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마포 시민공간 ‘나루’에서 열리는 정영신씨의 현장사진 강의에 따라 나섰다.
강좌가 열리는 문화협동조합 ‘나루’라는 공간은 처음 가보았는데,

‘성미산마을극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시민단체가 입주해 있었다.

그 날은 사진 강의 뿐 아니라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라는 연극 등 다른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곳에서 ‘사회적공론화미디어투쟁단; 정재권대표와 장기민 기자도 만났다.



강의실에 들리기 위해 차를 후진하다보니 어딘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어이쿠! 큰 일 났구나‘싶어 잔뜩 겁 먹고 내려와 보니 주차된 차의 뒷바퀴 펜더에 살짝 부딪혔다.

부딪힌 곳에는 이전에 부딪힌 자국도 있었지만, 뒷 문짝에도 끌킨 자국이 선명했다.

보나마나 내가 상처내지 않은 문짝까지 덤터기 쓰기 십상이었다.

팬더야 교체해도 보험수가가 얼마 되지 않지만, 문짝을 수리해 달라 할 것 같아 걱정되었다.

모른 체 지나칠 수도 있으나, 어찌 그럴 수가 있겠는가?

보험회사 전화번호부터 확인한 후, 차주에게 전화해 후진하다 부딪혔다고 이실직고했다.




좀 있으니 60대 초반의 남자 한 분이 나타나 차를 살펴보더니, 괜찮다며 그냥가라는 것이다.

미리 덤터기 쓰겠다고 의심부터 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죄송스럽고 고맙다”며 정중하게 인사는 했으나, 운전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며 돌아갔다.

얼마 전에는 자동차 번호판에 살짝 부딪혀 조그만 점 하나 찍혔는데도 교체비용까지 청구한 야박한 세상에,

이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도 있으니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실에 들어가 보니 강의 듣는 분이 고작 다섯 명이었다.

수강료가 없는 무료강의지만, 무료강의 일수록 강의 듣는 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 자리라도 메꾸어 주려고 자리에 앉았지만,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수강생이 없으면 이야기하는 강사가 얼마나 김빠지겠는가?

시간만 메우면 강사료야 받겠지만, 다 국민이 낸 세금 축내는 일이 아니던가.




몇 사람 되지 않는 강좌지만, 참석한 사람들은 진지하게 들어 다행이다 싶었다.

이처럼 무료로 진행하는 다양한 강좌들이 곳곳에서 열려 생각만 있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세상이다.

사람들이 이기적이라 불신의 벽은 높지만, 이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분도 있으니 아직은 살만한 세상 아니겠는가?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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