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장흥의 사진가 마동욱씨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시장 계약하러 인사동에 가야하니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날은 김정헌씨 전시오프닝과 겹쳤으나, 한 시간 늦추어 오후7시로 정하고,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열리는 김정헌씨 전시장부터 들렸다.

그 깊은 골짜기에 반가운 분들이 엄청 많이 모였더라.

그 분들 만나 사진 찍으랴, 작품 보랴, 술 마시랴, 혼자 바빴다.

 

통풍으로 술을 자제하려 했으나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급히 몇 잔 먹었더니, 대번 취해버렸다. 아예 술잔을 들고 다니며 사진 찍었다.

뒤풀이에서 한 잔 더하고 싶었지만, 머뭇거릴 겨를이 없었다.

급히 인사동 약속장소로 달려갔더니, 사진가 전민조씨와 엄상빈씨도 와 있었다.

늦어 미안함도 잠시뿐, 뜻밖의 반가움에 횡설수설했다.

 

된장 비빔밥집 툇마루로 자리를 옮겼다.

마동욱씨는 615일부터 일주일간 토포하우스 전시계약을 했다고 했다.

하늘에서 본 장흥이란 주제의 사진전이라는데, 드론으로 촬영하였단다.

시골양반이 첨단을 걷고 있었는데,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에 섞어

밥 비벼먹으며 반주도 한 잔 곁들였다.

 

귀천으로 자리를 옮겨 모과차와 커피도 한 잔씩 시켰다.

술이 취해 생각 없는 말들을 마구 지껄였으니, 왜 실수를 하지 않았겠나.

술 못 끊듯이 버릇도 고쳐지지 않았다. 그냥 죽는 수밖에...

뒤늦은 자책감에 더 이상 자리할 수 없었다.

마누라 핑계대고 도망쳐, 독주를 퍼 마셨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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