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래면 70을 바라보는 늙은이 주제에, 일 생각 밖에 없다.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찍고 또 찍는다.

이젠 찍는 것 보다 사진 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쓰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그 버릇의 첫째는 필카에서 디카로 바뀌면서 부터다.

언제 우리가 필름 걱정 안 하며 이렇게 마음대로 찍은 적이 있었던가?

둘째는 다큐사진가 정영신을 아내로 맞고 부터다.

조가 잘 맞아, 오늘에 만족하고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가지, 나이 탓에 마음의 조급함도 있을게다.

하기야! 젊은 시절 친구들을 좋아해 너무 많이 놀았다.

늦게 철이 난 건지, 망령이 든 건지 나도 모르겠다.

 

서양화가 장경호씨가 술만 취하면 주문처럼 외는 말이 생각난다.

“대충 삽시다,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사진,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