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심우성선생 추모제에서 밤늦게 돌아오다 청와대 길로 접어 들었는데,

곳곳에 텐트가 쳐 있고 담요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여기 저기 몰려 있었다.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차를 세워놓고 보니, 전광훈 사이비목사가 이끄는 철야 집회였다.

‘문재인퇴진’을 외치며 광란의 철야집회를 한지가 한 달 보름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저주로 기도하며 반복적으로 손을 들어 비는 모습을 보니,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

다들 식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커피 마시려 줄선 사람에게 '저녁식사는 했냐?"고 물었더니, "저녁 먹고 나왔다'고 했다.

"집에는 언제 들어 가냐?"고 다시 물었더니 뭔가 이상한지 나더러 되물었다. ‘어느 소속에서 나왔냐?’는 것이다.

아무대도 소속되지 않은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떫은 표정을 지어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짐작컨대, 팀 별로 나오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돈은 누가 대는건지, 담요나 텐트도 나누어 주고 따뜻한 커피도 주었다.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전광훈이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 사이비 목회자로 미친놈 아니면 양아치다.

교주가 미쳤으니 추종하는 신도가 어찌 온전할 수 있겠는가?

이 추운 겨울에 고생하는 것이 안스럽기야 했으나, 악담 해대는 꼴을 보니. 마치 신들린 것 같았다.

노숙자 행세로 제발 불쌍한 노숙자들 욕 먹이지마라. 그들은 아무리 없어도 이처럼 미친 짓은 안한다.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하니, 아지매들 거시기에 냉 생길까 걱정되더라.




지난 화요일은 강남에 일보러 갔다 오는 길에 다시 청와대 길을 경유했다.

토요일은 날씨라도 견딜만했지만, 추운 날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다.

오후 네 시쯤 되었는데, 밤 보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야간 집회처럼 미친 듯이 할렐루야를 외치거나 악담을 하는 게 아니라, 단상에 오른 누군가의 말에 귀를 곤두세우고 있었다.

사이비 목사는 아닌 것 같아 자세히 살펴보니, 예전에 도지사 하던 김문수가 저급한 말로 선동하고 있였다.

김문수가 살짝 간 것은 알았지만 저렇게 맛이 갔는지는 몰랐다. 자식들한테 쪽팔리지 않을까?




신호가 바뀌어 불쌍한 쌍다구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아무리 정치가 더럽고 개판이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야 할 것 아니가. 이 등신아~

사진, 글 / 조문호
















[곽명우 페북에서 스크랩]


광복절을 맞은 광화문광장은 태극기부대의 빨갱이 타령으로 74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랐다.



비가 쏟아진 지난15일 오후1시 무렵, 광화문광장으로 나갔다.

사진가 권철의 군국주의의 망령-야스쿠니사진전을 보기 위해서다.


 

인파에 휩싸인 광화문광장은 우산에 걸려 자리 옮기기 조차 쉽지 않았다.

한 쪽에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이 주최하는 '8·15 전국 노동자대회가 열렸고,

한 쪽에는 한기총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의 태극기 집회로 소란스러웠다.


 

군국주의의 망령-야스쿠니를 규탄하러 제주에서 올라 온 권 철 사진전은 어디로 갔을까?

제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일본 놈들의 야욕을 들여다보며 각오를 다질 작정 인데...


 

도둑놈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일본의 망령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왜놈 앞잡이부터 잡아야 한다.

토착왜구를 뿌리 뽑지 않고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얼굴에 철판 깐 정치모리배 보다 더 무서운 건 독립운동가 집안처럼 위장하여 진보권력에 빌 붙은 위선자들이다.

권 철의 군국주의의 망령-야스쿠니사진전의 메시지가 바로 그들부터 척결하라는 것이다.


[곽명우 페북에서 스크랩]

 

컴퓨터가 없어 페북을 학인 할 수 없으니, 권 철의 전시 진행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사진전을 열기로 했던 충무공 동상 주변은 태극기부대의 집회로 발 디딜 틈 없었다.

그곳은 사람에 걸려 전시를 제대로 할 수도 없겠지만, 자칫 큰 마찰이 생겨 불상사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비 때문에 야외전시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하도를 돌아다니며 찾기도 했다.

[곽명우 페북에서 스크랩]

 

뒤늦게 알아보니, 이미 전시가 끝났다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도 없이 움직인 게 한심했다.

광화문광장을 돌아다니다 김호근, 최명철, 정영철씨 등 반가운 분을 여럿 만나기도 했다.

빨리 철수한 탓에 전시는 보지 못했지만, 권 철의 군국주의의 망령-야스쿠니사진전은 의미하는바가 컸다.

광장 바닥에 깔린 야스쿠니 사진들은 빗물에 젖고 군중들의 발길에 짓 밟혔을 것이니, 성공적인 전시 퍼포먼스가 아닌가?


 


전시가 열린 그 장소는 태극기 부대의 집회로 아수라장이었다.

빨갱이로 시작해 빨갱이로 끝나는 빨갱이 타령 일색이었다.

옆에는 이승만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이 오래된 악몽을 떠 올리게 했다.

죄 없는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 얼마나 많은 양민을 학살 했는가? 그가 바로 빨갱이타령의 원조였다.


 

축도한다며 나온 한기총의 개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타도하자고 외쳤고,

연단에는 엄마부대 주옥순 등 꼴통들이 나와 바람 잡았는데, 김문수도 한 소리 했다.

청와대는 전부 빨갱이로 채워졌다. 빨갱이는 물러가라. 문재인은 물러가라며 외쳐댔다.


 

정치권력이 그렇게 좋은 걸까? 멀쩡하게 생긴 꼴에 쪽팔리지 않을까?

이 따위 양아치를 도지사까지 뽑은 도민들이 한심했다.

하기야! 이승만에서 이명박까지 나라 망친 악질 대통령 모두가

색깔론에 속아 국민들이 뽑은 인간 말종들이 아니던가.

긴 세월 동안 빨갱이 타령으로 편 갈라 정권 잡았으니, 어찌 빨갱이의 추억이 새록새록 하지 않겠나?


 

그 꼴을 보고 지하에 계신 순국선열들께서 얼마나 통탄하시겠는가?

아마 광화문 광장을 적신 빗물이 순국선열들의 피눈물인지도 모른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노동자대회에서는 적폐청산을 외치며, 자한당은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우리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자"

"7000만 겨레와 전 세계 앞에 약속한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을 실천하는 투쟁에 노동자들이 선봉에 서자"고 말했다.

그리고 "·미 군사연습과 방위비 증액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부당함에 맞서 싸워나가자"

·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전면파기를 이루어 내자"고 했다




노동자대회'가 끝난 광화문광장에는 '815 민족통일대회 평화 손잡기' 행사가 연이어 열었다.

참가자들은 "자주 없이 평화 없다. 남북공동선언 이행하자!", "아베정권 규탄한다. 강제동원 사죄하라!"

"친일 적폐 청산하자. 자한당은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허기진 몸이 비에 젖어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페북을 확인해 보니, 권 철씨의 전시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었다.

비오는 광화문광장 바닥에 작품이 깔려 있었고, 권철씨는 물론 양혜경씨와 곽명우씨 모습도 보였다.


[경향신문 스크랩 / 김정근기자]

 

오후 6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약 750개 시민사회단체가 연합한 아베규탄시민행동의

‘815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 문화제'도 열렸다고 한다.

촛불을 든 약 10만 명의 시민이 ‘NO 아베’ ‘지소미아 폐기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는 소식이 떠 있었다.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은 일본은 절대 변할 수 없는 영원한 적이라는 것이다.

쪽발이들이 다시는 야욕의 이빨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자근자근 밟아버리자.

 

사진, / 조문호



































 

 

 

 

 

 

 

 

 

 




지난 토요일은 애국당 태극기 집회로 한 시간 남짓 발목 잡혔다.
차 끌고 나왔다가, 때 마침 서울역에서 시위하던 태극기 부대가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여 영락없이 잡힌 것이다.
진전도 후퇴도 못하는 상황에서 길 뚫리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예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행진을 지켜봤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사진을 찍으니, 군복 입은 건장한 사내가  “왜 사진을 찍냐”며 시비를 걸었다.
“길이 막혀 사진이나 찍는데, 당신네들 무슨 죄지은 것 있냐?”고 받았더니,
아래 위를 살펴본 후 물러갔으나, 자칫했으면 당할 뻔했다.




이 날은 대구, 구미, 포항, 영덕, 안동, 울진 등 경북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의 대한애국당원들이 다 모였는데, 마치 야유회 나온 분위기였다.
서울광장에서는 '서울퀴어축제'와 이를 반대하는 자들이 대립 중인데,
태극기부대와의 마찰도 걱정되었다.




권역별로 유니폼을 입은 당원들은 깃발부대와 풍물패 까지 동원했다.
“박근혜 석방하라”, “문재인 김정은 타도”라는 대형 현수막들이 난무했고,
집회자를 실어 온 대한애국당 버스도 줄지어 있었다.




그런데, 조원진이란 자가 끌어가는 대한애국당의 뒷돈은 누가 댈까?
주말마다 서울역에서 갖는 집회도 그렇지만, 이 같은 대규모 집회를 열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 갈텐데,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박근혜 비자금이 아니라면 분명 재벌들이 뒷돈을 대주는 것일 게다.




주말마다 시민들에게 피해주는 태극기 부대의 자금 출처부터 조사하라.

사진, 글 / 조문호












비오는 지난 일요일, 교보문고에 볼일 보러 갔더니
광화문광장에서 울리는 스피커 소음에 귀가 멍멍했다.



대한애국당 당원100여 명이 시위를 벌이며 굉음을 울려댔다.

“3월10일 희생된 태극기 애국열사 5인의 희생은 공권력 살인이다.”방방 댔는데,

열사란 대체 무슨 열사냐? 개 죽음이지...

광화문에서 ‘경찰은 내란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한 정원스님 같은 분도 열사란 말을 쓰지 않는데,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린지 모르겠다.




박근혜가 탄핵되는 그 날 나도 사고현장에 있었다.
안국역 4번 출구 도로에서 열린 태극기부대 저지선을 뚫고 가던 노인 머리 위로 스피커가 떨어졌는데,

너희들이 경찰버스를 밀어붙여 스피커가 떨어진 것 아니냐.
그리고 죽은 사람이 어떻게 다섯 명으로 늘어났으며, 또 사라진 아홉 명은 뭐냐?




재수 없어 목숨을 잃은 노인이야 억울하기 그지없지만,
그 건 스피커를 설치한 자와 경찰버스를 탈취한 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고를 부풀려 조작하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개가 들어도 웃을 짓을 당장 중지하고, 불법 점거한 천막을 철거하라.




그들이 점거한 대형 천막속에는 여인네들 3-40명이 앉아 잡담을 하고 있었는데,
정치집단이 아니라 마치 사이비 종교 단체의 기도회 같은 느낌이었다.




한 쪽에서는 우산과 피켓을 든 대한애국당 당원 5-60명이 모여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쳐댔다.
진상은 그들이 더 잘 알고 있고, 책임자는 불법시위를 선동하는 그들이 아닌가?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으니, 그 와중에도 나를 주시하는 눈길이 쏟아졌다.
어찌 보면 늙어 쭈그러져 자기편으로 보였겠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빨갱이 끄나풀로 보였던 모양이다.




오래 전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도 한 번 당한 적이 있는데, 알아 본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얼른 빠져 나왔다.
험악한 분위기를 보니, 난리 통에 부역자로 몰려 처형당하거나,
전두환 잔당에게 개 맞듯이 맞아 죽어간 5,18이 떠올라 소름 끼쳤다.




한심한 사람들아! 쪽팔리지도 않느냐?


기자회견에 기자는 물론, 너희들을 부추기는 조선일보조차 나타나지 않고,
서울시에서 집회신고조차 받아주지 않는 이유를 진정 모른단 말이냐?



아무리 정치판이 개판이지만, 개들도 웃는다.
차라리 권력에 눈깔 뒤집힌 황가놈 뒤 구중이나 닦아주던지...



사진, 글 / 조문호













한민족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할 삼일혁명 100주년을 맞은 날에,

태극기부대들은 추념은 커녕 행사를 방해하고 나섰다.

시위를 하더라도 하루만 기다리다 평소처럼 토요일에 할 것이지,

기어이 백주년을 맞는 삼일절에 몰려나와 초를 쳐야 하나?

아마 북미회담이 무산되는 것을 보고 신바람이 난 것 같았다.





토요일마다 서울역광장에서 난리를 피우는 태극기부대를 보며 진저리를 쳤으나,

마음 한 구석은 그들도 똑 같은 사람이라는 연민의 정은 남아 있었다.

나도 늙었지만, 태극기부대 때문에 노년층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고,

태극기 물결에 가슴 일렁이던 그런 감정은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 삼일절을 맞아  인사동으로 나갔는데, 오전 10시가 되었는데도 한적했다.

인파로 붐비던 평소의 인사동과는 너무 대조적인데,

남인사마당 길거리 한 편에 '대한독립만세'란 글이 적혀 있었다.

눈에 익은 글씨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예가 김기상씨가 나타났다.






자리를 옮긴 파고다공원은 태극기로 뒤 덥혔는데, 대개가 노년층이라 얼핏 보니 태극기부대 같았다.

그러나 진정으로 선열들을 추념하며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한결 같은 분들이었다.






어느 할아버지가 나누어주는 유인물을 받아보니, ‘2019 신 독립선언서’라 적혀 있었다.

‘이 시대 모든 삿된 것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다“라며 시작된 깨알 같은 글씨에는,

민족에 엄청난 해악을 끼쳐 온 친일, 숭미, 반민주, 반민족, 비인간 등

모든 부당한 세력으로 부터의 독립을 선언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대표적인 집단이 바로 태극기부대가 아니던가?

그 내용을 알기라도 하듯 멸공이라 쓴 차량을 공원부근에 세워놓고, 확성기로 왕왕거리기 시작했다.

“박근혜대통령을 석방하고, 빨갱이는 북으로 가라”는 거다.

엄청난 소음을 일으키는 그들을 제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마침, 그 곳에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일행이 만북 울림에 참여하기 위해 분장을 하고 있었다.

얼굴에다 한반도기를 물감으로 그려 넣고 있었는데, 유진규씨가 나더러 한 번 해보라며 권했다.

늙은이 주름이라도 가려질 것 같아 얌체 같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렇게 하고는 내 얼굴을 내가 볼 수 없으니 잊어버린 것이다.





파고다공원에서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만북 울림 행열과

영산줄다리기를 찍는 등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많은 분들을 만났다.

그 뒤 내 빰에 한반도기가 찍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은 딱 한 번 있었다.

사진가 최광호씨가 카메라로 내 빰을 찍기에 생각난 것이다.





속으로야 늙은 게 주책 떤다고 욕 할지 모르지만, 아무도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신명난 줄다리기를 끝낸 후, 하형우, 정영신, 유진규, 여현수, 김윤기씨를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진규씨는 술 생각이 있는 듯 했으나, 하형우씨가 술을 못한단다.






‘교보문고’ 앞에서 소란 피우던 태극기부대의 시위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

아쉽지만 헤어지기로 하고, 안국역으로 가는 하형우, 정영신씨를 따라 갔는데,

하형우씨가 시장 끼가 도는지, 어디 가서 밥이라도 먹고 가자는 것이다.

정영신씨가 '종로구청' 인근에 있는 도가니탕 집으로  안내했다.






식당에 들어가니, 태극기부대로 보이는 늙은이들이 가득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그들도 하루 종일 악을 썼으니, 배도 고팠을 게다.

갈비탕 세 그릇을 시켜놓고 옆 자리에 앉은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주 평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태극기부대는 뭔가 다를 것으로 생각한 스스로가 민망했다. 다 똑같은 사람인데 말이다.






그런데, 지나치는 사람들이 나를 유심히 쳐다보았으나 생긴게 워낙 요상해 쳐다보는 줄 알았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시위에 참여한 인원이 십만 명이라며 자랑했는데,

하형우씨가 십만 명은 안 된다는 말을 한 게, 불씨를 지폈다.

안 그래도 내 빰에 찍힌 한반도기에 의심쩍게 본 것 같았는데 말이다. 



 


여기 빨갱이가 있다고 말하니, 사방에서 야유와 욕설이 터져 나왔다.

“늙은 게 머리까지 길러 꼴 값을 한다느니, 어떻게 음식이 목구멍에 넘어 가냐는 등

별에 별 욕설을 다 했다. 대꾸하면 판이 커질 것 같아 아무 말도 안 했다.

난, 한쪽 귀가 안 들려 한 쪽만 막아버리면 좆 통수를 불어도 모른다.






아마 뒷자리에 있던 늙은이가 심한 욕설을 한 것 같았다.

도저히 참지 못한 하형우씨가 일어나 ‘지금 무슨 말씀하시냐?“며 공손하게 따지니,

대뜸 일어나 헤딩으로 얼굴을 박아버린 것이다.

급습을 당한 하형우씨의 안경이 날아가며, 뒤로 휘청하며 넘어질 뻔 했다.





군중심리에 다들 일어나 대들면 죽일 것 같은 험악한 기세였다.

내가 종업원에게 경찰을 부르라고 했더니, 금세 돌변해 언제 폭행했냐는 것이다.

정말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었다. 그들이야 죽으면 그만이지만, 자식들이 불쌍했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식들 꼴은 보나 마나기 때문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동 ‘허리우드’로 커피 한 잔 하러갔다.

차를 마시며, 그들을 씹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일제에 부역하며 친일로 온갖 만행을 저 지른 부모에 이어,

자식들은 미국 놈에 붙어 알랑방구 뀌는 것들이 인간이겠는가?. 





정영신씨가 자기도 당한 경험이 있다며, 세월호 마크나 한반도기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촛불집회가 열리던 2년 전, 태극기부대를 찍다 봉변 당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카메라가방에 달린 세월호 뺏지 때문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적폐를 청산하려면 강력하게 밀어부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를 싫어하는 놈들은 좋은 말로 해서는 고쳐지지 않는다.

더 이상 미적거리지 말고, 도를 넘는 인간들은 구속시켜라


다들 정신 바짝 차려야 겠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주말엔 태극기부대의 확성기 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이 찜통더위에 질식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걱정스럽다.
행여 그런 끔찍한 사고를 바라는 건 아닐까?
그리고 왜 그들은 매번 서울역 앞에서 시위를 하는지도 궁금하다.
요즘은 광화문광장도 텅텅 비었을 텐데 말이다.






무슨 절박한 사연인지 확인하러 나갔더니,
집회가 끝나 다들 남대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현장은 태극기 잔재들로 뻔득였으나, 열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서울역에 상주하는 노숙인들도 그때야 불만을 털어 놓았다.






“씨발넘들 할려면 저거 동네서 지랄하지, 왜 여기서 시끄럽게 해”
“그런데 쓸 돈 있으면 막걸리나 몇 병 사주지”

“감방에 갇힌 박근혜년은 00 땀띠 나겠네”
“야~ 그런 소리 마. 새로 들어 온 도둑놈들이 나라 개판 만든다잖아”
김지은씨 등 다섯 명이 욕설을 돌려 씹었다.






서울역전의 노숙인은 여러 부류다.
관록 있는 자일수록 잘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면 힘들어서일까? 아니면 모든 걸 비운 부처를 닮아 선가?
대개 서울역 터줏대감과 떠돌이로 나누어지고,
주류 팀과 비주류 팀으로 구분된다.






술 마시는 주류 팀과 터줏대감은 더워도 견디지만.
술 마시지 않는 떠돌이 노숙자는 에어콘 빵빵 나오는
‘다시서기’휴게실에서 티브이 보며 시간 죽인다.
나 역시 더워 ‘다시서기’휴게실에 들어갔더니,
체온이 급속하게 내려가 불알이 짝 달라붙었다.






가보지도 못한 천국처럼 좋았으나, 좀 있으니 그게 아니더라.
그 많은 사람이 말 한마디 없어 웅크린 걸 보고 있으니,
마치 저승 역으로 떠나갈 대기자처럼 비참해졌다.
더워도 자유로운 게 훨씬 나았다.






밖에 나가보니, 쪽방 사는 조인형씨가 서울역 곳곳의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맥주 캔만 챙기고 있었다.
돈 안 되는 박스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게 다 돈인데, 돈을 우습게 안다”며 노숙하는 친구들을 곁눈질한다.






욕심을 버린 건지 포기한지도 모를 노숙인이 현명한가?
아니면 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쪽방주민이 현명한가?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옆자리의 신출내기 한 분은 성경만 들여다본다.
동냥 그릇으로 모자를 벗어 두었으나, 돈 넣는 행인은 아무도 없었다.
모자에 담긴 동전 몇 닢도 자기 주머니에서 나온 것 같았다.






구걸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노숙인 여럿이 몰려있는 곳은 아예 사람들이 다가가지도 않는다.
사람 통행 많은 길에 낮은 포복하여, 뭐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놀며 염불한다는 식은 이제 어디에서도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다.






서울역에서 박스지 한두 장 들고 다니는 사람은 대개 노숙자다.
그들에겐 짐도 번거로울 뿐이고, 자리 깔 박스지만 필요하다.
그 무소유의 낭인들에게 등에 둘러 맬 수 있는 간편한
일인용 돗자리 하나씩 나누어 주면 안 될까?
누울 땅은 주지 못할망정, 자리라도 편하게 깔도록 해주라.






서울역을 건너오니 전도사의 구원받으라는 메가폰소리가 절박하게 들렸다.
전도사의 시선은 노숙하는 이보다 쪽방 촌에 가 있었다.
걸인보다 방 있는 쪽방주민의 구원이 더 시급할까?
마치 동자동 쪽방촌이 구원의 대상처럼 외쳐댔다.

“주 예수를 믿어라! 구원하실 분은 오직 주님뿐이시다”


사진, 글 / 조문호













신성한 태극기를 더 이상 모독하지 마라.

지난 1일, 시청 앞에서 열린 속칭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박사모의 집회장은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었다.

명분도 논리도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구호를 외쳐대며 태극기를 휘날렸다.

‘탄핵무효’등 의 피켓이나 구호만 없었다면 마치 국경일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연단에서 선동하는 자의 말은 북한에서 일삼는 어투 그대로였다.

말은 빨갱이를 때려 잡자지만, 만약 빨갱이들이 쳐들어 와 장악했다면

이렇게 거리에서 태극기로 저항할 수 있는 사람들일까?

하는 짓으로 보아서는 무슨 깃발을 들고 설칠지 궁금했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박근혜를 신봉하는 광신도 무리가 틀림없었다.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애국’을 들먹이는데, 애국 많이 좋아하시네.

나라를 살리는 게 아니라 나라 망신시키는 일인 줄을 왜 모르는가.


태극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성조기까지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힘센 트럼프가 나서달라는 아부성 작태인가?  아니면 미국의 속국이란 뜻인가?

겉모습은 다들 멀쩡한데, 분명 정상이 아니었다.

여지 것 태극기가 이토록 나쁘게 악용된 적이 있었던가?
당장 쪽 팔리는 광란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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