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삼일절에는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인사동 주변에서 열렸다.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거리축제와 파고다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을 비롯하여 3.1운동 기념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졌지만, 다소 혼란스러운 기념행사가 되었다.

 

독감으로 몸이 불편해 늦게갔더니, 남인사마당의 거리축제는 이미 끝난 뒤였다.

보신각 타종행사라도 찍으려다, 그만 헛디뎌 지하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얼굴과 머리에 상처를 입기는 했으나, 보행에는 지장이 없었다.

엊그제 통인의 이브닝 콘서트에서도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다 책장 위의 조각품이 떨어져,

머리에 밤톨 같은 혹이 생겼는데, 얼굴과 머리는 온통 상처투성가 되었다.

 

보신각엔 타종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종각주변에는 사진기자들이 포진하여 들어 댈 틈이 없었다.

하기야! 그 많은 사진기자들이 찍는데, 나까지 찍을 필요는 없을 상 싶었는데, 마침 사진하는 김헌수씨를 만났다.

아들의 고등학교 친구이기도 한, 그는 정선 집에도 온 적이 있어 무척 반가웠다.

아마 서울시청의 사진기록을 맡은 것 같은데, 상처투성이인 몰골을 보이기도 싫었지만,

업에 방해될 것 같아, 인사만 나눈 후 얼른 자리를 피했다.

타종이 끝난 후, 박원순시장의 기념사진만 몇 장 찍고, 인사동으로 다시 돌아왔다.








3,1운동 기념대회가 열리고 있는 '파고다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원 안쪽 누각에서는 범민족통일국민화합운동단체총연합(범민단)’에서 주최하는 3,1운동기념대회가

열리고 있었고, 앞쪽에는 광복회에서 주최하는 3,1독립운동희생선열 추념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인사마당'에서 옮겨 간 타종행사에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비해, '파고다공원'행사는 노인들 뿐이었다.

심지어 사진 찍는 이들조차 젊은이와 늙은이로 나누어 져 있었다. '보신각'에는 젊은 사진인 들로 붐볐고,

파고다공원은 사진작가협회소속의 원로 정운봉, 이기윤, 김세권씨 등 나이 많은 분들 뿐이었다.

 

뒤늦게 광복회의 추념식이 열리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국가보훈처에서 후원해서인지 군악대도 동원되고,

독립유공자들도 많이 참석했다두 곳이 동시에 행사를 치루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혼란스러웠다.

양쪽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들이 제각각인데다, 심지어는 한쪽에서 묵념하는데, 한쪽에서는 풍물을 울렸다.

마치 손발 맞지 않아 분탕질하는 정치판 같았다. 어디를 가나 나누어지는 우리 민족의 한 풍속도인데,

이 역시 힘을 가진 기득권 모임과 서민들의 모임으로 나뉜 듯 보였다.

그러나 아무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시끄러워도 함께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어 행사들을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내 고향은 경남 창녕군 영산면인데, 그 곳은 삼일독립운동이 파고다 공원에 이어, 두 번째 일어났던 고장이다.

어릴 적부터 보아 온, 삼일민속문화제는 온 주민들이 합심하여 하나로 뭉쳤다.

어른이나 아이나 남녀노소 다 같이 즐기며,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축제였다.

이제 우리의 전통을 이어받아, 인사동 주변에서 벌어지는 삼일독립운동 기념행사부터 하나로 통합하자. 


'종로구청'의 '남인사마당'축제와 '광복회'의 추념식, '범민단'의 기념대회를 하나로 묶어,

의미와 재미를 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화합의 자리로 만들어보자.

광복회범민단의 공동주최로 종로구가 주관하고, 보훈처가 후원하는 식으로 추진하여,

전 시민이 함께하는 삼일절 행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삼일독립운동에 온 몸 바쳐 희생한, 순국선열 보기 부끄럽다.

 

사진,/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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