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들 햇님이로 부터 점심식사를 함께하자는 연락이 왔다.
아침 식사를 거른 채 녹번동에 갔더니, 있어야 할 정영신씨가 없었다.
전화를 걸어 보니, 파주장으로 촬영을 떠났다는 것이다.






아뿔사!
운전할 사람 없으면 꼼짝 못한다는 안일한 생각에 미리 연락 못한 불찰이었다.
좀 있으니 손녀 하랑을 대동한 아들과 며느리가 도착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을 어쩌랴?
이 빠진 것처럼 허전 하지만, 우리끼리 식사하러 갈 수밖에 없었다.
서오능으로 간다는데, 그 것도 정영신씨가 좋아하는 낙지집이란다.






그런데, 낯선 외출이라 그런지, 하랑이의 표정이 편치 않아 보였다.
아무리 얼르도 웃지 않아, 갑자기 옛날 햇님이 얼르던 기억이 떠올랐다.
햇님이 앞에서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펼치며 “까꿍~”하면
까꿍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내 모습에 까르르 웃었다.






백일 무렵에는 대상 연속성이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에
내손에 얼굴이 가려져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마치 마술쇼를 보고 “우와~”하며 반응하는 것처럼,
까꿍 소리와 함께 나타났으니 신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애기들을 억지로 웃기는 것이 육아 정서발달에 도움이 될까?
어른 들 좋아라고 아기를 억지로 웃기는 것이 좋은지 모르겠다.
아무튼, 웃음이 만복의 근원이라니 해 될 것은 없을 듯하다.






햇님이도 어릴 때 잘 울지 않는 순둥이였는데, 하랑이도 잘 울지 않았다.
애가 자주 우는 것도 피곤하지만, 잘 울지 않는 것도 걱정이다.
많이 울어야 노래도 잘 부른다니까.






손녀 하랑이 때문에, 육아심리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하랑아! 건강하게 자라다오. 예쁜 인형 사줄게...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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