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은 사진가 정영신씨와 함께 김수길씨 사진전이 열리는 인사동 ‘나우갤러리’를 찾았다.

전시장엔 사진가 김수길씨와 민병제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영신씨의 작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작품들을 살펴보니 마치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고분의 벽화를 대하는 듯 했다.

리얼리티보다 미적 요소들이 두드러진 사진 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내포되었으나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여러 장의 필름이 겹쳐진 추상적인 이미지는 오래된 희미한 기억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작가의 사적인 기억에서 비롯된 문제의식이 때로는 낯설기도 하지만, 작가의 사색적 고백처럼 다가왔다.






10여 년 동안 같은 작업만 반복해 온 김수길의 '시간 지우기'는 개인전만도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 그의 사진을 접했을 때는 비 사진 적이라는 느낌이 앞섰으나, 이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의 한 형식임에 틀림없었다.

중첩된 각각의 필름마다 기록된 시간과 특정 장소가 존재하고 있으니, 한 장소에 대한 작가의 기억이 구체화된 것 아니던가. 

그러나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보기가 주저해 지는 것은 사실적인 기록성보다 미학적 관점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는 사진을 하기 이전에 음악과 영화에 심취했고, 미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작가였다.

그러하니 기록적 관점보다 미학적 관점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어쩌면 자연스런 결과로 여겨진다.





욕심 같아서는 사진에 저장된 구체적인 기억의 데이터가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월과 함께 작업이 농익게 되면 모든 걸 초월할 수 있는 그만의 시각언어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는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같은 장소를 시기별로 찾아다니며 변해가는 공간을 기록하였다.

사라져가는 도시의 단면을 한 편의 영화처럼 엮어내고 있다.





그의 작업을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감성이라 못 박을 수 없는 것은 엄연한 기록적 현실이 존재해 있고,

그 일련의 작업은 작가의 고뇌와 삶의 파편들이 응축된 데이터베이스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로지 한 눈 팔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를 고집해 온 '시간지우기' 작업은

누가 뭐래도 김수길표 기록법이며 이야기법이다.






지난 14일 오후5시에 가진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는 사진인보다 인사동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영준씨의 시 ‘사육된 비둘기’가 기타 음율에 실려 낭송되기도 했다. 






이순심 나우갤러리 관장을 비롯하여 소설가 배평모, 시인 이영준, 김낙영, 화가 장경호, 김 구,

무용평론가 이만주, 유카리관장 노광래, 사진가 권양수, 인사동을 사랑하는 공윤희, 유진오,

이일용, 민병제, 손인수씨 등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며 전시를 축하했다.

‘유목민’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나누었다.


김수길의 '시간을 지우다'전은 인사동 '갤러리 나우'(02-725-2930)에서 21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사진가 박진호씨의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전이 지난 6월1일 오후6시,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렸다.


이 날 개막식에는 사진가 박진호씨를 비롯하여 이순심관장, 박재호, 장일암, 류은규, 양재문, 김영태,

황규범, 노연덕, 신혜선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전시를 축하했다.

박진호씨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서울예전에서 사진을 배웠다.
홍대 산미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공부한 후, 1992년‘아노미’전을 시작으로 아홉 차례의 개인전과

한국사진의 수평전 등 많은 단체전에 참가했다. 무엇보다 강하게 인식된 작업은 첫 전시‘아노미’였다.
자신의 신체를 복사기로 형상화해 존재 자체를 확인한 작업이었다.

기계적 복제나 다름없는 인간적 고뇌를 표출한 것으로 당시로서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 외에도 ‘어쩌다 느낀 작은 슬픔이 있을 때’ 같은 시적 이미지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달의 흐름을 자유자재로 움직인 사진이다.
 
이사진들은 70-200mm 망원으로 스트레이트하게 찍은 사진인데, 촬영 기법과 노출 데이터를 찾기까지 7년이 걸렸고,

촬영기간은 무려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 긴 시간동안 생각을 숙성시켜 온 것은 자유로움을 꿈꾸었다는 것,

좀 더 경쾌한 삶을 그리워했다는 것 그리고 50대 중반의 나이가 주는 주체적 사유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작업노트에서 달은 신(神)이라며, 자신도 모르는 신을 표현하려는 자체가 헛된 노력일 것이나,

신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었다고 적었다. 자연법칙을 벗어나고 우주원리를 이탈한 자유, 그런 인생을 바라지만,

너무 슬프다고 했다.
 
예술은 결코 감각만의 영역이 아니다. 끊임없는 생각과 회의 그리고 탐구에 감각이 더해져야 한다.

그 추운 겨울바람에 떨고, 여름 날 모기에 뜯겨가며 사진을 찍은 것은 오랜 기간의 생각과 회의에 따른 사유의 결과라고 한다.

그의 친구인 한양대교수 정재찬씨는 이렇게 전해왔다.
 
“그는 도도한 외로움, 고고한 슬픔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 저 제목은 교만도 유희도 아니다.

어쩌면 신 앞에서 응석을 부리고 싶거나, 눈물로 간구하고 싶지만 인간의 자존심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어찌 그를 이해하랴. 다만 거룩하진 않아도, 거짓되고 위선에 찬 신앙보다는 네가 참 되도다,

신이 말해 줄 것이다, 라고 믿을 뿐이다.”
 
난,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지 사진평론가는 아니다.
그래서 박진호의 사진을 보며 느꼈던, 지극히 주관적인 단상들을 말할까 한다.
 
보통 달을 찍으려면 장시간 노출을 주어 달의 궤적이 한 줄로 이어지는데, 이 사진들은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해,

마치 춤추는 달처럼 넘실댄다. 달을 소재로 택한 것은 사진으로 시를 쓰겠다는 이야기다.
 
달을 생각하니, 죽은 울 엄마가 제일먼저 떠오르고, 둘째는 이백선생이 생각나더라.
왜? 울 엄마가 생각났냐면, 살아생전 즐겨 부른 노래에 달이 나오기 때문이다.

노래 제목은 모르지만, 반세기가 지나도록 그 노래가사들이 잊혀 지지 않더라.

첫 소절이 “구름 속에 달빛만 엉큼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당신의 마음도 검구려”로 시작된다.

자연에 빗댄 사랑의 마음을 어찌나 은근하게 풀었는지, 노래가사가 바로 시였다,


즉 박진호의 사진 메시지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라는 시였다.

자연과의 사랑 노래, 아니 달과의 아주 애로틱한 사랑 그 자체였다.

두 번째 떠 오른 이백 선생도 달과 인연이 너무 깊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백선생께서도 자연을 신이라 했다
“독작(獨酌)”이란 시를 한 번 읽어보라.

“꽃 사이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니
달이 찾아와 그림자까지 셋이 되었다
달도 그림자도 술은 못 마시지만
그들과 더불어 이 봄밤을 즐기자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하늘을 서성거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춤춘다
이리 함께 놀다가 취하면 서로 헤어지니
담담한 우리의 우정, 다음엔 은하 저쪽에서 만날까“

이 정도면 가히 신선이다. 스스로 귀양 온 신선이라고 하였지만, 현실은 못내 답답하고 아팠을 것이다.

자연을 벗 삼아 술로 한을 달래지 않았나 생각된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작가의 마음이 어렴풋이 읽혀지더라.

마치 붓글씨처럼 자유롭게 그어진 달의 흔적은 풍류에 앞서 작가의 의지 같은게 느껴지더라.
뒤틀린 현실에 가슴이 미어져, 자신이 몸 담아 온 사진판부터 바로세우고 싶었을 게다.

지난해에는‘최민식사진상’대상수상작 문제점을 제기하며, 친구였던 수혜자를 강력하게 비판한 일도 있었다.

그래서 신이나 다름없는 달을 마음대로 움직여,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 표출도 숨어 있을 것 같았다.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사람답게, 그리고 세상을 자유롭게, 재미있게 살라는 말 같았다.

바로 갑이 없고 을이 없는 대동 세상을 만들어, 신선처럼 함께 놀자는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전시는 14일까지 이어진다. (갤러리 나우 02-725-2930)


사진, 글 / 조문호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60*6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60*6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90*15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12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90*15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66*11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인사동을 우리나라 미술시장 메카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참 많다.
‘통인가게’의 김완규씨, ‘아라아트’의 김명성씨, ‘아리수’의 김준영씨 등 갤러리를

운영하는 분들은 물론이고, 장경호씨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과 기획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그 방법을 찾고 있다.

그 중 사진계의 한 사람으로는 단연 ‘갤러리 나우’ 이순심 관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대학에서 사진을 가리키다, 10년 전 인사동에 ‘나우’라는 이름의 사진전문 갤러리 문을 열었다.

교육자 경험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리뷰, 전시기획, 전시 카운슬링 등의 갤러리와 관련된 일도 열심이었지만,

사진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척박한 사진 시장을 타개하려 “아트 나우”의 작가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 해왔다.

그리고 해외 아트 페어 참여로 한국 작가와 사진을 알리는데 주력해 우리나라 사진시장을 형성, 확장하는데도 기여했다.

그 중 사진 대중화를 위해 벌인 ‘한 방에 한 작품 (ONE ROOM onE PHOTO)’ 캠페인은

여러 언론매체에 소개되며 대중의 호응을 받기 시작했고, 기업체를 비롯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도

사진작품에 대한 해외의 위상 사례를 들며 사진이 대중화에 다가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공적을 인정받아, 오늘 시상되는 제2회 ‘수림사진문화상’의 공로상도 받게 되었다.


지난 13일 거리에서 손님 배웅하는 그녀를 만나, 차 한 잔 하자는 권유에 전시장으로 따라 들었다.

차를 마시며, 사진가들의 중구난방식 작품가 형성과 일반인들의 사진에 대한 오해를 물었더니,

팔리지도 않는 작품에 가격만 높여 놓은 게, 사진 대중화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작가가 아무리 비싸게 불러도 소용없어요. 갤러리에서 거래된 가격이 기준이지요.

그리고 사진은 한 컷으로 수없이 프린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어요.”

그래서 판화처럼 작가마다 프린트 할 수 있는 에디션 넘버가 정해져 있다며 고객을 이해시킨다는 것이다.

 

아트마켓 확장을 위해 꾸준히 판로를 개척하며 인사동 미술시장 대중화 에 이바지하는

이순심관장의 수림사진공로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더 큰 발전 있기를 바란다.

 

사진,/ 조문호




 




 

따뜻한 햇살에서 따가운 햇살로 바뀌었던 지난 5월 21일은
오찬약속에다 만찬약속까지 겹쳐 온종일 인사동을 맴돌아야 했다.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사진 찍고 아는 곳을 방문했으나

낯술에 취해 실수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강 민선생님과 이행자시인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하였고,

인사동 거리에서는 만화가 박재동선생을 만났다.

 

도화가 오만철씨를 비롯하여 김 민씨, 김비아씨, 송정순씨의

전람회장에 들렸고, ‘갤러리 나우’와 ‘공아트’, ‘아라아트’ 사무실에

들려 이순심관장과 공창호씨, 전인미 감독을 각 각 만났다.

‘허리우드’에서는 김명성, 이상훈, 공윤희씨를 만나기도 했다.

인사동거리는 유랑 악사들과 초상화 그리는 이의 모습도 보였지만,

그렇게 바쁘지 않은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잡지는 못했다.
파리만 날리는 인사동 전시장과는 대조적으로, 그 많은 관광객들은

기념사진이나 찍으며 관광상품가게들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이게 일상적인 인사동의 풍경이니 머지않아 관광객도 줄어들게다.

그 관광객들이 물러나야 인사동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글 / 조문호

 

 

 

 

 

 

 

 

 

 

 

 

 

 

 

 

 

 

 

 

 

 

 

 

 

 

 

 

 

 

 

 

 

 

 

 

 

 

 

 

 



‘사진예술’ 발행인 이, 취임식이 있었던 지난 2일, 많은 사진가들을 만났다.
행사장인 코리아나호텔에서 한정식, 육명심, 전민조, 최경자선생과 같이 나왔으나
이내 뿔뿔이 헤어졌다.

육명심선생만 인사동까지 함께 하셨는데, "가까운 곳에서 차 한 잔 하자"며
박대조씨의 'Where do we go now'전이 열리는 ‘나우갤러리’로 올라 가셨다.

그 곳에는 행사장에서 만났던 이순심관장을 비롯하여 사진가 박하선, 박종우,
김현숙, 정면주 교수 등이 먼저 와 환담을 나누고 있었고, 나중에는 곽명우씨도 왔다.

때 만난, 육명심선생의 강의가 발동되었다.
내조를 잘 해주시는 사모님 이야기에서부터 근대사진사까지 거침없었다.
일전에 들었던 말씀이거나 아는 내용도 있었지만, 사진가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강의였다.

‘다큐멘터리사진은 무엇보다 설득력이 필요하다며 말씀을 끝내셨다.
사진가보다 사진교육자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사진,글 / 조문호

 

 

 

 

 

 

 

 

 



 

 

 

 

 

 

 

호주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의 자연풍광과 삶을 담은 호주 아웃백 사진전 개막식이 지난 8월27일 오후6시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렸다.

이 날 개막식에는 월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대사를 비롯하여 사진가 한정식, 김광수, 조문호, 김가중, 이순심 관장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호주의 붉은 심장부 ‘노던 테리토리’ 지역의 자연과 삶을 담은 전시작 28점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작가 11명이 촬영한 작품들이다.

일명 호주의 붉은 중심부라고 불리는 ‘노던 테리토리’ 지역의 Outback과 그 지역에 거주하는 호주 원주민 문화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다. 호주 북부 중앙에 위치한 지역으로 험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기존에 가졌던 호주에 대한 인상과는 달리 새로운 호주에 대한 탐험 심리를 불러일으킨다.

젊은 원주민 사진작가들이 삶의 환경을 세밀하고 진정성 있게 기록해, 그들의 문화와 삶의 모습에 한결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전시는 오는 9월2일까지 개최되오니 많은 관람 있기를 바랍니다.

 

 

 

 

 

 

 

 

 

 

 

 

 

 

 

 

 



한 공간에 작품 하나 '원룸원포토' 캠페인

"인사철 난 화분 상당수는 버려져…예술작품 선물은 평생 남는 것"

 

 

“기업 인사철에 사무실로 밀려드는 난 화분의 80~90%가 몇 달 만에 말라죽어 버려진다고 하더군요. 화분 하나당 평균 15만원 정도라고 하던데, 그 가격대의 예술작품을 선물로 보내면 좋지 않을까요?”

한 공간에 작품 한 점, 이른바 ‘원룸 원포토’(oneroomonephoto.com)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순심 갤러리나우 관장(사진)의 말이다. 원룸 원포토는 이 관장이 벌이고 있는 작품사진 보급 캠페인. 유명 사진작가 16명의 작품 50여점을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구성연, 임안나, 김용훈, 간지, 박대조, 전중호 씨 등 작품당 평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작가들이지만, 갤러리나우에서는 작품당 150~300점을 한정 제작해 7만~26만원에 판매한다.

“작가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작품 하나하나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작가들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는 일이거든요. ‘미술품 대중화를 통해 시장도 넓히고, 소비자들에게도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명분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홍익대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하고 성균관대, 경민대 등에서 30년간 학생들을 가르쳐온 이 관장은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인맥이 작가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관장이 이 캠페인을 구상한 것은 2009년 10월 갤러리나우에서 ‘세로토닌 전시회’를 기획하면서다. 당시 한 중학생이 “책상 앞에 이 그림을 걸어놓은 뒤부터 공부가 잘되는 것 같아요”라고 하는 말을 듣고,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인 이시형 박사의 조언으로 열었던 전시회였다. 예술작품을 보면 생기는 세로토닌이 생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대뇌 변연계를 활성화시켜 집중력·기억력을 좋게 한다는 데 착안했다.

이 관장은 ‘이발소 그림’을 예로 들어 이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어렸을 적 이발소 그림이 기억날 거예요. 대부분 먼지가 내려앉은 밀레의 ‘만종’ ‘이삭 줍는 사람들’이거나 붓으로 쓴 ‘오늘도 무사히’일 겁니다. 그때 그 이미지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지 않나요. 자녀들 공부방에 달력그림 대신 작가의 정신적 소산인 예술작품을 걸어두면 아이들에게 훨씬 더 좋지 않을까요.”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말 현대백화점 5개 지점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으로 시작했다. 최근 새로운 공동 주거형태로 조명받고 있는 셰어하우스 ‘우주’에도 공급됐고, 서울대 미술관과도 전시를 협의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500여점이 판매됐다.

 문의 (02)725-2930



[한국경제]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빌딩의 한 부분을 잘라 서울의 건물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재탄생
'원룸원포토' 문화 캠페인, 한정판으로 판매

 

 

거대한 빌딩들이 프레임을 꽉 채우고 있다. 건물들은 초 현대식이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가 강남 한복판에 세운 것이다. 어쩌면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건물들이다. 그 틈으로 새파란 하늘이 보인다. 흰 구름도 살짝 보이고 있다. 마치 두 건축물을 이어주고 있는 것 같다.

숨막히도록 커다란 빌딩 사이로 느닷없이 보이는 푸른 하늘과 구름은 샘물과도 같다. 메마른 도시 생활에 시원한 바람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편리하고 세련됐지만 차가운 도시에 생명이 존재하게 됐다.

사실 저 장면은 실재하지 않는다. 빌딩은 특정한 건물의 한 부분을 촬영한 뒤 정교한 디지털 작업으로 복제해 만든 것이다. 실제 건물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상의 빌딩이다. 작가가 빌딩의 한 부분을 잘라 모던한 서울의 건물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재탄생 시켰다.

빌딩 사이의 하늘과 구름도 작가가 만들어 넣은 것이다. 사진들을 모아서 작가가 의도하는 장면을 구성해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의 기록으로서의 사진'은 아니다. 작가의 생각을 알리기 위해 사진과 컴퓨터를 이용한 것이다.

 

 

 

순리(이순심)은 1974년 처음 사진과 만난 이후 현재까지 줄곧 사진 땅에 머무르고 있다. 1985년 대학원을 졸업한 후 지금까지 네번의 개인전과 경민대학교 전임교수,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상명대, 국민대학교에서 출강하는 등 25년여간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쳤으며 15년간 인테리어사진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이진포토스튜디어를 운영 했고 현재는 <갤러리나우>를 운영하고 있다. 컨템포라리아트에서의 미니멀리즘, 초현실주의 작품, 현대성을 지닌 매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

◆원룸원포토=사진을 전문으로 다루는 ‘갤러리 나우’가 사진작품의 대중화를 위해 초저가로 원작을 보급하는 문화운동으로 한경닷컴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사무실 교실 회의공간 가정 식당 복도 등 <1공간에 1작품>을 걸어 아름다운 생각을 품어보자는 취지다. 이사 승진 기념일 등에 선물용으로도 유익한 작품들이 선정돼 있다. 홈페이지(http://www.oneroomonephoto.com)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가격은 사이즈에 따라A타입(20*25, 17*25, 23*23) 7만원, B타입(40*50, 34*50, 45*45) 16만원, C타입(50*60, 40*60, 55*55) 26만원이다.

 

 

<순리(이순심) 작가약력>
1958년생
1985.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졸업
개인전
2012 < Frame City> (갤러리피치,서울)
2008 (갤러리 눈, 서울)
1999. 展 (新宿 Nikon Salon, 동경.)
1999. 展 (경인미술관. 서울)
1986. <이순심사진전> (한마당화랑. 서울, 현대화랑. 대전)

단체전
2012 KIAF (코엑스,서울)
2011 AHAF HK(JC만다린호텔, 홍콩)
2010 ART EDITION전 (벡스코, 부산)
2010 반고호 150주년기념 현대작가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010 서울 포토페어(코엑스, 서울)
2009 SIPA (서울, 예술의전당)
2009 <이 아름다운 세상을 부탁해_세로토닌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9 세로토닌전 (갤러리나우, 서울)
2009 서울 포토페어SPF(코엑스, 서울)
2008 SOAF (코엑스, 서울)
2009 전국사진교류초대전 (문화예술회관, 울산)
2008 화랑미술제(코엑스, 서울)
2008 <순간, 시간 그리고 시대>展(갤러리라메르, 서울)
2008 해인사,합천
2008 展 (아사람갤러리, 서울)
2007 KIAF (코엑스, 서울)
2007 <5028, 사람 그리고 景> (갤러리 이룸, 서울)
2006 <사진작가 보물전>展 (아트앤드림, 서울)
2005 <시간유희>展 (토포하우스, 서울)
2004 <나를보다>展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3 展 (갤러러 룩스, 서울)
2002 서울 판화미술제 2002 <사진특별초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2 대전시민회관기획초대 <大田 ? 色>展 (대전시민회관)
2001 대전시민회관기획초대 <大田 ? 間>展 (대전시민회관)
2000 대전시민회관기획초대 <大田 ? 風>展 (대전시민회관)
1998 <색동저고리>展 (동아갤러리, 서울)
1995 <우리자신의 이미지전> (삼성포토 갤러리, 서울)
1989 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 학회전
1986 4회 Nemo展 (대전시민회관, 대전)
1986 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 학회전(예술의 전당, 서울)
1985 3회 Nemo展 (대전시민회관, 대전)
1984 2회 Nemo展 (대전시민회관, 대전)
1983 1회 Nemo展 (현대갤러리,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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