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고 고풍스러웠던 옛날의 인사동이 그립다.
사람 정은 각박하고 거리는 복잡해졌지만, 시대적 변화를 어쩌랴?
모든 것이 세상이치대로 세대 교체되어 갈 뿐이다.
현실을 받아들여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요즘 인사동 거리에서는 불특정인을 안아주는 프리허그(free hug)가
성행하는데, 그게 정 나눔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젊은이들과 속내를 터놓고, 한 번 소통해 보고 싶다.
세월의 무게가 켜켜이 쌓인 고미술과 골동품가게, 화랑과 필방,
표구점들이 옹기종기 모였던 인사동도 세월따라 많이들 변했다.
이젠 관광 상품 파는 잡화점이나 군것질 매장들이 더 많아졌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내국인 보다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다.
사람이 사람에 치이는 게걸음 행렬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표정은 활기차다.
분위기도 박물관적 정적 이미지가 아니라 살아 꿈틀대는 동적이미지다.
그리고 옛 시절의 낭만과 향수를 깔고 앉은 골목들도 아직 정겹다.
다만, 인사동을 드나드는 예술가들을 쉬 만날 수가 없고,
함께 어울릴 만한 대폿집이나 공간들이 없어 그렇지...
연휴를 맞은 지난 5월 4일, 한 시간 가량 인사동을 떠 돌았지만,
아는 분이라고는 서양화가 박불똥씨 내외를 만났을 뿐이다.
그래도 고향 같은 인사동을 나는 떠나지 못한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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