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좀 하고 삽시다'

 

요즘 사진가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말이다.

지난 번 두 차례나 전시회를 가졌지만, 연락처를 몰라 사우들에게 알리지 못했는데,

모두들 만나기만 하면 ‘왜 연락하지 않았냐’는 추궁을 받는다.

 

사실 10여년 동안 사진계와 담을 쌓고 지냈다.

연락처를 아는 분으로는 이명동, 한정식, 육명심선생, 그리고 엄상빈, 조성제, 김상현, 이수만,

곽명우씨 등 열 손가락 안 밖이다.

사진 찍느라 장에 쫓아다니기도 바빴지만, 틈만 나면 인사동 가느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주소나 전화번호가 모두 바뀌었으니 전시안내를 받을 수도 없지만,

신문이나 잡지 한 권 사보지 않았으니 누가 어디에서 무슨 전시를 하는지 도통 모르고 지낸 것이다.

그러니 사우들의 연락처를 알아낸다 해도, 남의 전시는 가지 않으며 초대하기가 그래 생략했다.

그러나 장터작업을 마무리하고 나니, 앞만 보고 달린 게 후회스럽기도 하다.

그 오래된 인연들을 칼 같이 끊고 내 일에만 메 달렸으니, 이 또한 전형적인 개인주의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진전이나 사진 모임에 부지런히 다니며, 사진인들과 연락처 주고 받는게 일이다.
뒤늦게 사진잡지도 사보며 아는 분들의 전람회를 찾아다니는데, 모두들 죽은 사람 만난듯 반가워한다.

아! 이게 사는 재미 아닌가...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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