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후6시 무렵, 인사동에 나갔다.
‘나무화랑’에서 열리는 이흥덕씨 ‘지옥철’을 보고, ‘서울아트가이드’4월호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꾸물대다 허탕 쳤다. 도착하니 오후 여섯시가 지나버렸는데, 전시는 일정이 남았으나 책이 급했다.
인사동인근 갤러리의 전시일정을 스캔하여 월초마다 알려왔기에, 내일 다시 나와야 했다.

이틀에 걸쳐 두 차례나 인사동 거리를 돌았지만, 왠지 낯설어 보였다.
사람도 낯설지만, 내 기억의 풍경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전시장에서 본 이흥덕씨 드로잉 ‘지옥철’에서도 인사동이 연상되었다.
그의 그림들은 인간의 은폐된 폭력성에 의한 살벌한 사회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인성의 황폐함을 느끼게 하는 현대판 지옥도였다.

마치 이야기 하듯 풀어가는 그림들은 이기적인 인간 군상을 풍자했다.
인간의 불안의식과 저항성이 화면 곳곳에 꿈틀거렸다.
돈과 물질문명에 의해 망가진 인간성과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미술평론가 김진하씨가 쓴 전시서문 한 구절을 옮긴다.


“이흥덕의 시선은 철저하게 관찰자로서의 전지적 시점이다. 또한 시간성은 늘 현재다.
과거와 미래가 아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과 현실, 거기에 반응하는 심리도상인 형상들은 즉물적이다.
(중략)
그 화면에는 작가의 주관적 감정의 축소와 객관적 심리(불안)의 증폭이 반영하는
우리시대 평범한 소시민들의 일상적 초상이자 전형성이 오롯이 드러난다.”









‘나무화랑’기획전 이흥덕의 ‘지옥철’은 4월28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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