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밤늦게 술 마시고 집에 가다보면 즐거운 일도 종종 만난다.
돈 냄새에 인사동이 싫어도, 옛 친구들 만 날 수도 있고, 아직은 인사동 낭만이 남아있다.

인사동 밤안개 여운이도, 민족 머슴 용태도, 양아치 영수도 다 가버렸지만,
그래도 술집 풍류는 남아 있더라. 여운이가 자주 간 섬에는 ‘유목민’이 남았고,
용태 남은 자리는 ‘풍류사랑’이 있는데, 영수 자리만 오간데 없네...

다 부질없는 세상, 혼자 취해 밤 늦은 인사동 거리를 허우적거리며 나오니,
외국인 넷이 연주를 하는데, 무슨 곡인지도 모르면서 신바람 나 엉덩이를 내 둘렀다.
왠 외국여자도 덩달아 엉덩이를 흔들며 파랑새 한 장을 돈통에 집어넣었다.

이제 인사동을 즐기는 주인공이 바뀌었으니, 그 들이 인사동사람들이다.
밤늦게 가끔 인사동에서 연주하는 것으로 보아 여행객은 아닌 것 같았다.
직업으로 하는지, 노는 게 좋아 하는 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연주하였다.

인사동의 밤은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과 함께 저물어 가고 있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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