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은 ‘낙안읍성 민속축제’ 원정 촬영을 떠났다.
삼일동안의 전 축제과정을 기록하라지만,
토요일은 여의도 집회 날이라 할 수 없고, 일요일은 결혼식장에 갈 일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이틀 기록을 다른 분에게 부탁하고, 첫 날만 간 것이다. 


 

일도 일이지만, 가을을 맞은 낙안읍성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참 좋았다.
내일쯤 낙안읍성과 민속축제 사진들을 정리해 올리면서 말하겠지만,
큰 가능성을 발견하고 돌아왔다.




‘낙안읍성 민속문화축제’를 찍고, 오후5시 무렵 순창으로 떠났다.
조호순씨가 기획한 ‘순창전통시장전’이 열리는 축제장에 들리기 위해서다.




순창장류축제장은 소란스러웠다.
입구에서 가수 송가인 환영 피켓을 들고 흔드는 것을 보니 대충 짐작되었다.
오후 6시도 되지 않았는데, 오후9시 반에 오는 가수를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뒤늦게 들은 이야기로는 송가인의 하루 출연료가 3천만원이란다.
문화란 한 낱 인기고, 돈일 뿐이었다.




길거리 전시가 열리고 있는 ‘순창전통시장전’을 찾아가니, 조호순씨가 쓸쓸하게 전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전시된 사진들은 정영신씨가 30여 년 전 순창장에서 찍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대개 돌아가셨겠지만, 기억의 유령을 만나 각박한 오늘을 돌아본다는 것이 아닌가?




이 ‘순창전통시장전’을 기획 추진한 조호순씨는 순창장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새로운 순창의 문화컨텐츠를 만들어 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분이다.
이번 축제 전시를 마련한 것도 그 컨텐츠의 일부라고 한다. 


 
본래 에스비에스 피디로 일하다 뜻한바가 있어 시골로 귀농한 분인데,
순창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졌다.
여지 것 전통을 지키기 위한 여러 안을 군청에 제안했지만,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인지, 귀찮아 안 하는 것인지 마이동풍이란다.
요즘은 지역전통을 내용으로 한 장편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한다.




정영신씨의 사진엽서에는 30여 년 전 순창시장 풍경과 사람들이 담겨있었다. 

순창시장을 홍보하기 위해, 방문객 기념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자는 조호순씨의 호의를 뿌리친 채 도망치듯 빠져 나온 것은
송가인이 보러 밀려오는 차량 행렬에 발 묶일까 겁먹은 것이다.



 
오늘 조호순씨 담벼락에 올라 온 전시 마무리 글을 옮긴다.

“ㅡ성과? 나는 이번 전시의 목적을 150프로 초과달성했다고 평가함.
    30여년전 순창시장의 모습과 사람들을 보신 분들이
   "맞아, 옛날에 딱 저랬지, 허허","저때는 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하시며 좋아하셨고,
   지금은 서울에서 산다는 남자 분들 몇 분이 와서 말씀하시길,
   "전시된 사진에서 우리 친구 아버님 모습을 뵀는데 돌아 가실 때 못 찾아봰게 죄송하다."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시던 분도 계셨고,
  "사진 중에 우리 친구 엄마 얼굴이 있다."며 친구에게 그 자리에서 전화하신 분도 계셨다.

   그분들껜 현장에서 사진엽서를 증정하거나, 주소를 받아서 보내드렸다.
   그것으로 전시의 목적은 다 이루었다.
ㅡ<순창전통시장전>프로젝트는 앞으로 계속 진행할 것임“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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