달콤한 칭찬보다 쓴 소리가 약이기에 쉼 없이 올리는 SNS 평론을 빠짐없이 탐독한 것이다.

 

사실 실속 없이 입바른 소리나 하며 잘난 체 한다고 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능구렁이 담 넘어 가듯, 내색하지 않고 타협으로 잘못된 정치를 바꾸어 나가는 게 최선이 아니겠는가?

 

, 이광수교수를 교주로 부를 만큼 그의 말을 신뢰한다.

얼마나 정치인들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지, 예견하는 사안마다 적중했다.

점쟁이도 그런 점쟁이가 없었다. 마치 사전에 언질 받았거나 알고 있었던 사안 같았다.

총선 결과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박지원의원을 중히 중용한다는 예견까지 적중했다.

윤석열을 피 말리며 질질 끌고 갈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속이 후련했다.

 

이 책은 조국대전에서 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숨 가쁜 정치일정을 분석한 정치평론서로

정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정치라는 게 더럽고 치사한 것이지만, 악마를 물리치려면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우리나라 정치판에 도사린 악마는 코로나19’에 버금가는 독종이다.

촛불혁명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기어 나와 조국대전이란 새로운 전쟁을 일으켰다.

이광수교수는 이 전쟁을 도발한 악마의 짓거리를 하나하나 까발리며 그 속셈을 말한다.

책에서 예측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을 수 없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악마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반응은 어떨지 까지 정확하게 예측한다.

 

그리고 악마를 퇴치하려면 그들의 연기에 절대 속지 말라고 당부한다.

악마의 흔적조차 없어질 때까지 싸우라며, 그 구체적인 방법을 상세히 일러준다.

향후 2년 간 펼쳐질 귀 막힌 정치 드라마를 예언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북 콘서트에서 정의당을 향한 일침도 가했다.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피켓이나 들고 거리에 나설 것이 아니라,

고개 숙이더라도 협력하여 성사시켜야 할 것 아니냐? 고 반문했다.

 

사진 : 정영신, 조문호 / : 조문호

 

 


‘나는 본다, 사진이 나를 자유케 하는 것들' / 저자: 이광수 / 출판사: 알렙 / 페이지: 256P / 발행일: 2019년 11월25일


인문학자이자 사진비평가인 이광수 교수의 에세이 ‘나는 본다, 사진이 나를 자유케 하는 것들’이 나왔다.


몇 일전 정영신씨로 부터 전달 받은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오랜 세월 사진을 해 오며 내가 간과한 사실을 분명하게 짚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하는 이는 물론 사진에 관심을 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었다.

그동안 출판된 사진 관련 이론서적 중 머리에 남아있는 책이라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척박하기 그지없는 사진계의 현실이라, 사진인의 한 사람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인은 물론, 내 노라 하는 사진가조차 사진의 가치를 잘 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야! 스스로 좋아 찍는다면 말할 필요는 없겠으나, 제대로 알고는 찍어야 할 것 아닌가?

마침 엊그제 지방에 있는 후배 사진가가 새로 나온 공모전 사진집을 한 권 보내주었다.

책을 펼쳐보니, 숱한 세월이 지났으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 내용도 없는, 출품하기 위한 그림 같은 이미지만 나열되어 있었다.

굳이 바뀐 것을 말하라면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변형시켜 하나같이 말끔하다는 것 뿐이었다.

보내 준 성의는 고마우나, 쓰레기에 불과한 책을 부친 우편료가 아까웠다.


물론, 그런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곳도 있을지 모르나, ‘한국사진작가협회’란 거대 조직이

장사 속으로 주구장창 내세워, 순진한 아마추어 사진인들을 길들여 온 결과인데,

그 많은 사진인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에 허송세월 보내는 것이 안타까워하는 소리다.

이왕 사진을 할 바에는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고 방향을 다시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 책을 펴낸 이광수 교수는 인도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인도 근대사 연구에 사진이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음을 알아, 사진 이론을 공부하여 사진비평의 길로 들어섰는데,

그동안 여러 편의 사진논문도 발표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한 해에 두 세 차례 인도에 체류하며 인도의 종교와 문화, 생활과 역사의 현장을 사진에 담아 왔다.

저자는 ‘디지털이라는 피할 수 없는 기계의 숲으로 덮인 이 시대에서 우리가 하는 인문의 행위는 무엇일까’를 묻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째는 ’봄‘안에 들어있는 권력“,

둘째는 ’봄‘안에 자리 잡은 욕망“, 셋째는 “봄과 나 사이, 사진”으로 구분 되어있다.

권력은 사물에 대한 특정한 시각을 강요하며 다르게 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질서를 강요한다.

즉 사진안의 대동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게 본질이 아니기에 해석이 따라야 하고, 사진으로 사유할 것을 권한다.

그 세계에서 단순한 느낌이나 한 가지 생각에 머물지 않고, 그 대상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라고 말한다.

“사진을 한다는 것은, ‘봄(시선)’과 권력이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권력은, ‘봄’과 ‘보임’ 그리고 ‘보여줌’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의 차이가 나와 당신의 사이에서 또 다른 차이를 만들어냈다.

모든 게 보기 나름이고, 보이기 나름이고, 보여주기 나름이다.

카메라를 가지고 사유할 수 있는 그 나름의 세계를 ‘봄(시선)’을 통해서 서로 나누어 보는 것,

그것이 사진으로 긷는 인문의 세계다”고 저자는 말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보여주려 하는가?”

사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 고민한다면 바로 이 책을 보라. 책 속에 답이 있다.



글 / 조문호





역촌사거리 고기집에서...좌로부터 서인형, 전세미, 황경아, 박권주, 최석태씨



지난 24일 저녁무렵, 정영신씨로 부터 밥 먹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역촌 사거리에 있는 고기집인데, 그 곳은 1인당 12,900원만 내면 무한정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고기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본전 뽑고도 남는다.

정영신씨가 부탁한 서류를 가져가니, ‘예술인 협동조합’ 결성을 준비하는 서인형씨와

미술평론가 최석태씨를 비롯하여 '서울민예총' 사무국장 황경하씨와 박권주, 세민씨 등 젊은 분도 세명이나 있었다. 

예술인 협동조합 창설에 따른 회의를 마친 후 마련한 자리 같았다.

원님 덕에 나팔 분다는 속담처럼, 술과 고기를 양껏 얻어 먹었다.

정영신씨 집으로 옮겨 와 차 한 잔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집이 너무 넓어 주인과 장정 세 사람 들어가니 꽉 찼다.

의자까지 부족해 옆에 쪼그려 앉아야 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영신씨 집에서...좌로부터 최석태, 서인형씨


이미 사진시장에 대해서는 정영신씨가 많은 조언을 했겠지만,

술김에 사진판 돌아가는 이야기나 지껄였다. 얻어먹은 술 값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사실 ‘예총’에서 만든 ‘한국예술인협동조합’이나 연극인들이 하는 ‘만리동 예술인 협동조합’,

‘온누리 국악 예술인 협동조합’ 등 기존 예술인 협동조합도 있으나 이름만 협동조합이지 제 기능을 못한다.

특히 미술이나 사진 등 시각예술 부문에 몸 담은 분들이 만든 협동조합은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라

작품 시장의 활성화나 저작권 문제 등 도맡을 일이 한 둘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기구다. 

제일 관건은 많은 예술인들이 함께 동참하는 결집력인데, 작가들에게 도움만 된다면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여러 협동조합을 성공시킨 경험을 갖고 있는 서인형씨가 주도하는 일이라 신뢰가 간다.

이미 성공한 다른 나라 경우를 벤치마킹 할 것이란다.


얼마전 회의를 마치고 정영신씨 방에서 찍은 사진이다. 좌로부터 서인형, 정영신, 최석태씨


기존의 미술시장은 재력있는 삼성이나 가나 등 몇몇 갤러리에서 시장을 주도해 작품 값을 튀기지만, 사진판은 아직 미미하다.

'한미', '스페이스22'등 재력가들이 운영하는 사진갤러리에서 이름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정도다.

내가 볼 때는 이름 있는 몇 몇 작가보다 가난한 작가들의 그림이나 사진에 올인 해야된다.

이미 제벌갤러리의 영향력을 받고 있는 작가들은 참여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술판은 미술평론가 최석태씨가 자문하고 있지만, 사진판은 사진평론가 이광수교수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눈빛출판사' 대표 이규상씨의 협력도 얻어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튼, 예술인협동조합의 성공적 정착을 기원한다.

사진, 글 / 조문호


얼마 전 회의를 마치고 정영신씨 방에서 찍은 사진이다,좌로부터 서인형, 최석태씨






 


이광수교수의 페북 대화창 ‘서울사진가와 소총수’에 술꾼들 모이라는 지령이 떨어졌다.
‘한국언론정보학회’의 세미나 토론자로 서울 올라가는 김에 술 한 잔하자는 것이다.

 

 

 


모처럼 반가운 자리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생겨버렸다.
전 날 저녁 동자동에 갔더니 방문 앞에 우편물 한 통이 꽂혀 있었다.
뜯어보니 용산구청에서 보낸 ‘복지대상자 자격 및 급여변동 안내문’이었는데,
자격중지(급여중지)라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격 중지될 이유가 없었다.

 

 


11일 작성된 공문으로, 이미 소명기간이 지나버렸다.
우편물이 왜 이리 늦게 왔는지도 모르겠고, 왜 중지되었는지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공무원들 퇴근 후라 확인해 볼 수도 없었다.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짤릴 것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혜택 받은 3년 동안 돈 걱정없이 잘 살았는데,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
당장 내야 할 방세부터 걱정되었다.

 

 


난데없는 걱정에 밤을 꼬박 샌 후, 아침에 구청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다. 당하는 사람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중요한 일인데,
어떻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말할 수 있을까?

 

 

 

이유는 아들 햇님이 재산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들에게 들어보니, 결혼 후 방을 얻기 위해 처가에서 빌린 전세자금이 재산으로 둔갑된 것 같았다.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문제라 걱정은 덜었으나, 잠 안 자고 신경을 많이 쓴 탓에, 힘이 쫙 빠졌다.
스트레스 받아 그런지 온 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어지럽기 까지 했다.

 

 

그대로 누워 있을 수가 없어 녹번동 정영신씨 집으로 찾아갔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인 비상약을 먹었다.
언제 아팠냐는 듯 멀쩡해져, 저녁 술 약속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8시 북창동 ‘행복전집’으로 김남진, 김문호, 김봉규, 김태진, 이규상, 정영신씨가 호출되었는데,

그 날이 신문사 당직인 김봉규씨만 못 나왔다.

 

 


김태진씨가 미리 예약해 둔 북창동 ‘행복전집’에 가보니 김문호씨가 먼저 와 있었다.
좀 있으니, 그리웠던 분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들 막걸리를 마셨지만 혼자 소주를 마셨는데, 이광수씨가 추천해 준 ‘진로’가 참 좋더라.
술병은 파리약병 처럼 못 생겼으나, 술이 순하고 부드러웠다.
그 날 모임은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술 마실 일 밖에 없었다.

 

 


술독을 얼추 비웠으나, 그냥 헤어질 수 없었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노래방이 최고가 아니던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노래방으로 따라 갔는데, 다들 잘 부르더라.

 

 

 

이광수씨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불렀는데,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났다.
어디서 그토록 시원하게 욕 할 수 있겠는가? “이 씨발넘들아~”
듣는 내가 다 속이 후련했다.

 

 


나도 한 곡 뽑기는 했지만, 이제 끝난 것 같았다. 젠장~ 소리가 나야지...
분명 봄날은 갔고, 노래라기보다 지랄발광에 가까웠다.
그러나 윤석렬로 받은 스트레스까지 모두 풀었다.
교주님께서 다음엔 부산에서 한 판 벌이자지만, 어디엔들 못 갈소냐?

 

 


기차 시간을 넘긴 이광수씨만 여관에 들어가고, 다들 뿔뿔이 헤어졌으나 자정이 넘어 택시가 없었다.
시청 앞에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선동하는 앰프 소리만 요란스러웠다.
대형 전광판에는 목사란 자가 ‘문재인을 구속시켜야 된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전광판 대 여섯 개가 나란히 들어선 걸 보니 광화문광장까지 연결된 것 같았다.
택시 잡으러 광화문까지 가보니, ‘구국철야기도회’란 이름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라, 다들 담요 같은 걸 뒤집어쓰고 구호를 외쳤다.

 

 


무슨 찬양가 인지도 모를 신나는 곡도 있었다.
술이 취해 엉덩이춤을 추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나만 미친 것이 아니라 다들 미쳐가고 있었다.

"할렐루야~"

글 / 조문호

 

 

 

 

 

 

 

 

 

 

 

 

 

 

 

 

 

 

 

 

 

 

 

 

 

 

 

 

 

 

 

 

 

 

 

 

 

 

 

 

 

 

 

 

 

 

 

 

 

 

 

 

 

 

 

 

 

 

 

 

 

 

 

 

 

 

 

 

 

 

 

 

 

 

 

 

 

 

 

 

 

 

 

 

 

 

 

 

 





감기로 이렇게 오래 누워 있기는 생전 처음이다.

한 달 가까이 누워 있으니 온몸에 좀이 쑤씨지만, 정영신씨가 챙겨주는 밥 얻어먹으니 좋긴 좋다.



한동안 밖에 나가지 않아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할 일이 없다.

이렇게 한가하게 시간 보낸 적이 어디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모처럼 쓸데없는 일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보고 싶은 책도 많지만, 눈이 나빠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눈에 아지랑이가 낀다.

그만 눈 감으라는 이야기인가? 빨리 눈에 맞는 안경부터 구해봐야겠다.



지난 2일은 자리에서 일어난 첫 일거리로 순천에 갔다.

‘낙안포럼’에서 마련한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민속축제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심포지엄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동영상은 정영신씨가 스틸사진은 내가 맡기로 했는데, 촬영비는 50만원이란다.

그동안 간병한 수고비로 보탤 수 있을 것 같으나, 심포지엄이 열리는 순천까지 갈 일이 아득했다.



나야 기초생활수급자라 일하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 없으나,

벌이도 없이 학비까지 마련해야 하는 정영신씨가 늘 걱정이다.




기초생활수급비를 올려 달라는 많은 쪽방 빈민들의 요구와는 달리,

기존 수급비를 올리는 것 보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 상위 빈민들의

수급자를 늘려야 한다는 평소의 내 주장을 반증하는 사례다.



촬영 떠나는 그날따라 태풍이 들이닥쳐, 이른 시간부터 비가 쏟아졌다.

장대처럼 퍼 붇는 빗물이 눈앞을 가렸으나, 늦지 않으려고 냅다 밟았다.



그나저나, 오가는 경비 제하고 나면 30만원 정도 남는데, 15만원 벌기위해 목숨 건 질주를 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펐다.

사는 것이 결코 녹녹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 것이다.



다행히 심포지엄 시작 전에 행사장에 도착했는데,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이란 건물은 엄청 넓었다.

700억이나 들여 지었다는 이런 어마어마한 시설이 과연 지역현실에 적절한지 의심되었다.

그런데도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트는 고장 나 멈춰 있었다.



이런 엄청난 건축물을 짓는 토목공사는 비단 순천만의 일이 아니다.

어디를 가나 찾는 사람도 별로 없는 곳에 대규모 건물을 지어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치적으로 생색내려는 정치인과 건설업자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세금이 줄줄 새는 꼴을 언제까지 지켜보아야 할까?



‘낙안읍성보존회’와 ‘낙안포럼’에서 공동 주최한 이날의 심포지엄은 궂은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낙안포럼’ 사무국장을 맡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대표의 열성과 애살이 돋보였다.

심포지엄이 열리기 전 국악 공연으로 딱딱한 분위기부터 풀었다.



먼저 한창효 낙안포럼 공동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찬조연사로 참여한 김동연 전 부총리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발제자로 나선 이왕기 이코모스한국위원회장의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개선점과 미래전망’,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낙안읍성 민속축제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활용방안’,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낙안읍성 주민들의 현실과 과제’,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의 ‘낙안읍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위성과 효과’란 발제문이 차례대로 발표되었다.



이왕기씨의 발표처럼 문화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황평우씨는 정책집행의 전문성, 개방성, 공공성, 투명성, 신중성이 요구된다며

천박한 상업관광이 판치는 낙안읍성의 현실을 탓하기도 했다.

성기숙씨는 고창읍성과 해미읍성 등 다른 지역과 공조를 이루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은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개선점과 미래전망’,

이광수 전 곡성부군수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낙안읍성 주민들의 현실과 과제’,

나진억 성동문화재단 교육문화팀장의 ‘낙안읍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위성과 효과’라는 토론문도 발표되었다.



낙안읍성의 현실을 비판한 황평우씨의 발제에 이광수씨가 반론을 재기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해진 시간으로 발제자나 토론자에게 10여분밖에 발표시간을 주지 못해 제대로 된 토론도 못했는데,

지역 국회의원이란 자가 등장해 입에 발린 공치사로 시간을 끌었다. 어디를 가나 똥파리는 붙었다.




행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서울로 돌아왔다. 어두워지면 빗길 운전이 더 힘들 것 같아서다.

폭우 속에 네 시간 넘게 달렸는데,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웠으면 돌아오자마자 퍼져버렸다.



내일은 인사동과 광화문광장을 들린 후, 한 달 만에 동자동 둥지로 복귀하는 날이다.

서서히 겨울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다들 감기 예방접종으로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바랍니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1일부터 '갤러리 브레송'에서 김동진의 ‘Another City 2’ 사진전이 열렸다.




김동진의 ‘또 다른 도시’는 인간성이 상실되고 개인주의로 치닫는 심각성을 비판하며 고발하고 있다.




정상보다 비정상이 판치는 세상을 살아가지만, 때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마저 혼란스럽다.

삶의 구조가 비정상으로 치닫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비정상이 정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어쩌면 그 구분 자체가 인간이 규정해 길들어 온 것이겠지만, 그 기준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인간성일 것이다. 




소외와 박탈, 욕망, 갈등 등 현대인들의 심리적 불안상태와 비정한 도시의 단면을 형상화하여,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개막식에는 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를 비롯하여 김남진관장, 사진가 김문호, 이수철, 이윤기,

김영호, 정영신, 함인선, 하춘근, 이세연씨 등 20여명이 참석했지만,

같은 시간대에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막된 중국사진가 왕칭송 전시에는 200여명이 참석하였단다.

너무 대조적이다. 그 전시는 3개월이나 열린다는데...




이수철, 이광수, 김문호, 김남진씨가 차례대로 나와 사진에 대한 감상평과 격려의 말을 전해 주었고,

작가 김동진씨가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서로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전시작이 작년에 전시된 사진보다 더 좋아진 것은 틀림없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진 평을 해 주신 분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사진비평가 이광수씨의 표현으로는 사진이 더 독해졌다고 말했고, 김문호씨는 사진이 진득하게 찰지다고 표현했다.


 

난, 김동진씨가 주제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되었다.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세상인지라 모든 게 찍을 대상이 아니겠는가?

사진가 김문호씨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작업도 비틀어진 사회상의 기록이지만, 그 사진과는 사뭇 다르다.

주제는 비슷하나 김문호씨의 사진이 동적인 편이라면 김동진씨 사진은 정적이다.




개막식이 끝난 후, 다들 충무 해물탕 집에 몰려 가 뒤풀이를 했다.
전시작가 김동진씨도 부산사람이지만, 이광수씨도 부산서 올라 와 더 반가웠는데,

이광수교수의 시원시원한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기로 한 이규상씨가 빠져 다들 아쉬워했다.

바쁜 분이 후배들 사진전을 위해 마음 써주는 것이 고맙기 그지없는데, 다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김남진관장이 이차로 안내한 곳은 후미진 골목 안쪽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의 통행이 없는 골목인데, 분위기가 오붓해 좋았다.

더구나 술 마시며 담배까지 피울 수 있으니, 도랑치고 게 잡는 격이었다.




뒤늦게 사진가 고정남씨도 찾아 왔는데, 술 마시다 사진 촬영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초상권 문제로 사람은 물론 거리스냅도 어려운 실정이 아니던가?

김문호씨는 카메라 파인더를 보지 않고 찍는 노 파인더 기법을 많이 활용한다고 했다.

이젠 숙련되어 대부분 의도한 화각을 얻어낼 수 있단다.




가로등이 조는 어두컴컴한 골목 풍경도 김문호씨가 놓칠 리 없었지만,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사랑 놀음하는 남녀가 타깃이 되기도 했다.




그 날 김동진씨가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자리했었는데, 결혼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남편 될 김동진씨의 사진 작업에 매력을 느낀다니, 찰떡궁합인 것 같았다.

다들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다.




그런데, 김남진관장과 김동진씨가 나란히 앉았는데, 찬찬이 살펴보니 너무 닮았더라.

이름까지 비슷한데, 혹시 숨겨 논 아들이나 동생은 아닐까?




다들 술이 취했으나 삼차로 호프집을 찾았다.
김남진 관장이 앞으로 추진할 사진기획을 말했는데, 이광수교수도 흔쾌히 돕겠다고 했다.



헤어지기 아쉬워 계속 마시다 보니, 자정이 가까워 전철이 끊어 질 시간이었다.

부산사람들은 여관을 잡아 놓았으나, 멀리 가야할 김문호씨가 걱정이었다.

택시비로 주머니 좀 털렸을 거다.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다




이 전시는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10일까지 열린다,
안 보면 손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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