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동안 컴퓨터와 씨름했더니, 온 몸에 좀이 쑤셨다.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산책삼아 인사동으로 나갔다.

 

무작정 걷고 싶었으나, 수요일 오후라 전시장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썩 발길 잡는 전시는 없었다.
사진전도 두 군데나 있었으나, 동명이인이거나 아마추어 전시였다.

'인덱스'에서는 최건수씨를, '가나스페이스'에서는 김가중, 곽명우씨 등

아는 분도 여럿 보였으나, 마음이 바빠 그냥 지나쳤다.
인사동 거리에서는 사진가 이갑철, 이상일씨도 만났다.

 

두 시간 동안 전시장과 인사동거리를 쏘다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전시장마다 아는 분도 있고, 술과 음식이 즐비했지만 마다했다.
인사동나와 이 날처럼 술 한 잔 없이 돌아간 적은 없었다.

 

가고싶은 술집도 술 벗도 없으니, 차라리 우리집 주막이 더 나은 듯 했다.

인사동의 낭만도 전설이 되어가는 요즘, 왜 인사동을 못 잊고 떠돌까?
늘 고향 같았고, 고향 동무 같은 벗 들이 있었으니까...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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