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일부터 '갤러리 브레송'에서 김동진의 ‘Another City 2’ 사진전이 열렸다.




김동진의 ‘또 다른 도시’는 인간성이 상실되고 개인주의로 치닫는 심각성을 비판하며 고발하고 있다.




정상보다 비정상이 판치는 세상을 살아가지만, 때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마저 혼란스럽다.

삶의 구조가 비정상으로 치닫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비정상이 정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어쩌면 그 구분 자체가 인간이 규정해 길들어 온 것이겠지만, 그 기준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인간성일 것이다. 




소외와 박탈, 욕망, 갈등 등 현대인들의 심리적 불안상태와 비정한 도시의 단면을 형상화하여,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개막식에는 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를 비롯하여 김남진관장, 사진가 김문호, 이수철, 이윤기,

김영호, 정영신, 함인선, 하춘근, 이세연씨 등 20여명이 참석했지만,

같은 시간대에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막된 중국사진가 왕칭송 전시에는 200여명이 참석하였단다.

너무 대조적이다. 그 전시는 3개월이나 열린다는데...




이수철, 이광수, 김문호, 김남진씨가 차례대로 나와 사진에 대한 감상평과 격려의 말을 전해 주었고,

작가 김동진씨가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서로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전시작이 작년에 전시된 사진보다 더 좋아진 것은 틀림없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진 평을 해 주신 분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사진비평가 이광수씨의 표현으로는 사진이 더 독해졌다고 말했고, 김문호씨는 사진이 진득하게 찰지다고 표현했다.


 

난, 김동진씨가 주제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되었다.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세상인지라 모든 게 찍을 대상이 아니겠는가?

사진가 김문호씨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작업도 비틀어진 사회상의 기록이지만, 그 사진과는 사뭇 다르다.

주제는 비슷하나 김문호씨의 사진이 동적인 편이라면 김동진씨 사진은 정적이다.




개막식이 끝난 후, 다들 충무 해물탕 집에 몰려 가 뒤풀이를 했다.
전시작가 김동진씨도 부산사람이지만, 이광수씨도 부산서 올라 와 더 반가웠는데,

이광수교수의 시원시원한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오기로 한 이규상씨가 빠져 다들 아쉬워했다.

바쁜 분이 후배들 사진전을 위해 마음 써주는 것이 고맙기 그지없는데, 다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김남진관장이 이차로 안내한 곳은 후미진 골목 안쪽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의 통행이 없는 골목인데, 분위기가 오붓해 좋았다.

더구나 술 마시며 담배까지 피울 수 있으니, 도랑치고 게 잡는 격이었다.




뒤늦게 사진가 고정남씨도 찾아 왔는데, 술 마시다 사진 촬영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초상권 문제로 사람은 물론 거리스냅도 어려운 실정이 아니던가?

김문호씨는 카메라 파인더를 보지 않고 찍는 노 파인더 기법을 많이 활용한다고 했다.

이젠 숙련되어 대부분 의도한 화각을 얻어낼 수 있단다.




가로등이 조는 어두컴컴한 골목 풍경도 김문호씨가 놓칠 리 없었지만,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사랑 놀음하는 남녀가 타깃이 되기도 했다.




그 날 김동진씨가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자리했었는데, 결혼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남편 될 김동진씨의 사진 작업에 매력을 느낀다니, 찰떡궁합인 것 같았다.

다들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다.




그런데, 김남진관장과 김동진씨가 나란히 앉았는데, 찬찬이 살펴보니 너무 닮았더라.

이름까지 비슷한데, 혹시 숨겨 논 아들이나 동생은 아닐까?




다들 술이 취했으나 삼차로 호프집을 찾았다.
김남진 관장이 앞으로 추진할 사진기획을 말했는데, 이광수교수도 흔쾌히 돕겠다고 했다.



헤어지기 아쉬워 계속 마시다 보니, 자정이 가까워 전철이 끊어 질 시간이었다.

부산사람들은 여관을 잡아 놓았으나, 멀리 가야할 김문호씨가 걱정이었다.

택시비로 주머니 좀 털렸을 거다.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다




이 전시는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10일까지 열린다,
안 보면 손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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