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전통문화축제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인사동 전역에서 펼쳐졌다.

주말을 맞은 12일은 거리퍼레이드와 개막공연으로 인사동거리가 흥청거렸고,

대취타와 풍물소리에 맞춘 길놀이 행열은 초가을의 인사동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은 들뜬 기분으로 개막공연이 이어지는

남인사마당으로 따라들었으나 공연장 좌석은 이미 자리 잡은 어르신들로 꽉 찼다.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공연장 주변으로 모여들었는데,

그만 개막식을 알리는 지루한 인사말들이 축제의 흥을 끊어버렸다.

아주 공식적인 국민의례에 이어 보존회장, 구청장, 구의회의장을 비롯한 내빈 축사까지 이어졌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지켜보았으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관광객들은

한 사람 두 사람 빠져 나가기도 했다.

 

어느 지역의 축제에 가든 개막식전 행사는 다 한다.

대부분의 축사들이 공치사에 불과해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모두들 참고 들어왔다.

이젠 방법을 바꿀 때도 되었다. 더구나 종로구는 정치일번지고 인사동은 문화일번지 아니던가

인사동부터 그러한 전례를 과감히 깼으면 한다.

많은 외국인들이 지켜보는 자리의 국민의례도 그렇거니와 지루한 인사말이란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돌아서면 아무도 그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젠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진행과정을 사회자에게 맡겨 무대를 재미있게 끌어가자.

공연 진행하는 중에 간간히 주최 측 인사들을 불러 박수를 쳐 주는, 생색내는 방법도 달리하면 된다.

공짜로 보여주는데 그것도 못 참느냐?” 랄지 모르지만, 그 돈은 다 국민들의 세금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깬 의식을 따라가지 못해, 매번 욕을 얻어먹는 것이다.

 

이날 공연은 박기덕 아나운서의 사회로 한복패션쇼와 광개토사물놀이예술단의 사물놀이,

국악소녀 송소희양의 소리, 그리고 가야금병창 등 볼거리 풍성한 잔치마당이 되었다.

특히 박지현 디자이너의 수려한 품격 뒤에 숨은 화려한 유혹이란 한복패션쇼는 짱 이었다.

궁중의상과 양반 및 기생한복, 그리고 전통한복을 응용한 웨딩한복, 파티한복, 어린이 퓨전한복에

이르기까지 새련미 넘치는 의상들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밖에도 도자기, 목 가구, 유물 등을 보여주는 내안의 겨레 얼이란 인사고미술잔치,

표구제작체험, 전통음식체험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인사동 곳곳에서 펼쳐졌다.

 

인사전통문화축제를 더욱 빛내려면, 앞으로 쓸데없는 공치사는 생략하자.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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