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제를 맞은 지난 23일, 이계익선생을 추모하는 모임이 인사동 한마당에서 열렸다.


추모의 밤에는 친구 분이셨던 송대현선생을 비롯하여 한소라, 구중관, 이만주,

노광래, 권영하, 노광희, 최선옥, 지 윤, 박해환, 양장근, 윤강욱, 김주현, 고일영,

김가중, 정태만, 편근희, 신현수씨 등 평소 고인과 가까웠던 30여명이 모였다.

 

한소라 관장이 마련한 이 추모의 밤은 몇 시간 전에서야 연락받아 알았다.

이계익선생의 49제라기에 일을 미루고 달려갔는데, 마치 연회장 같았다.

한 쪽에서는 구중관씨가 와 계셨고, 그 옆엔 곽대원씨와 배성일씨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무대 중앙에 내가 찍은 사진들이 스크린에 비쳐지고 있었다.

소천 하셨을 때, 부음과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기록들을 30여장 간추려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걸 보여주고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백 마디 말보다 선생을 추억하기야 좋겠지만, 당연히 허락을 받아야했다.

연락했더라면 좋은 일에 거절할 리 없다. 오히려 원본이미지를 빌려 줄 수도 있었다.

퍼가지 못하게 잠가 논 걸 해제시켜 말없이 퍼갔다면, 이건 도적질이다.

 

그리고 주인이 나타났으면 뒤늦게나마 양해를 구해야 한다.

무대에서 숱한 이야기를 했으나, 사진 출처까지 밝히지 않는 게, 더 이상했다.

알고도 모른 체 하는지 모르겠으나, 진짜 죄의식을 못 느낀다면 더 큰 문제다.

 

그 자리에서 따질 일은 아닌 것 같아, 사진하는 김가중, 정태만씨와 막걸리만 마셨다.

이계익선생의 생전 모습들을 보니, 지난 생각에 눈물만 나더라.

 

이만주씨의 사회로 차례대로 불려나가 시낭송이나 생전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평소 즐기신 음악들을 연주하며 선생을 기리는 추억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나도 불려나가 봄날은 간다한 곡 불렀다.

 

사진,/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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