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6 정선아라리공원 / 귤암리 사는 장승쟁이 서덕웅씨

 


"우잉~ 이기 우얀 일이고?"
이 핑계 저 핑계 안 가던 정영신씨가 날더러 정선 가자네.
외롭게 혼자 정선을 들락 거린지가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2019,10,6 봉평 섶다리

 

한 동안 몸이 아파 정선 집에 통 가보질 못했다.

태풍이 지나갔다는데 별 일 없는지, 작물은 어떻게 되었는지,

몸은 서울 있어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

 

 

2019,10,6 / 정선 아라리촌

 

몸이 나아 바로 못 간 것은 일거리가 생긴데다 서초동 촛불까지 발목 잡았다.

월요일쯤이나 갈 작정을 했는데, 정영신씨가 일요일에 가잖다.

촛불집회가 끝난 그 다음 날 새벽에 부리나케 정선으로 떠났다.

 

 

2019,10,6 / 정선 아라리촌

 

정영신씨는 가는 김에 여기저기 갈 속셈이 있는 것 같았다.

늘 다니던 국도로 갔는데, 쉼터로 활용하는 ‘풍수원’에 잠시 세웠더니,

‘풍수원성당’에 한 번 가보자는 것이다.

 

 

2019,10,6 / 정선 아라리촌

 

20년 넘게 ‘풍수원성당’ 앞길을 수없이 지나치고 쉬어갔지만,

어찌 그 유서 깊은 ‘풍수원성당’에 한 번 들리지 않았단 말인가?

무엇이 그리 바빠...

 

 

2019,10,6 / 풍수원성당

 

‘풍수원성당’은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생긴 성당이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산간벽지로 피신한 사람들이 다니던 성당이 아닌가?

처음으로 올라가 보니, 길가에서 불과 200미터에 불과했다.

 

 

2019,10,6 / 정선 아라리촌

 

첫 인상이 한 마디로 고풍스럽고 아담했다.

마치 서울 약현성당을 떠 올렸다.

정면에 종탑부가 있고 출입구는 아치형으로 되어 있었다.

 

 

2019,10,6 / 풍수원성당

 

난, 한 때 ‘프란체스코’란 세례명까지 받은 적이 있다.

그 뒤 ‘진공’이란 법명으로 바꾼 변절자지만, 지금은 무신론자다.

신이 있다면 악의 세상을 그냥 둘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배신의 세월을 되돌아보았다.

 

 

2019.10.6  정선아라리촌 / 정영신


정영신씨는 집에 가기 전에 들려야 할 곳을 말해주었다.

봉평 이효석 문학관, 정선 아우라지 나룻터,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아리랑 축제장,

 

우메~ 봉평 까지 가면 집에 가서 일은 언제하지...

 

 

2019.10.6  정선아라리공원 / 정선 사람이 정선아리랑 한 자락 못하면 간첩이지.

 

그나저나 정선에서 ‘정선아리랑제’가 열리는 것도 모르고 있었네.

아무리 바빠도 정선아리랑제가 열릴 때는 꼭 갔는데, 요즘 내 정신이 아니다.

 

 

2019.10.6  정선아우라지

 

봉평을 거쳐 아우라지에 도착했는데, 느닷없이 아우라지는 왜 찿는지 모르겠다.

 

요즘 지역 장터와 유적을 잇는 책을 쓰다 보니, 아마 자료가 필요한 것 같았다.

한 많은 뱃길은 아우라지로부터 시작되니, 그 곳에서 흔적이라도 찾을 모양이다.

 

 

2019.10.6  정선아리랑시장

 

정선 읍내 들어오니 벌써 점심때가 되었다.

정선아리랑시장에서 곤드레 밥으로 요기 하고 시장부터 한 바퀴 돌았다.

한 때 ‘정선아리랑시장’에서 사진찍는 일을 한 적도 있었다.

 

 

2019.10.6  정선아리랑시장 ㅣ 시장살림을 도맡은 임미순씨를 만났다.

 

축제 중이라 장날은 아니지만, 장은 열렸다.

공연장에서 ‘정선아리랑시장’ 또순이 임미순씨를 만났다.

고맙게도 커피를 두 잔이나 사주었는데, 난 자판기스타일이라 어쩌지...

 

 

2019.10.6  정선아리랑시장 / 시장에서 소설 쓰는 강기희씨 모친을 만났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강기희씨 어머니를 만나 안부도 묻고,

장삿꾼 이숙란씨 만나 사는 이야기도 들었다.

 

 

2019.10.6  정선아리랑시장 이숙란씨

 

‘정선아리랑제’ 리프렛을 뒤져보니, 일요일이라 큰 행사는 없었다.

 

 

2019.10.6  정선아라리촌

 

먼저 ‘정선아라리촌’부터 들렸다.

정영신씨는 ‘아리랑박물관’에서 열리는 ‘정선아리랑 포럼’에 가고,

난 잘 정리된 ‘아라리촌’을 돌아다니며 산책을 즐겼다.

 

 

2019.10.6  정선아라리촌

 

‘아라리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그 곳에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길에서 최성준 정선군수를 만나 안부를 나누기도 했다.

아라리공원 입구에서 열리는 ‘평화기원 아라리 장승제'에 들렸다.

 

 

2019.10.6  정선아라리공원에서 최성준군수를 만났다. (정영신사진)

 

귤암리 서덕웅씨가 마련한 행사라 동네 사람들이 많이 왔는줄 알았는데,

아는 분은 서덕웅씨 내 외 뿐이었다.

고사를 지냈으나 차 때문에 고사 술 한 잔 얻어 마시지 못하고 돌아왔다.

차도 차지만, 요즘은 해가 빨리 넘어 가 일할 시간이 없어서다.

 

 

2019.10.6  정선아라리공원 서낭제에서..

 

우리 집은 태풍 피해가 없었다.

이십 여 년을 살며 한 번도 태풍이나 수해를 당한 적이 없다.

사방의 산이 막아주어 요새나 마찬가지다.

 

 

2019.10.6  정선아라리촌

 

고추, 열무, 가지, 호박 등 별 게 없으나 농작물 피해도 없었다.

정영신씨는 고추에 더 관심이 많더라,

 

 

2019.10,6 / 만지산 고추밭

 

해 넘어가기 전해 거두어야 할 것이 많건만, 옆집에서 오라고 성화다.

“다정도 병이련가?”

 

 

2019.10.6  만지산 옆집에서 잔치 벌어졌네

 

이 집은 얼마나 손님이 많이 오는지 갈 때마다 잔치다.

그 날은 옆집 윤인숙씨 딸과 사위가 왔단다.

딸이 서천에 들려 사왔다는 대하와 이름도 모르는 조개를 한순식씨가 숯불에 꿉고 있었다.

술도 벌 술에다 돌배 술 등 귀한 술은 다 나왔더라.

 

 

2019.10.6  만지산 옆집 윤인숙씨

 

그런데, 내일 급한 일이 생겨 밤에 가야하는데, 차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없네.

정영신씨 좋아하는 세우나 염체 없이 까 날랐다.

원님 덕에 나팔 부는 거지 뭐.

 

 

2019.10.6  정선 만지산


좌우지간, 만지산은 정영신씨 없으면 앙코 없는 찐빵이라니까.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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