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정든 사람은 오간데 없고, 야멸찬 돈 기운만 넘실댄다.
오래전 이생진 시인이 ‘관인방의 仁과 대사동의 寺가 만나 인사라 했으니,
거기 가거든 반갑다고 인사나 하라지만, 인사 할 구멍이 없다.
낮선 문화가 뒤죽박죽되어, 정 나눌 곳이란 아무데도 없다.

한복 입은 외국인과 양복 입은 한국인으로 국적도 없다.
인사동에 과거는 사라지고 현재만 있을 뿐이다. 
가난한 시인은 뒷골목 술청에서 휘청거리고,
화가는 돈 들여 빈 공간 메워주느라 기진맥진이다.

이제 인사동의 구닥다리들은 물러나야겠다.
젊은이들이 새로운 인사동 문화를 만들도록 도와주자.
천상병선생을 비롯한 예술가들의 풍류는 전설로 남겨두고,
살아있는 새로운 사람이야기로 채우자.

대통령과 젊은이들의 찻집 이야기도 꾸미고,
연예인들의 데이트나, 젊은 예술가들의 영혼을 담아내자.
따끈따끈하고 구수한 사람이야기로 다시 세우자.
세월 따라 문화도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인사동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찾자.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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