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석 사는 장경호씨가 성신여대 부근으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이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지난겨울 내내 들었으나, 마땅한 집이 없었던 모양이다.
돈만 있으면 왜 집이 없겠냐마는 적은 돈으로 큰 작업실을 구하려니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이사한 집은 두 달 후에 철거되는 집이라 곧 비워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철거될 집으로 이사 했는지 모르겠으나, 어지간히도 급했던 모양이다.

광화문촛불집회가 막을 내리며 한 동안 연락이 없었는데,

이사 짐 옮기느라 힘들었는지 일주일 넘게 몸살을 앓았다고 한다.

그동안 끼니는 어떻게 챙겼 먹었는지, 보나마나 비디오다.

평소 밥처럼 먹어 온 커피우유만 쫄쫄 빨며 더러누웠을 텐데,

독거의 서러움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지난 일요일엔 모처럼 인사동 나왔다는 전화가 왔다.
‘툇마루’에서 만나 막걸리 한 잔 했는데, 입맛이 없었던지 게장을 안주로 시키더라.
빨리 그려야 할 그림 걱정부터 했으나, 작업실이 확정되어 정착하는 게 더 급해 보였다.

거처가 인사동과 가까워 15분 만에 올 수 있다지만,

술 마시는 시간은 절약될 수 있겠으나, 작업에는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다.

빨리 작업실이 정해져 그림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그 날은 개털 두 사람이 마셔 비상금을 꺼냈으나, 기어이 자기가 내겠다고 우겼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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