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김승환, 박정희, 강민, 추은희, 심우성, 장소임, 채현국, 신경림, 김희연, 장경호씨, 앞엔 조문호



인사동 아리랑을 노래하는 시인 강민선생의 생신기념 오찬회가

지난 3일 인사동 가회에서 있었다.

 

끈질긴 감기로 어렵사리 나갔더니, 인사동은 완연한 봄 날씨였다.

옷을 너무 두텁게 입고나와 걱정스러웠는데, 뒤에서 누가 쿡 찔렀다.

돌아보니, 그림 그리는 장경호씨였다. ‘어쩐 일이냐?’고 물었더니,

주재환선생 전시 때문에 일찍 나왔다는 것이다.

나도 깜빡 잊어버린 일을 새겨 주었는데, 시간이 남아 함께 갔다.

 

가회오찬장에는 인사동 터줏대감들께서 여럿 나와 계셨다.

강 민선생을 비롯하여 신경림, 박정희, 추은희 시인, 소설가 김승환,

김희연선생, 민속학자 심우성선생과 요즘 유명세를 타는 채현국선생,

도서출판 답게장소임대표 등 아홉 분이 자리하고 계셨다.

본래 2월이 생신이었던 강 민선생께서 따뜻한 3월로 바꾸셨다는데,

답게출판사 장소임씨가 매년 생일 오찬회를 마련해 왔다는 것이다.

 

풍성한 음식에 배 두드려가며 정겨운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뜻밖의 사실도 알았다.

한 때 탄광을 운영하신 채현국선생의 말씀으로는,

그 당시 회사 경리직원이 지금 출판사를 운영하는 장소임씨라는 것이다.

회사에 강도가 들어 와 금고에 있는 돈을 털어 달아나려는데,

죽을힘을 다해 돈 보따리를 잡고 늘어져 기어이 뺏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용감한 소녀로 알려진 일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으신 채현국선생과 신경림선생은 키가 엇비슷하다,

궁금증이 발동해 어느 분이 큰지 여쭈었더니, 신경림선생께서 좀 더 크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민 영시인도 키가 작은 분이나, 그중 나아 항상 어깨에 힘을 주셨다고 했다.

! 그런데, 두 선생님을 나란히 세워 확인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게 깜빡 잊었다.

 

가회입구에서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은 후, 강 민, 김승환, 신경림, 장경호씨만 예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재환선생의 전시 개막식에 가려면 시간이 남아 예당에서 한 잔 더 하실 모양이었다. 

감기로 술을 마실 수 없으니 인사동 거리나 쏘다녔으면 좋으련만,

시간만 죽이다 학고제 가야 했다.

 

강 민선생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사진,/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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