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강기희씨의 장편 우화소설 원숭이 그림자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8일 오후5, 정선문화회관 3층 공연장에서 원숭이 그림자출간을 기념하는 문학콘서트가 열린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으나 제초작업을 하다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땀을 흘려 안경을 잠시 벗어두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문학콘서트가 임박해 안경도 없이 출발해야했는데, 시야가 불투명한 몽환적인 상태에 빠져야 했다.

정선문화회관에 도착하니 강기희씨는 책에 서명하느라 바빴고, ‘도서출판 작가의 편집인인 이승철시인의 모습도 보였다.

객석에는 서덕웅, 김정숙, 유진아, 전상현씨 등 반가운 분들도 보였다.

 

배우 맹봉학씨를 비롯하여 아리랑 소리꾼 이현수, 명상음악가 신기용, 섹스폰 연주자 최병용씨 등 여러 분이 출연하여 토크쇼와 다양한 음악으로 무대를 꾸몄으나 객석엔 빈자리가 더 많았다. 서울의 박희호시인, 구례의 김해화 시인, 대전의 신기용씨, 양구의 유명선 시인, 산청의 이시랑 시인, 주문진의 이윤길, 윤병주 시인, 동해의 박금란시인 등 타 지역에서 참석한 문인들이 그나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배우 맹봉학씨와의 대담에서 작가 강기희씨는 소설 제목인 원숭이는 일본을 말하고, 그림자는 친일파를 뜻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정선 출신의 강기희씨는 1998문학21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장편소설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 ‘도둑고양이’,

개 같은 인생들’, ‘연산등을 펴낸 중진작가다.

강기희씨의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이 우화소설은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도 했는데, 연재 당시 박근혜 정권의 출범에 얽힌 세간의 비밀과 이후 소통 부재의 통치 행태에 대해 신랄한 풍자로 일관하여 작가에게 필화사건이 염려될 정도로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원숭이 그림자서평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정독하였던 것은 4·13 총선이 끝나고 전국적으로 그 결과가 개표 방송되던 날 밤의 일이었다. 그 전까지 나는 이 소설 속의 이야기를 그것이 아무리 풍자라 하여도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지형과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시민혁명과도 같은 그날 밤의 개표방송을 보며 나는 이 소설이야말로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집어낸 강기희 방식의 풍자이며 강기희 방식의 패러독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강기희는 이렇게나 정확히, 소설가라기보다는 한 시대의 예언가처럼 오늘 날의 정치현실을, 그리고 그런 소통부재 방식의 세상 지배가 어떤 역풍을 맞을 것인지 이 한 편의 소설로 소름이 돋도록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읽고 나면 모두들 나처럼 강기희의 예언적 풍자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숲의 평화를 기원하게 될 것이다.”

 

작가 강기희씨는 순정의 절규를 외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날카롭게 현실을 꿰뚫어 보는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다.

 

문학콘서트가 끝난 후, ‘가마골순대집으로 자리를 옮겨 뒤풀이를 가졌다. 많은 분들과 어울린 즐거운 술자리가 이어졌는데, 군청에 근무하는 전상현씨로 부터 오늘 밤 정선지역에 음주단속이 진행 중이니, 모두들 차를 두고 가라는 전갈이 있었다.

내가 사는 만지산골짜기까지는 대리운전이 불가능해 부득이 강기희씨 집으로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정선에서도 한 시간이나 걸리는 단임골로 많은 분들이 자리를 옮겼다.

 

단임골 집은, 한 때 박성범, 신은경 커플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꿈의 궁전이었다. 강기희씨는 오래 전 누전에 의한 화재로 자신의 집을 몽땅 불태워 버린 적이 있다. 집뿐 아니라 책이며 옷이며 살림 전부를 불 태워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한 빈털터리가

되었으나, 다행히 남의 집이긴 하지만 단임골의 아름다운 저택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오래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탓에그의 작업실로 장기간 빌려 쓰게 된 것이다.

 

그 깊은 산골의 별장에서 벌어진 주연은 밤늦도록 이어졌다. 신기용씨의 기타연주와 최병용씨의 섹스폰 연주를 비롯한

노래 소리가 산골짜기를 울렸는데, 술이 취해 또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내가 금지곡으로 지정했던 노동가 인천 성냥공장을 불러 분위기를 깬 것이다. 얼마나 술이 취했던지, 카메라 렌즈에 막걸리가 튀어도 모르고 있었다. 안경이 없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림짐작으로 찍었는데, 그 이튿날 사진을 보니 마치 연초점 필터를 낀 것처럼 뿌연 사진이 많았다.

아무튼 강기희씨의 출판기념회 덕에 코가 비틀어지도록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원숭이 그림자출간 기념 문학콘서트는 정선과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열린다.

오는 16(목요일) 오후6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다목적 홀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 많은 참석을 바란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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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6번 출구에 인사동의 갖가지 기억들을 백자 타일 150장에 담은 도화벽이 있다.

'인사동 풍물에 류를 더하다" 란 서울시의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는데,

벌써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도화 벽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나, 기념사진 찍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날로 찾는 이들이 늘어, 이제 인사동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3일 이곳을 지나치다, 인사동을 자주 오가는 시인들의 낙서 조각들을 주워 보았다.

인사동에 현대시학사무실을 두었던 정진규시인의 나의 골목이란 글도 보였고,

이재무시인의 "인사동은 추억의 출구이자 입구", 그리고 “인사동 봄날을 노래한 이승철시인의 글도 있었다.


인사동은 고장 난 피아노의 건반 속 같다음유시인 송상욱씨의 인사동요

귀천의 목순옥 여사가 떠나는 꽃길을 엮은 김명성씨의 시도 찾았다.

 

인사동은 문화예술인들의 숨구멍이고, 남도 바닷가의 찰지디 찰진 개펄이라

김여옥시인의 낙서를 보며, 잠깐 생각에 빠져들기도 했다.

그 찰진 개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비쳐졌기 때문이다,


나의 천상병선생사진을 비롯해, 박재동, 여 운 등 많은 이들의

붓길 흔적들이 가슴에 그리움만 쌓이게 했다.

사진, / 조문호


















‘다리밑 집’은 인사동에서 제일 작은 대폿집입니다.
본래는 콧구멍만 구멍가게였는데, 2년 전부터 술집으로 바뀌었지요.
이름도 없이 그냥 ‘다리밑 집’이라 부릅니다.
왜냐하면 낙원상가 악기점으로 올라가는 계단아래 터를 잡았거든요.
테이블이야 2개뿐이지만, 비집고 앉으면 열 명이나 앉을 수 있을까요.
감자부침이나 닭똥집 맛이 귀가 막혀, ‘통인’ 김완규씨가 단골이랍니다.

지난 15일 오후 길가다 들렸더니, 김완규씨와 건축가 김동주씨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반갑기도 하지만, 김동주씨와는 오랜만이라 자리에 눌러 앉았습니다. 

술자리에서 관우 김완규씨의 부친 인제 김정환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업을 아들에게 넘겨주고 나니, 친구 분께서 큰 일 난다며 우려 했답니다.
사실 친구와 술을 좋아하는 관우는 밤새도록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는데.
부친께서 “난 아들을 믿는다”는 말에 정신을 차렸답니다.

지금은 김완규씨가 아들에게 사업의 일부를 넘겨주었는데,
아들 역시 부전자전이라 술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부친에게 배웠던 “난 아들을 믿는다‘는 말을 하긴 했으나, 걱정이랍니다.

다른 약속 때문에 술을 급하게 마셨더니, 대번 취해버렸습니다.
먼저 일어났으나 몸이 비틀거렸습니다. 흔들려도 기분은 좋지요.
화가 장경호씨가 기다리는 ‘유목민’으로 가며, 인사동거리를 찍습니다.
지나치다 ‘사동집’ 주인장 송점순씨를 만나 윙크도 보냈고요.

‘유목민’에는 장경호씨와 강행복, 이승철씨가 술을 마시고 있더군요.
이번에 나온 이승철시집 “그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도 받았습니다.

"사랑도 먹어야겠지만, 밥도 먹어야 살지요!"


반갑기는 했으나 이미 취해 더 마실 수가 없는데다,
사진에 거부감을 보이는 어느 여인네 히스테리에 도망쳐야 했습니다.
문제는 지하철에서 잠들어 한없이 끌려갔다는 것입니다.

“아이구! 내 팔자야~”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6일 조준영 시인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인사동에 나갈 일이 있는데, 얼굴 한 번 보자는 전화였다.
요즘 통풍이 도져 다리가 절리지만, 오랜만이라 ‘유목민’으로 찾아갔다.
그 곳에는 시인 이승철, 김이하씨와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운성씨가

먼저 자리하고 있었는데, 골목을 지나치는 곽대원씨를 만나기도 했다. 

술자리에 앉았지만, 술을 마시지 못해 안주만 축내야 했다.
조준영씨가 "집에 책이 너무 많아 다른 곳에서 보관한다"는 말을 꺼냈다.
정년퇴직하면 인문학강좌도 열며 조그만 마을도서관하는 게 꿈이란다.
캐나다에 교환교수로 갔다 귀국할 때도, 헌 책만 잔득 사왔다.
다른 사람들은 그곳에서 사용하던 자동차까지 가져 오는데,

돈 되는 물건은 제켜두고 책만 가져 온 것이다.

그때 검색대에서 했던, 공항직원의 말이 재미있다. “건강하게 사시네요”

뒤늦게  행위예술가 무세중선생과 무나미씨도 오셨다.



사진, 글 / 조문호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백남기씨 쾌유를 비는 3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열렸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소요문화제에는 약 팔천 명 정도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소요가 무엇인가? 사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들고 일어나 술렁거림이라고 적고 있다.

경찰이 물대포로 백남기씨를 사경에 빠트린 그 사건에, 소요죄를 적용한다는 데 따른 저항으로 '소요문화제'라 했다.

 

시민들은 지내들 입맛대로 갖다 붙이는 엉터리 법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모두들 탬버린, 부부젤라, 막대풍선, 호르라기 등을 가져와 소란을 떨어 제켰다.

심지어는 양은그릇과 숱 가락을 가져 나와 두들기기도 했다.

잘 못된 법을 조롱한 것이다.

 

그리고 복면시위법을 비웃으며 가면을 쓰고 나온 분들도 많았다.

평화롭게 진행된 소요문화제를 사법처리하겠다는 등, 정권은 선량한 국민을 범법자로 내 모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다시 유신독제로 돌아가는 것 같은 살벌한 시국이다.

 

박석운 민중의 힘대표가 단상에 올라 부마사태 소요죄를 적용한 박정희는 심복에 살해됐고,

광주시민들에게 소요죄를 적용한 전두환은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이 날의 행사에도 백기환선생과 신학철, 장경호, 하태웅씨 등 여러 명의 지인들이 끝 까지 자리를 지켰다.

비록 그 분들만이 아니지만, 왜 이 추운 날씨에 시멘트 바닥에 앉아 생고생을 해야 하는지 마음이 아팠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현실이 더 암담했다.

 

행사를 마치고, 청계로를 거쳐 백남기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거리행진이 시작되었다.

청계로를 막 지날 무렵, “노동악법 중단하라는 구호에 맞서 시위를 중단하라는 조그만 소리가 들려왔다.

청계천을 산책하던 70대 노인이 비아냥거리듯 한 말에, 옆에 있던 할멈이 옆구리를 찌르니 말꼬리를 감추었다.

시국을 잘 못 인식한 저런 분 때문에, 박근혜가 더 기고만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국민을 이렇게 양분시켜 놓고, 놀 것인가?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집에 갈 수가 없어, 인사동 유목민에 들렸다.

시위현장에서 만났던 장경호, 하태웅씨와 술 한 잔 했다.

뒤늦게 배인석, 이승철씨가 합류했고, 채현국선생과 정선의 전상현씨를 만나기도 했다.

술 자리에서, 소모적인 시위에서 벗어나 마지막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냥 "묵시(默示)"로 가자 

백 명이고 천명이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모두 모여, 식음을 전폐하자.

병원으로 실려 가던, 화장터로 실려 가던, 끝 장을 내자.



사진,/ 조문호














































 

 

 

 

 



                                                                                                          이승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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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거리를 어슬렁대다 산돼지 같은 낮 익은 사람 하나 만났다.


바로 시 쓰는 이승철씨였다.


이 사람은 울 애편내랑 고향과 나이까지 똑 같은데다,

지는 글판에서 나는 사진판에서 실속없이 넘 밑 구중 닦는 일을 많이 했다.

다만 지는 시를 잘 쓰는데, 나는 사진을 잘 못 찍는 게 문제다.


사람이 말문이 막히면 나오는 소리를 반복한 노대통령 추모시를

비롯한 많은 그의 시편들은 얄미울 정도로 좋다.

 

그런데 인사동 모두의 애인이었던 미녀 마담을 보쌈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 시인은 펄쩍 뛴다. 조용히 사는 그녀가 알면 살아남을 길이 없단다.

그래서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이다.


이 사진들은 지난 22일 찍었는데, 사진보따리 푼 데를 몰라 늦게 올렸다.

그 날 김명성씨도 만났고, 이인섭선생도 만났다.


사진, 글 / 조문호



















강민선생의 시선집 ‘외포리의 갈매기’출간을 축하하는 모임이 지난 7월14일 오후6시부터 인사동 ‘노마드’에서 있었다. 그동안 시인들과의 출판기념회 자리는 몇 차례 있었지만, 인사동유목민 가족들을 위해 특별히 제안했으나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불참한 분이 더러 있었다.

 

함께 하신 분은 강 민선생님을 비롯하여 이행자, 전활철, 장경호, 조경석, 정영신, 이청운, 이승철, 조준영, 김상현, 김명성, 노광래, 공윤희, 권두현, 이명희씨가 참석하여 시집출간을 축하하며 시낭송의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이계익선생과 소설가 이단원씨를 노광래씨가 모시고 와 뜻 깊은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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