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그리움을 불러내는 김기찬선생의 골목안 풍경은 대부분 흑백사진이다.

흑백이 깊고, 고즈넉한 맛은 있지만, 사실은 컬러사진이 더 사실적이다.

그런데, 김기찬선생의 골목안 풍경에 화려한 컬러사진도 있었다.

 

두 번째 골목안 풍경사진집으로 열화당에서 펴냈는데,

좀, 촌스럽게 보이면서도 또 다른 맛이 있다.

색깔들이 전체적으로는 질박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우리의 일상과 잘 맞아 떨어진다.

아마 흑백사진이었다면, 숨어버렸을 것들이 드러난 것이다.

 

울긋불긋한 골목의 정겨움이 생각나 책을 찾았더니 서재에 없었다.

정선에 두었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마침 도서관에 갈 일이 있어 찾아보았지만, 도서관에도 없었다.

사료적 가치는 물론, 대중 인지도까지 높은 골목안 풍경이 없다면,

다른 사진집은 보나 마나다.

 

글보다 더 사실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집이 공립도서관에 없다니, 기가 막혔다.

이건 분명 도서구입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일은 사진인 들이 뜻을 모아 시급히 시정해야 할 문제다.

 

도서관에서는 필요한 사진집을 신청하면 비치하겠다니,

사진인들은 수시로 도서관에 들려 사진집을 신청해,

비치하게 만들자. 그건 우리 사진인의 권리니까... 

 

간신히 이십년 전, 편집장으로 있을 때 만든, ‘삼성카메라클럽회보에 실린 작품3점을 찾아냈다.

이 사진들은 삼성포토패밀리’ 96년 가을호에 게제 된 김기찬 작품선에서 옮겼다.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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