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일은 별로 없지만, 자식 하나 장가보내는 일이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몇 날을 실성한 듯 방황하다, 경상도로 강원도로 떠돌다 오니 좀 나아진 것 같다.





원인은 개인적인 일을 페이스북에 나발불어 떠벌인데 대한 부담감과,
블로그에 올린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대한 거부감이었던 것 같았다.






신세진 분들께 인사도 드리지 못했지만, 도와주신 분의 목록은 무덤까지 안고 갈 것이다.
사진이든 글이든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차례 차례 보답할 작정이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린 내용은 오보가 있을 때만 수정하지, 전체 내용을 내린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명예훼손으로 소송까지 걸려도 내리지 않는 것은 시정을 위한, 사실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기된 사안은 새로이 맞은 사돈과 친동생 같이 지내는 김명성씨 요구지만,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가치관의 차이나 지레 겁먹은 것이지 하등에 문제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명성씨는 블로그 아이디를 알고있는 정영신씨에게 쓰리쿠숀을 쳐 더 열 받게 했다.
그 이후 비밀번호를 바꾸어 아무도 모르게 했지만, 그 날 기록은 기억조차 할 수 없게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 동자동으로 복귀하여 일상으로 돌아왔다.

허튼 일에 끌려 다니지도 않을 것이며, 성가신 생각일랑 말끔히 지워버렸다.

비록 쪽방이지만 내집이 편하다는 걸 실감한다.

배고프면 끼니 때울 걱정은 있으나,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






지난 토요일은 빵 타러 공원에 내려갔더니, 긴 행렬이 양쪽에 줄지어 있었다.
한 쪽에는 추석선물을 나누어 주었는데, 알아보니 삼성에서 돈 내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선물을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 나누어 주고 있었다.






난, 추석선물보다 주린 배를 채울 빵이 더 필요했다.
빵을 탄 후에도 선물 주는 줄이 끝나지 않아 어렵사리 선물박스도 받았는데, 뭔가 무거웠다.
황금덩이는 아닐 테지만, 잔뜩 기대감에 4층까지 낑낑대며 들고 올라간 것이다.
열어보니 한 살림이 나왔다.





밀가루, 설탕, 부침가루, 국수, 당면, 간장, 고추장, 된장, 식용유, 참기름, 소금 등
주방에서 필요한 물건은 다 들어 있었다.






공간이 좁아 밥을 해 먹지 못하는 나로서는 필요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다들 좁은 방에 그 많은 물건을 둘 곳도 마땅찮을 것이다.
물론 필요한 것도 있겠지만, 필요 없는 것은 비좁은 방에 그냥 쌓아둘 수밖에 없다.





얻어먹는 거지 주제에 주는 대로 받지, 웬 말이 그리 많으냐고 타박할지 모르지만,
진정으로 가난한 쪽방주민들을 위한다면 좀 더 합리적으로 도왔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한 사람에게 줄 액수만큼 상품권으로 나누어 주어, 필요한 것만 구입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물품구입에 따른 리베이트를 챙길 수 없는데다, 나누어 줄 때 광고 효과가 없어 그러는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여러차례 나왔으나, 계속 줄 세우며 밀어붙이는 것은 좆 까는 소리 하지 말라는 건가?





더 이상 줄 세워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하게 만들지 마라.

다른 지역에 없는 '쪽방상담소'는 당장 해체하고, 모든 일은 동사무소에서 전담하게 하라.

이런 일로 청와대에 민원 넣기를 바라는가?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