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3월 정기모임이 지난28일 오후6시 인사동 ‘툇마루’에서 있었다.
이번 모임에는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박일환, 강봉섭, 조균석, 윤경원, 이흥복, 송재엽,

박상균씨 등 참석률은 적었지만, 미녀 화가 에밀리 영이 나타나 분위기를 띄웠다.

난 그녀가 가뭄에 콩 나듯 얼굴을 내 밀어, 잘 몰랐었다. 

가라기에 작품들을 검색해 보았더니, 팝아트적인 감수성이 묻어나고 있었다.
소설의 형식을 빌어, 사진에서 그림으로 완성시킨 독창성이 돋보였다.

작품들이 그의 용모처럼 화려했다. 술자리서 씰데없는 농지걸이나 하지 말고,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민회장님께서 몸이 불편하여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2차를 가야했다.

몇몇 분들이 ‘다리 밑’집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손님이 꽉 차있었다.
좀 기다리다, 계단 밑자리를 차지했는데, 그 비좁은 자리에 여덟 명이나 앉을 수 있었다.
다 낑겨 묵고 살도록, 조물주가 인간을 참 잘 만들어 놓았더라.

가운데 미인이 낑겼으니, 좌우에 앉은 조균석, 이흥복, 두 교수는 좋았겠다.
그런데, 그 날 안주로 나온 뻔데기 찌개란 걸 처음 먹어 보았다.

좀 징그럽기는 해도 고소한 맛이 나는게 먹을 만 했다.

소주안주로 괜찮을 것 같아, 찜해두었다.

모두들 불편함도 잊은 채,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사람 사는 정이 묻어났다.



사진, 글 / 조문호


-인터넷에서 찾은 에밀리영 작품들을 옮기오니, 봄꽃 보듯 안아주세요.-

































이틀 전 장흥의 사진가 마동욱씨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시장 계약하러 인사동에 가야하니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날은 김정헌씨 전시오프닝과 겹쳤으나, 한 시간 늦추어 오후7시로 정하고,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열리는 김정헌씨 전시장부터 들렸다.

그 깊은 골짜기에 반가운 분들이 엄청 많이 모였더라.

그 분들 만나 사진 찍으랴, 작품 보랴, 술 마시랴, 혼자 바빴다.

 

통풍으로 술을 자제하려 했으나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급히 몇 잔 먹었더니, 대번 취해버렸다. 아예 술잔을 들고 다니며 사진 찍었다.

뒤풀이에서 한 잔 더하고 싶었지만, 머뭇거릴 겨를이 없었다.

급히 인사동 약속장소로 달려갔더니, 사진가 전민조씨와 엄상빈씨도 와 있었다.

늦어 미안함도 잠시뿐, 뜻밖의 반가움에 횡설수설했다.

 

된장 비빔밥집 툇마루로 자리를 옮겼다.

마동욱씨는 615일부터 일주일간 토포하우스 전시계약을 했다고 했다.

하늘에서 본 장흥이란 주제의 사진전이라는데, 드론으로 촬영하였단다.

시골양반이 첨단을 걷고 있었는데,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에 섞어

밥 비벼먹으며 반주도 한 잔 곁들였다.

 

귀천으로 자리를 옮겨 모과차와 커피도 한 잔씩 시켰다.

술이 취해 생각 없는 말들을 마구 지껄였으니, 왜 실수를 하지 않았겠나.

술 못 끊듯이 버릇도 고쳐지지 않았다. 그냥 죽는 수밖에...

뒤늦은 자책감에 더 이상 자리할 수 없었다.

마누라 핑계대고 도망쳐, 독주를 퍼 마셨다.

 

 사진,글 / 조문호 




































 

 

지난 10일 이른 시간, 화가 장경호씨를 만나 술집에 마주 앉았다.

인사동 '툇마루'로 평론하는 최석태씨와 화가 김진두가 차례로 나타났다.

이차를 간다며 '백련'으로 옮겼더니 배성일씨와 헨리 윤까지 등장했다.

 

헨리 윤은 만난 지가 오래되어 무지 반가웠다. 아마 7-8년은 지난 것 같다.

한 때 인사동 '작은 뜨락'을 들락거리며 밤이슬에 젖은 적이 어저께 같은데...

펀드메니저가 '대한다인회'를 이끄더니 서양화와 사진에도 진출했었다.

이젠 시와 수필에도 등단했다니, 그의 예술에 대한 욕구는 끝이없어 보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술이 취해 깜빡 잠들었는데, 다른집으로 옮기자며 깨웠다.

삼차로 들린 '무다헌'에는 먼저 자리 잡은 주객들로 부산스러웠다.

소주에서 위스키로 격상된 것은 좋았으나, 더 마시기 싫었다.

내가 무슨 이팔청춘이라고 코가 비틀어지도록 마실 형편은 아니지 않는가.

 

그 날은 돈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나 위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장경호씨의 '뒷동산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노래 소리 들어며 퇴각해야 했다.

 

사진, 글 / 조문호

 

 

 

 

 

 

 

 

 

 

 

 

 

 

 

 

 

 

 

 

 

 

 

 

사람이 그리워 인사동에 나간다.

인사동 어디에선가 반가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때론 만나자는 연락들을 주고 받기도 한다.

 

인사동하면 그림판이고, 그림판하면 서양화가 장경호씨를 떠 올린다.

인사동 그림판의 마당발 장경호씨를 만난 지가 한 달도 넘어

오랜만에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자며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싫어하는 사람 안 보고, 싫어하는 말에 참지 못하는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징그러운 그런 사이다.

 

지난 5일 오후 6시30분경 인사동 ‘툇마루’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난감한 일이 생겼다.

끌고 다니던 자동차 정기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아 수리를 해야 했다.

몇일 전에도 정선의 급경사 절벽 앞에서 후진이 되지 않아 가까스로 견인된 일이 있었다.

더 이상 돈 들이기 아까웠지만, 할 수 없어 수리를 맡겼는데 시간이 30분이나 지체되어 버렸다.

 

뒤늦게 아내와 나간 인사동 거리는 메르스인지 메리야스인지 헷갈리는 전염병으로

거리에 사람들도 줄었지만, 마스크 가판대란 별난 것도 생겨났다.

 

‘툇마루’에는 장경호씨와 한양대 무용과 장순향 교수가 먼저 와서 마시고 있었다.

민예총 부이사장 직책까지 뒤집어 쓴 장순향씨는 매번 돈 안 되는 공연에 끌려 다니다 모처럼 돈 되는 공연 하나 생겼는데,

망할 놈의 메르스란 병 때문에 공연 자체가 취소되었다며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 날은 우연찮게 시작된 자동차이야기로, 술 마시는 내내 자동차로 시작해 자동차로 끝났다.

 

장경호씨가 형한테 딱 맞는 차라며 추천했으나 차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9인승 밴 종류의 차 이름은 다 들먹였으나 모두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다 사방팔방에 전화를 해 대는 것이다.

끝내 알지 못하자 타 보았던 차 주인을 수배해 결국 ‘트라제’란 이름을 알아낸 것이다. 정말 의지의 사나이였다.

얼마나 그 차에 쏠렸으면, 다음 달쯤 자기가 돈을 마련해 줄 테니 중고차 하나 사라는 것이다.

 

자동차이야기로 두어 시간을 보내다 ‘무다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곳에는 노래 부르는 ‘마로니에’ 일행들이 먼저 장악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들린 ‘무다헌’의 실내 분위기도 약간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고장 난 노래방 기계 덕분에 돼지 목 따는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으나

장경호씨가 특별 부탁한 한대수 노래 ‘하루아침’이 최고의 분위기로 이끌었다.

“소주나 한 잔 마시고 소주나 두 잔 마시고 소주나 석 잔 마시고 일어났다.”

 

모두들 취해 뿔뿔이 헤어졌다.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듯 ‘유목민’에 잠시 들렸는데,

연극배우 이명희씨가 일본화가 木內 万宇씨를 비롯한 전진열, 설 송씨와 함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이명희씨가 반가웠으나, 그동안 고관절이 부러져 두 달이나 입원했었다고 한다.

왜 연락하지 않았냐며 나무랐지만, 인사동 사람들의 경조사를 알려주던 ‘창예헌’의 존재가 세삼 아쉬웠다.

 

아무리 각박한 인심 속에 산다지만 서로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비상구 하나 쯤은 있어얄텐데...

 

사진,글 / 조문호

 

 

 

 

 

 

 

 

 

 

 

 

 

 

 

 

 

 

 

 

 

 

인사동에 맛있는 밥집들이 많으나 꼭 알아두어야 할 맛 집들이 더러 있다.
먹거리 분야별로 선정하기는 했으나, 대개 인사동 토박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을 골랐다.

맛도 있고 부담이 덜한...  

 

 

그리고 대부분의 식당들이 골목에 있다.

찾을 때는 골목 입구에 붙은 도로번지 이정표를 참조하면 찾기 쉽다.  

 

 

 

 

개성식 만두국과 조랭이 떡국으로 유명한 ‘궁’


 

 

개성식 만두국과 조랭이 떡국이 유명한 인사동의 이름난 만두집이다. 개성만두국과 조랭이떡국이 주 메뉴이지만, 감자전, 녹두전, 파전, 모듬전 등의 전도 있다. 만두 내용물이 실하면서 맛은 담백하다. 식사 시간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점심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도약국 옆 길인 석정길로 조금 가다 왼편의 경인미술관 방향으로 들어가면 경인미술관 바로 앞에 있다. 전화 (02)733-9240

 

 

 

생대구탕이 시원한 ‘부산식당’

 

 

부산식당은 시원한 생대구탕으로 소문이 나 인사동을 찾는 술꾼들이 많이 몰린다. 특히 인사동의 갤러리들이 오픈하는 수요일 저녁은 예술가들 뒤풀이로 북적여 자리 얻기가 힘들다.

이 식당은 갓 지은 밥도 일품이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이 고소하고 맛있다. 생대구탕 2인분에 10,000원이고 내장을 추가하면 3,000원이다. 그 외에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삼치구이는 각각 7,000원이고 제육, 오징어 뽁음은 14,000원이다.

 

 

위치는 서인사마당 주차장으로 가는 인사동11길로 70미터쯤 진입하면 오른편에 있다. 전화 (02) 733-5761

 

 

 

 

만두전골로 유명한 ‘사동집’

 

 

이북식 만두로 유명한 집이다. 큼직한 만두에는 10가지가 넘는 야채가 들어가 일반 만두와는 다른 맛을 내고 있다. 만두국이나 만두전골은 맑고 깔끔한 국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만두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들이 있고 2층에는 4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연회석도 있다.

 

 

위치는 ‘인사아트프라자’ 옆 골목인 인사동5길로 들어가면 나온다. 전화 (02)735-7393

 

 

 

41년 전통 삼계탕의 본가 ‘무교 삼계탕’

 

 

41년의 오래된 전통을 가진 삼계탕전문집으로 세월의 관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밑반찬으로는 깍두기와 김치외에 고추장으로 무친 마늘이 있는데, 은근히 닭과 궁합이 잘 맞는 반찬이다. 삼계탕외에도 닭곰탕과 감자전도 있는데, 삼계탕은 13,000원, 닭곰탕과 감자전은 모두 5,000원이다.

 

 

위치는 인사동사거리에서 오른편 '인사동5길'로 가서 우리은행 건물을 끼고 돌면 바로 나온다. 전화 (02) 734-4635

 

 

 

 

쫄깃한 수제비가 일품인 ‘인사동 수제비’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인사동수제비는 얼큰 수제비와 들깨 수제비(각 6,000원)로 구분되어 있다. 굴이 들어간 국물 맛도 좋지만 쫄깃한 수제비 맛이 일품이다. TV에 맛집으로 소개되어 점심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5,000원하는 동동주를 절반도 팔아 반주 한 잔씩 곁들여도 좋다. 골뱅이(11,000원)와 해물파전(9,000원)도 있고, 여름철에는 냉콩국수(7,000원)도 판다.

 

 

위치는 인사아트프라자 옆에 있는 ‘인사동8길’ 골목으로 진입해 60미터쯤 가다 왼편으로 돌아 10미터 전방 오른편 구석 집이다. 전화 (02) 735-5481

 

 

 

싱싱한 남도 제철음식으로 유명한 ‘여자만’

 

 

'여자만'은 여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여수와 고흥 사이에 있는 만 이름이다. 싱싱한 남도 제철음식으로 유명한 이곳은 특히 양념꼬막이 맛있다. 죽, 샐러드, 두 가지 전, 생선, 불고기 뚝배기, 간장게장, 김, 맑은 순두부탕과 밥이 제공되는 한정식 외에도 단품 메뉴들이 다양하다. 안쪽에는 3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석용 큰 방이 있다.

 

 

위치는 인사동 14길 골목으로 100미터쯤 들어가면 ‘귀천’ 맡은 편에 있다. 전화 (02) 723-1238

 

 

 

석쇠 불고기가 맛있는 "이모집"

 

 

인사동 터줏대감들이 꼽는 맛집으로 게장백반이 대표 메뉴이다. 석쇠 불고기와 낙지볶음도 맛있다. 들어앉은 한옥집이라 집처럼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 오래된 단골들이 많이 찾는 집이다. 음식들은 모두 맛있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위치는 '인사동3길'로 들어가 가회라는 집 옆, 골목 끝집이다. 전화 (02)720-4688

 

 

 

청국장으로 유명한 ‘일미집’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담백하고 고소한 청국장은 그 특유의 냄새가 적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청국장으로 잘 알려진 일미식당은 6개 남짓의 테이블 뿐인 작고 허름한 백반집이지만 일본관광객들까지 선호하는 맛 집이다. 점심식사 시간은 언제나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모두 7000원이고, 오징어볶음·제육볶음 2인분 1만6000원, 더덕구이·해물파전 1만원이다.

 

위치는 인사동사거리에서 낙원동방향으로 가면 ‘낙원악기상가’지하148호에 있다. 전화 (02) 766-6588

 

 

 

 

나물 위주의 웰빙 한정식집 "지리산"

 

 

나물 중심으로 상을 차려내는 한정식집이다. 다양한 나물과 더덕, 버섯, 콩비지, 시래기 등의 웰빙 음식과 톳, 굴비 등 해산물로 상을 차린다. 환경 친화적인 음식 재료여서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지리산 정식은 1인분에 13,000원이다.

 

 

위치는 ‘인사동3길’로 끝까지 들어가, 신궁장에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보인다. 전화 (02)723-7213

 

 

 

 

된장비빔밥이 별미인 ‘툇마루’

 

 

된장 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잡곡밥에 부추와 상추 그리고 참기름과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를 넣어 비벼먹는 음식이다. 비벼먹는 강된장이 별미인데 가격은 7,000원이다. 그리고 녹두전과 가자미식혜도 유명하다. 지하와 2층으로 식당이 나뉘어져 있는데 지하는 마루고 2층은 테이블이다.

 

 

위치는 인사 길인 ‘갤러리 서호’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전화 (02)739-5683

 

지난 25일은 인사동 ‘3.1갤러리’에 도깨비들이 나타났다.

도깨비 구경하러 갔다가 음유시인 송상욱선생을 만났다.
도깨비 나올 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출출한데 어디 가서 막걸리나 한 잔 하자는 것이다.
송선생님에 끌려 ‘툇마루’로 갔으나 앉을 자리가 없었다.
입구 쪽마루에 걸터앉아 마시는 막걸리 맛도 괜찮았다.

돌아오다 남해에서 올라 온 조각가 김동환씨를 만났다.
마침 무세중선생 공연보러 간다기에 함께했다. 
굿판에서 김명성, 김상훈, 유재만, 신현수씨 등 여럿 만났다.

무세중파 도깨비들은 썩어가는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카메라 들고 그들의 못 짓 따라 다니다보니 금방 끝나버렸다.

모두들 뒤풀이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인사동 거리에는 묘기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매직으로 행인들의 발길을 잡는 사람도 있었다.

초상화를 그리는 아가씨는 손님이 없어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안국역으로 가는 길목에서 휠체어를 미는 공윤희씨와 최혁배씨를 만나기도 했다.

 

 

 

 

 

 

 

 

 

 

 

 

 

 

 

지난 23일 늦은 오후, 인사동 ‘툇마루’에서 있었던 ‘인사모’ 모임에서 술을 마셨다.
그날따라 소주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 너무 급하게 마셨던지, 소주 한 병 남짓에 그만 취해버렸다.
모임이 끝나 술집을 나올 즈음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렸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다시 카메라를 꺼내 들어야 했다.
개가 보는 눈높이에서 찍는다는 핑계로 길바닥에 퍼져 앉아 찍기도 하고,

삼인조 유랑악단의 신나는 음악에 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정다운 연인들의 모습을 훔쳐보기도 했다.

‘툇마루’에서 안국동 버스정류소까지는 불과 300미터에 불과하지만, 사진 찍으며 걷다보니 한 시간이나 걸렸다.

물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이 ‘유목민’ 정류소에 잠시 들려 쉬긴 했지만...


 

‘유목민’에서는 유진오씨를 비롯하여 최혁배 변호사, 이세희 치과원장 등 몇 명을 만나 술잔을 건네받기도 했으나

더 마실 형편이 아니었다.
간신히 탈출하여 버스에 올라탔으나, 이내 잠들어버려 종점까지 끌려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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