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아라아트'에서 열리는 강찬모화백의 “무엇이 우리를 사랑하게하는가”

전시 뒤풀이가 인사동 ‘백련’에서 시작되어 ‘유목민’까지 이어졌다.

제목을 보고 누군가는 돈이 사랑하게 한다 말하지만, 난 자연이 사랑하게 한다고 믿는다.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좋은 그림들을 보았으니, 얼마나 좋던지 열심히 마셨다.


그 날, 뒤풀이에서 술의 힘을 빌어, 쪽팔리지만 강찬모 화백에게 한 마디 했다.
올 해부터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문화알림방’의 다섯 번째 고객이니 돈을 내라고 한 것이다.

열심히 사진 찍어 포스팅하는 대가로 십 만원을 보시해야 된다며 손을 내밀었다.

사실, 사진 찍는 일도 일이지만, 돌아와 일기 쓰며 사진들을 정리하다보면 온 종일 걸리는데,

대개가 모르는 척,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후배 강찬모에겐 그냥 해 줄 수도 있지만, 공짜라는 선례를 더 이상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보름 전에는 친구 정기범씨 부인 이정숙여사의 퇴임기념 전람회도 찍었지만,

포스팅을 못하는 게, 바로 그 때문이라 했다.

그 자리에는 민영선생을 비롯하여 조해인, 조준영, 정영신, 박인식, 공윤희, 이종승, 김곤선, 신승준, 이명희,

김명성, 신현수, 한귀남, 홍성식, 신용철, 고 헌씨 등 많은 사람들이 보증인으로 나서겠다기에 잔득 고무되었다.


































'백련'에서 너무 많이 퍼 마셔, 인사동을 한 바퀴 돌아야 했다.

마침 낙원동 점집에 주인이 없어 잠시 앉았는데, 한 늙은이가 들어와 점을 봐 달라는 것이었다.

점쟁이가 술이 취했다고 말했으나, 괜찮다는 것이다.

그러면 복채 만원부터 먼저 내 놓으랬더니, 순순히 내 놓았다.

정색을 하며, 그를 유심히 쳐다봤다.
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지레짐작으로 한 마디 던졌다. “자식들이 속 많이 썪이겠군요”랬더니 그의 눈이 동그라진 것이다.
정월 대보름만 지나면, 액운이 다 풀린다며 구라를 풀었더니, 고맙다는 것이다.

그때서야 이실직고했다. 사실 나는 점쟁이도 아니고, 후배 점집을 잠깐 지키는 중이라며
만원을 돌려주었더니, 아니라는 것이다.

그 액운을 복채에 던졌으니, 그 걸 가져가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기에 뜻밖의 횡재를 한 것이다.

사실 신용불량자 된지 오래라 지갑에 천원짜리 지폐 한 장 없었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신 바람나, 두 번째 뒤풀이집 ‘유목민’으로 휘파람 불며, 달려갔다.
그 곳에는 애편네 정영신을 비롯해, 인사동 밤안개 이두엽씨와 시 쓰는 조준영, 공병대장 공윤희씨

뫼비우스 관장 김곤선씨 등 여러 사람들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 했는데,

KBS PD출신인 이두엽씨가 열심히 구라를 풀고 있었다.

어느 후배PD가 인사동에 대한 다큐를 만든다기에, 인사동 터줏대감 민병산선생에 주목하라며 자문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정치 이야기가 나오니, 옆자리에 있던 ‘민주주의 국민행동 대변인인 최병현씨가 나타났다.
나도 아들따라 ‘정의당’ 당원이 되었지만, 정치 이야기 나오니 속 뒤집히더라.

오늘은 복채까지 받았으니 택시타고 가려는데, 애편네 등살에 지하철에 실려야 했다.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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