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무렵, 별 볼일 없이 인사동에 나갔다.
주말은 봄나들이 나온 관광객들로 붐빌 것 같아 금요일을 택했는데,

포근한 봄 볕 탓인지 거리가 유난히 정겨웠다.

유치원 어린이들의 재잘거림도 여기저기 들리고,
장대만한 흑인이 피에로처럼 머뭇거리는 모습도 만났다.
‘이즈갤러리’ 건물은 한국화가 김현정의 전시 광고로 뒤 덥혀 있었다.
4개 층 전관을 한 달 가까이 빌려 ‘내숭놀이공원’이란 전시이벤트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인사동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예스러움은 만날 수 없었다.


한 때, 80년대 인사동 낭만을 풍미한 민병산, 천상병, 박이엽선생의
동상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된 적이 있었다.

‘아라아트’를 운영하는 김명성씨가 사재를 들여, 벤취에 앉히거나
골목 어귀에 세우기 위해 조각가 최옥영씨에게 맡겨 시안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그 뒤 김명성씨가 빚더미로 벼랑에 내몰리며 보류되고 만 것이다.

그 프로젝트를 서울시에서 물려받아 재추진하는 방법은 없을까?
지금 국적불명의 관광지가 된 인사동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물꼬를 터야한다.
인사동만의 문화와 풍류를 위한 다양한 사실적 스토리텔링이 절실한 것이다.
그 분들의 동상을 만들어 앉혀, 인사동 거리분위기부터 바꾸어보자.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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