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 김완규회장으로부터 오찬회를 갖는다는 메시지가 떴다.
요즘 ‘인사모’ 모임에도 잘 나가지 않아 만난 지도 오래되었지만,
‘통인가게’가 있는 인사동도 아니고, 본사가 있는 한강로로 오라기에 궁금증이 발동했다.

관우선생은 워낙 미식가라 뭔가 맛있는 음식점을 개발했을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
요즘 동자동에서 먹는 것이 너무 부실해 영양실조 걸릴 지경이다.
더구나 사람 모이는 자리에 전혀 가지 않으니, 외식도 전혀 할 수 없었다,
허구한 날 빵이나 인스턴트식품으로 연명하니,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연료가 떨어져 빌빌 거리는 형국이다.

고물 핸드폰마저 발신만 되고 수신이 되지 않으니 주변의 연락조차 끊겨버렸는데,
다행히 문자메시지를 보내 알아차린 것이다.
본사 사무실이 있는 삼각지는 평소 다니던 인사동보다 가깝고,
동자동에서는 지하철 두 구역이라 엎어지면 코 닿을자리다.
모처럼 목구멍에 때 벗길 작정으로 찾아 나선 것이다.






지난 2일 정오 무렵, 시간 맞추어 간다는 게 너무 일찍 도착해 버렸다.
넓은 사무실엔 관우선생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대뜸, ‘옛날 맛을 그대로 간직한 간짜장 집을 찾았다’는 것이다.

군침 흘리는 차에 호출된 사람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판소리꾼 배일동, 첼리스트 김규식, 도예가 김정범씨가 도착했고,
뒤늦게는 독립 큐레이트인 안애경씨와 임미선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골목골목을 돌아 찾아 간 곳은 ‘상상취’라는 조그만 중국집이었다.
여덟 분을 예약해 두었는데, 요리가 나오기 전에 간짜장 부터 가져오라고 했다,
다른 요리를 먹으면 간짜장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관우선생의 지침이었다.






미식가이며 식탐가인 그는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사족을 못 쓴다.
음식을 줄여야 할 몸집이지만, 도저히 절제가 안 되는 분이다.
하기야 옛말에 ‘먹고 죽은 귀신 화색도 좋다’하지 않았던가?
아무튼, 나 역시 성치도 않은 이빨로 짜장면 한 그릇 먹어 치우느라 바빴다.

중국 칭다오맥주에다 빼갈까지 곁들여 낮술도 한 잔 때렸다.
평소 남정네들이 나누는 대화래야 별 게 없으나,
이 날은 대형 전시기획을 해 온 미술감독이 두 사람이나 나와
해외 정보와 함께 우리나라 문화행정의 많은 문제점을 들을 수 있었다.






5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하여 일 년간 전시하고,
대형미술관의 일 년 예산을 한 전시에 모두 쏟아 붓는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 졌다.
외국에서는 전시감독의 뜻에 따라 적극 협력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는 간섭이 많고 행정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흥원, 문화재단 등 별 필요 없는 중간 조직의 조직화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새 정부 들어서면 정치 관료사회의 문어발식 확장에 다름 아닌
무슨 문화진흥원, 무슨 문화재단이나 센터 등의 중간조직부터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지원이란 미명의 시혜성 사업이 난무하고,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는 전시성 행사 낭비로 국고가 질질 새고 있다.

그 많은 조직을 지탱하는 비용의 절반이라도 문화예술인들 지원에 쏟았다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와 작가들이 이렇게 빌빌 기는 지경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예술을 위한 많은 예산들이 관료조직의 밥그릇 챙기기나
손발 맞는 업자들의 배불리기에 탕진해 왔던 것이다.






어디, 이 나라에 뜯어 고칠 적폐가 이 것 뿐이겠느냐 마는, 
특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곳이 문화예술계로 생각된다.
몇몇 화이트리스트에 속하는 예술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에 풀칠도 못한다.
예술가도 하나의 엄연한 노동자다.
작업지원은 차지하고라도 최소한의 생계대책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것 저것 생각하니 분통이 터져 술을 마셔도 술이 취하지 않더라.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죽기 살기로 싸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후진들이라도 제대로 살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겠다는 결기를 다진 자리였다.



사진, 글 / 조문호
























인사동 ‘통인가게’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통인 오페라 콘서트'가

지난 3월26일 오후 5시부터 ‘통인가게’ 5층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열렸다.


객석을 가득 메운 무대는 바리톤 박태환씨의 ‘시골양반들, 내 말 들어봐요’로 막을 올렸다.
이어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오페라,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소프라노 이은희씨가,

‘별은 빛나건만’은 테너 이동환씨가 열창했다. 그 외에도 ‘칼멘’중의 ‘투우사의 노래’ ‘라보엠’중의 ‘사랑스런 아가씨여’,

‘무정한 마음’, ’이탈리아 거리의 노래‘,’성스런 사원에서‘ 등 주옥같은 아홉 곡과 앵콜까지 더해,

객석을 오페라 감동에 흠뻑 적시게 했다.

객석을 쩌렁 쩌렁 울리며 감정을 토해내는 소리들은 관객들을 비애와 환희에 빠져들게 하였는데,

특히 머리보다 가슴으로 노래하는 소프라노 이은희씨의 격정적 감정표현은 보는이로 하여금 슬픔에 빠지게 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애원하는 대목에서는 객석에 앉은 ‘통인가게’ 대표 김완규씨 손을 잡고 불렀는데,

갑자기 무대에 끌려나온 김완규씨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마치 미녀에게 프로포즈 당한 것처럼 얼굴이 빨개진 것이다.

맞은편에 아내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 더 난처했을 게다. 아무튼 귀만 즐거운 게 아니라 눈까지 즐겁게 한 무대였다.

테너 이동환씨의 재치 있는 오페라 설명이 감상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리고 오페라 중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는 이민혁씨의 작가소개도 있었는데,

전시 중인 “탱고 땅고 땡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마침 전시작들의 그림 소재가 율동적인 탱고 춤을 형상화한 것이라, 오페라공연장 배경으로 금상첨화였다.

사진,글 / 조문호



































































공연장 하나 없는 인사동에서 유일하게 정기 음악회를 갖는 곳이 하나 있다.
인사동 ’통인가게‘ 김완규회장이 끌어 온 풍류감상회가 바로 그 것인데,

때로는 오페라의 진한 감동을 안기기도 하고, 때로는 판소리의 절절함을 맛보게도 한다.

전용 공연실이 아닌데다 자리마저 협소해, 원하는 분들을 다 수용 못해 안타깝지만,
수시로 외교사절이나 문화계인사들을 초대해, 인사동의 또 다른 풍류를 맛보게 하는 것이다.

지난 27일 초대된 뮤지션은 기타의 명인 송형익씨 가족, ‘송 트리오’였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송형익씨의 독창적인 연주는 이미 세계에서 호평 받아 잘 알려졌지만,

이번 공연은 딸 송시예의 만돌린과 송나예의 기타가 더한, 부녀 트리오가 빚어내는 매혹적 앙상블의 선율이었다.

송나예와 송시예가 들려준 ‘알함브라 궁전의 회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구름’은 청명한 울림과 떨림으로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끌어냈는데, 그 연주자들의 표정이나 몸짓이 마치 인형놀이처럼 깜찍했다.

그러나 뒤에 나온 송형익씨의 기타연주가 압권이었다.
그가 작곡한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아리랑’은 성가곡 ‘어메이징 그레이스’ 에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접목시킨 변주곡이었다. 처음에는 영롱한 여운을 남기는 울림과 떨림으로 은은하게 이어갔는데,

때로는 저음의 거문고 같은 음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리랑의 원래 음에서 조금씩 내려 연주하는 것이 좀 특이했다.

이어 모든 줄을 다 튕기는 풍부한 소리로 시원함과 경쾌함을 주었는데, 그의 다양한 연주 기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인상적인 연주는 ‘고구려의 기상’이었다.
송형익의 기타 말발굽소리에 실려 인사동으로 봄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클레식기타의 감동이 인사동을 흥건히 적신 ‘통인’ 이브닝 콘서트였다.

솔직히 이번 연주회가 개인적으로 큰 이변이 있었다.
심한 감기 몸살로 식욕마저 잃어, 그의 빈사상태라 정신 차리려 나왔는데,

어질어질한 상황에서 듣는 연주가 더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후, 회장실 의자에 털썩 주저앉다 결정타를 맞은 것이다.

온 몸을 던진 흔들림에 책장 위의 2,800불짜리 육중한 조각품이 머리 위에 떨어진 것이다.  
다행스럽게 돌머리도 쇠뭉치도 깨지지는 않았으나, 그 멍한 울림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이보다 찡한 음악적 체험이 어디 있겠는가?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 통인가게김완규회장이 마련한 정월대보름맞이 과메기파티가 통인가게 상광루에서 열렸다.

지난 22일 오후5시경 열린 이 모임은 과메기와 늦겨울 추위를 함께 맛보는 자리였다,

통인에서 해마다 모임을 가져왔으나, 올해는 공교롭게도 정월대보름날 잡힌 것이다.

 

매콤한 추위에서 먹는 과메기의 진 맛은 마누라를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지경이라는데,

포항에서 가져온 이 곳 과메기는 꼬들꼬들하게 기름지게 잘 말라 여느 식당의 과메기와는 전혀 달랐다.

그래서 이 연회만은 만사를 제쳐두고라도 참석해, 해마다 그 진 맛을 보는거다.

그러나 아무리 과메기 맛도 맛이지만, 어디 반가운 사람들의 정담에 비하랴!

대개 새해 들어 첫 만남이라 과메기 쌈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술술 말아 먹은 것이다.

 

아직 연회장 매화나무의 꽃은 피지 않았지만, 예쁜 여인들의 미소가 넉넉했으니 그마저 부족함이 없었다.

연회석을 자주 만드는 관우 김완규씨는 왜 부부가 함께하는 자리보다 혼자 노는 따로 국밥을 좋아하는지?”

모두들 궁금해 하지만, 본디 옛날 한량들이, 어디 마누라 데리고 노는 것 보았는가?

그리고 이번 토요일에는 크래식기타와 만돌린으로 풍악까지 한 판 울린다니 기대된다.

 

이 날 모임에는 통인 김완규회장을 비롯하여 성악가 이동환, 화가 김양동, 에밀리 영, 최석운, 황주리, 건축가 김동주,

도예가 김정범씨, 라선영 작가, 한만영, 조균석, 손수호 교수, 편완식, 이광형 기자, 사업가 민호기, 황태인, 신재철,

황윤식, 윤경원, 손제희, 김성욱, 변현숙, 이방주, 감정규, 박상금, 정성기, 정미선, 손동범, 정진수, 강윤구, 강봉섭,

송재엽, 미혜, 김보선, 오만철, 손혁수, 서장원, 이마리, 강혜숙씨 등 각계 명사 40여명이 참석하여 상광루를 북적였다.

 

그러나 반가운 사람들 만나 사진 찍기 바빠, 과메기 먹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

술이야 한숨에 쭉 들이키면 되지만, 과메기는 김, 미역, , 상추, 마늘, 고추 등 이것 저 것 챙겨 넣을 것이 많아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과메기가 많이 남아 몇몇 사람은 도시락을 싸기도 했지만,

난 마누라에게 상납하려 비닐장갑에다 과메기 세 마리와 파, 미역만 좀 챙겨 넣었다.

비닐장갑에 바람을 불어 넣었더니 마치 멋진 조각품 같았다.


"어디 예술이 따로있냐? 재미있게 사는게 예술이지..."


 







































술 취해 손제희씨와 황홀한 포즈까지 취하며 작별인사까지 했으면, 빨리 집에 가야지,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하듯  유목민에 또 들린 것이다.


그런데 이게 누군가?

이수호선생과 이행자시인, 이도흠교수가 계셨고,

퇴청하는 김진하씨를 만나 급히 카메라부터 잡았으나, 그만 초점이 빗나가고 말았다.


이수호선생 팀에 어울려 또 한 잔 걸친 건 좋았은데, 결국 마누라 줄 과메기를 꺼내고 말았다.

본래 음식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니까...

 

  사진, 글 / 조문호 









 

 



‘다리밑 집’은 인사동에서 제일 작은 대폿집입니다.
본래는 콧구멍만 구멍가게였는데, 2년 전부터 술집으로 바뀌었지요.
이름도 없이 그냥 ‘다리밑 집’이라 부릅니다.
왜냐하면 낙원상가 악기점으로 올라가는 계단아래 터를 잡았거든요.
테이블이야 2개뿐이지만, 비집고 앉으면 열 명이나 앉을 수 있을까요.
감자부침이나 닭똥집 맛이 귀가 막혀, ‘통인’ 김완규씨가 단골이랍니다.

지난 15일 오후 길가다 들렸더니, 김완규씨와 건축가 김동주씨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반갑기도 하지만, 김동주씨와는 오랜만이라 자리에 눌러 앉았습니다. 

술자리에서 관우 김완규씨의 부친 인제 김정환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업을 아들에게 넘겨주고 나니, 친구 분께서 큰 일 난다며 우려 했답니다.
사실 친구와 술을 좋아하는 관우는 밤새도록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는데.
부친께서 “난 아들을 믿는다”는 말에 정신을 차렸답니다.

지금은 김완규씨가 아들에게 사업의 일부를 넘겨주었는데,
아들 역시 부전자전이라 술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부친에게 배웠던 “난 아들을 믿는다‘는 말을 하긴 했으나, 걱정이랍니다.

다른 약속 때문에 술을 급하게 마셨더니, 대번 취해버렸습니다.
먼저 일어났으나 몸이 비틀거렸습니다. 흔들려도 기분은 좋지요.
화가 장경호씨가 기다리는 ‘유목민’으로 가며, 인사동거리를 찍습니다.
지나치다 ‘사동집’ 주인장 송점순씨를 만나 윙크도 보냈고요.

‘유목민’에는 장경호씨와 강행복, 이승철씨가 술을 마시고 있더군요.
이번에 나온 이승철시집 “그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도 받았습니다.

"사랑도 먹어야겠지만, 밥도 먹어야 살지요!"


반갑기는 했으나 이미 취해 더 마실 수가 없는데다,
사진에 거부감을 보이는 어느 여인네 히스테리에 도망쳐야 했습니다.
문제는 지하철에서 잠들어 한없이 끌려갔다는 것입니다.

“아이구! 내 팔자야~”


사진, 글 / 조문호





















지난13일, ‘통인옥션’에서 전시하는 고재권씨의 그림전에 들린 김에,

‘통인가게’ 김완규회장이 머무는 ‘상광루’를 급습했다.

마침 송재엽씨가 함께 있어, 졸지에 술판이 벌어졌다.

뒤늦게 산타는 조상희씨가 등장하기도 했으나, 사실은 김완규씨에게 건의할 일이 있어 들렸다.


‘인사모’에서 매월 한 차례씩 모임을 갖지만, 인사동을 위한 일을 한번 하자는 생각에서다.
‘인사모’와 ‘통인’이 협력하여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미술상을 하나 만들자는 제안이었는데,

이심전심이라 듯, 이미 그럴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에 술 맛 나는 자리였다.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인사모)이 결성 된지도 10여년이 넘었다.

 

통인가게김완규회장이 주축이 되고, 원로변호사 민건식씨가 회장을 맡은 이 모임은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 변호사, 지검장에서 이화여대로 말을 갈아 탄 조균석 교수, 선우영변호사,

외환은행 박상균 지점장, 공직자윤리위원장 지낸 이상배씨, 해병대장성으로 퇴역한 윤경원씨,

계명대석좌교수 김양동화백, 이목을화백, 김근중화백, 건축가 김동주씨, 도예가 이흥복씨,

사업가 송재엽, 강윤구, 박원식, 강봉섭, 전국찬씨 등 각계에 내 노라 하는 인사들이 2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문제는 해가 갈수록 참여율도 저조하고, 인사동을 사랑하는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유능한 신진작가를 발굴하여 지원한다거나 인사동을 위해 기여하는 일들을 해야 하는데,

여느 모임과 같이 한 달에 한 번씩 지인들을 만나 회포나 푸는 정도였다.

그럴 거라면 무리하게 바쁜 시간에 쫓길 필요 없다 싶어 몇 달 빠지다,

지난 27일 오후6시에 있었던, 11월 정기모임에는 어렵사리 참석하게 되었다.

오랜 인연이라 근황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인사동 툇마루에서 열렸던 이번 모임에는 민건식 회장을 비롯하여 열 분이 참석했다.

박일환, 김완규, 선우영, 박상균, 송재엽, 강윤구, 박원식씨와 함께 가나문화재단이사장

김형국 교수가 처음으로 나오셨다. 김선생은 오래전 상주여행 때 함께했었는데,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한 가닥 기대도 되었다

 

이 날 만찬에서 나온 이야기로는 대개의 신문사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들 적자운영으로 어렵사리 유지한다는데, 하기야! 나도 신문 한 부 보지 않으니 무슨 말을 하랴.

아무래도 신문의 시대는 끝난 것 같은데, 그러면 그 곳에서 종사하는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는 어쩌나?

그 것 또한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박일환 변호사는 돈벌이가 너무 살벌하다며, 특허출원에 따른 한 예를 들었다.

특허를 내려면, 없는 것들을 설명해내는 글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야 하기에,

여지 것 변호사들이 전문가를 고용해 그 일을 전담해 왔단다그런데 이제는 미국에서

그 일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설립되어, 대부분의 일거리를 뺏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디 그런 일 뿐이겠는가?

사람의 생각들이 바뀌고 삶의 환경이 바뀌는데, 그 흐름을 어찌 막을소냐!

돈 벌기가 치열할수록 죽어나는 자는 가난한 서민들뿐이다.

이제 건설이나 국방에 대한 예산을 대폭 줄이고, 서민들의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다.

정치인들이여! 정신 바짝 차려라.


사진,글 / 조문호

 


 


 

모처럼 반가운 비가 내린 지난 20일, 인사동의 ‘통인가게’ 5층에서는 ‘통인 오페라 나이트’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메르스 여파로 모든 공연들이 취소되는 즈음에 통인가게 김완규대표는 시류에 아랑곳 않고 정해진 오페라를 밀어붙였다.

지레 겁먹고 모두들 움직이지 않아 온 나라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터라 가슴이 후련했다.

 

오페라 공연에는 마크 리퍼드 주한미국대사 등의 외국 인사들을 비롯한 많은 관람객들이 자리를 메워 열기를 더했다.

 

테너 이동환씨와 바리톤 박정민씨 그리고 소프라노 이은희씨 등 세 사람이 끌어가는 오페라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좁은 홀을 쩌렁 쩌렁 울리며 감정을 토해내는 소리들은 관객들을 비애와 환희로 이끌며 빠져들게 하였는데,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레 같은 기립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탈리아 오페라로 짜여 진 이 날의 레퍼토리는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 중 ‘난 이 거리의 일인자’,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

오페라 ‘돈 죠바니’중 ‘우리 손 잡아요’ 등 주옥같은 열 한곡과 앵콜 곡 까지 더해

오랜만에 인사동을 오페라의 감동으로 흥건히 적셨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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