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다, 사진이 나를 자유케 하는 것들' / 저자: 이광수 / 출판사: 알렙 / 페이지: 256P / 발행일: 2019년 11월25일


인문학자이자 사진비평가인 이광수 교수의 에세이 ‘나는 본다, 사진이 나를 자유케 하는 것들’이 나왔다.


몇 일전 정영신씨로 부터 전달 받은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오랜 세월 사진을 해 오며 내가 간과한 사실을 분명하게 짚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하는 이는 물론 사진에 관심을 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었다.

그동안 출판된 사진 관련 이론서적 중 머리에 남아있는 책이라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척박하기 그지없는 사진계의 현실이라, 사진인의 한 사람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인은 물론, 내 노라 하는 사진가조차 사진의 가치를 잘 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야! 스스로 좋아 찍는다면 말할 필요는 없겠으나, 제대로 알고는 찍어야 할 것 아닌가?

마침 엊그제 지방에 있는 후배 사진가가 새로 나온 공모전 사진집을 한 권 보내주었다.

책을 펼쳐보니, 숱한 세월이 지났으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 내용도 없는, 출품하기 위한 그림 같은 이미지만 나열되어 있었다.

굳이 바뀐 것을 말하라면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변형시켜 하나같이 말끔하다는 것 뿐이었다.

보내 준 성의는 고마우나, 쓰레기에 불과한 책을 부친 우편료가 아까웠다.


물론, 그런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 곳도 있을지 모르나, ‘한국사진작가협회’란 거대 조직이

장사 속으로 주구장창 내세워, 순진한 아마추어 사진인들을 길들여 온 결과인데,

그 많은 사진인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에 허송세월 보내는 것이 안타까워하는 소리다.

이왕 사진을 할 바에는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고 방향을 다시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 책을 펴낸 이광수 교수는 인도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인도 근대사 연구에 사진이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음을 알아, 사진 이론을 공부하여 사진비평의 길로 들어섰는데,

그동안 여러 편의 사진논문도 발표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한 해에 두 세 차례 인도에 체류하며 인도의 종교와 문화, 생활과 역사의 현장을 사진에 담아 왔다.

저자는 ‘디지털이라는 피할 수 없는 기계의 숲으로 덮인 이 시대에서 우리가 하는 인문의 행위는 무엇일까’를 묻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째는 ’봄‘안에 들어있는 권력“,

둘째는 ’봄‘안에 자리 잡은 욕망“, 셋째는 “봄과 나 사이, 사진”으로 구분 되어있다.

권력은 사물에 대한 특정한 시각을 강요하며 다르게 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질서를 강요한다.

즉 사진안의 대동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게 본질이 아니기에 해석이 따라야 하고, 사진으로 사유할 것을 권한다.

그 세계에서 단순한 느낌이나 한 가지 생각에 머물지 않고, 그 대상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라고 말한다.

“사진을 한다는 것은, ‘봄(시선)’과 권력이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권력은, ‘봄’과 ‘보임’ 그리고 ‘보여줌’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의 차이가 나와 당신의 사이에서 또 다른 차이를 만들어냈다.

모든 게 보기 나름이고, 보이기 나름이고, 보여주기 나름이다.

카메라를 가지고 사유할 수 있는 그 나름의 세계를 ‘봄(시선)’을 통해서 서로 나누어 보는 것,

그것이 사진으로 긷는 인문의 세계다”고 저자는 말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보여주려 하는가?”

사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 고민한다면 바로 이 책을 보라. 책 속에 답이 있다.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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