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난 날, 인사동에 술자리가 겹쳤다.
조준영씨와 약속하고 보니, 핸드폰에 ‘인사모’ 정기모임이 찍혀 있었다.
그의 치매 수준이다.

'6월25일 오후6시, 인사동 툇마루'
공교롭게 만나는 시간과 장소가 똑 같았다.
마치 내가 정한 것처럼... 

서양화가 장경호씨의 이른 연락에 ‘무다헌’부터 갔다.
정희성, 박 철, 강고운 시인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가까웠으나 장경호씨는 움직이지 않았다.

‘툇마루’에는 시인 조준영, 연극배우 이명희, 서양화가 전강호씨가
먼저 와 있었고, 시인 김신용씨는 펑크를 낸 모양이다.
평소 ‘인사모’는 지하에서 모였는데, 그날따라 2층에 있었다.

‘인사모’는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강봉섭, 강윤구, 박원식,
전국찬, 김근중, 송재엽, 박상균, 류미정씨등 10여명이 모여 있었다. 
한 동안 참석하지 못해 송구스러웠으나, 반가웠다.

이쪽저쪽 오가며 마시다 보니 너무 급하게 마셨는지 취해버렸다.
이차로 ‘유목민’까지 갔으나 이미 인사불성 되었다.
전강호씨와 택시를 기다렸으나, 아무도 세워주지 않았다.

버스에 오르기는 했으나 어떻게 왔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틀 날 오후 늦도록 끙끙댔는데, 이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 난리 통에 살아남은 것만도 용타 싶다.

아이구! 속 쓰려...

사진, 글 / 조문호

 

 

 

 

 

 

 

 

 

 

 

 

 

 

 

 

 

 

 

 

 

 

 

 

 

 

 

 

 

 

 

 

 

 

사람이 그리워 인사동에 나간다.

인사동 어디에선가 반가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때론 만나자는 연락들을 주고 받기도 한다.

 

인사동하면 그림판이고, 그림판하면 서양화가 장경호씨를 떠 올린다.

인사동 그림판의 마당발 장경호씨를 만난 지가 한 달도 넘어

오랜만에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자며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싫어하는 사람 안 보고, 싫어하는 말에 참지 못하는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징그러운 그런 사이다.

 

지난 5일 오후 6시30분경 인사동 ‘툇마루’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난감한 일이 생겼다.

끌고 다니던 자동차 정기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아 수리를 해야 했다.

몇일 전에도 정선의 급경사 절벽 앞에서 후진이 되지 않아 가까스로 견인된 일이 있었다.

더 이상 돈 들이기 아까웠지만, 할 수 없어 수리를 맡겼는데 시간이 30분이나 지체되어 버렸다.

 

뒤늦게 아내와 나간 인사동 거리는 메르스인지 메리야스인지 헷갈리는 전염병으로

거리에 사람들도 줄었지만, 마스크 가판대란 별난 것도 생겨났다.

 

‘툇마루’에는 장경호씨와 한양대 무용과 장순향 교수가 먼저 와서 마시고 있었다.

민예총 부이사장 직책까지 뒤집어 쓴 장순향씨는 매번 돈 안 되는 공연에 끌려 다니다 모처럼 돈 되는 공연 하나 생겼는데,

망할 놈의 메르스란 병 때문에 공연 자체가 취소되었다며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 날은 우연찮게 시작된 자동차이야기로, 술 마시는 내내 자동차로 시작해 자동차로 끝났다.

 

장경호씨가 형한테 딱 맞는 차라며 추천했으나 차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9인승 밴 종류의 차 이름은 다 들먹였으나 모두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다 사방팔방에 전화를 해 대는 것이다.

끝내 알지 못하자 타 보았던 차 주인을 수배해 결국 ‘트라제’란 이름을 알아낸 것이다. 정말 의지의 사나이였다.

얼마나 그 차에 쏠렸으면, 다음 달쯤 자기가 돈을 마련해 줄 테니 중고차 하나 사라는 것이다.

 

자동차이야기로 두어 시간을 보내다 ‘무다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곳에는 노래 부르는 ‘마로니에’ 일행들이 먼저 장악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들린 ‘무다헌’의 실내 분위기도 약간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고장 난 노래방 기계 덕분에 돼지 목 따는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으나

장경호씨가 특별 부탁한 한대수 노래 ‘하루아침’이 최고의 분위기로 이끌었다.

“소주나 한 잔 마시고 소주나 두 잔 마시고 소주나 석 잔 마시고 일어났다.”

 

모두들 취해 뿔뿔이 헤어졌다.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듯 ‘유목민’에 잠시 들렸는데,

연극배우 이명희씨가 일본화가 木內 万宇씨를 비롯한 전진열, 설 송씨와 함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이명희씨가 반가웠으나, 그동안 고관절이 부러져 두 달이나 입원했었다고 한다.

왜 연락하지 않았냐며 나무랐지만, 인사동 사람들의 경조사를 알려주던 ‘창예헌’의 존재가 세삼 아쉬웠다.

 

아무리 각박한 인심 속에 산다지만 서로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비상구 하나 쯤은 있어얄텐데...

 

사진,글 / 조문호

 

 

 

 

 

 

 

 

 

 

 

 

 

 

 

 

 

 

 

 

 

 

재미작가 최대식씨의 소품전이 지난1월 24일부터 2월13일까지 인사동 '목인화랑'에서 열렸다.

 

 

 

 

 






 

지난 10월1일은 조준영시인과 약속해 인사동가는 날이다.
‘유목민’에는 조준영씨와 그림 그리는 이청운, 장경호씨, 연극하는 이명희씨 등
반가운 분들이 모여 술판을 벌여놓았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술맛 나게 했는지, 소주가 입에 짝짝 달라붙었다.
아마 선선한 바람에 날리는 계절 탓도 컷을 것이다.
뭔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따스한 정이 그리운게 가을이 아니던가.

조준영씨가 마련한 술상은 푸짐했다.
봄 쭈꾸미 가을낙지라지만, 가을 백숙도 괜찮았다.

기분 좋아도 옆 손님 눈치 보여 노래 한 곡 못 한 것 보니, 나도 늦게사 철들었나보다.
여배우의 수다에 “이명희 없는 술자리는 앙코 없는 찐빵”이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술 취해, 사진 찍으러 인사동 한 바퀴 돌아 오니, 이미 파장이다.
이차는 술집 대신 팥빙수 집으로 갔다.
술 깨는데 도움이 되고 맛은 있지만, 술꾼 체면이 말이 아니다.

열심히 말하는 이청운씨 말은 솔직히 삼분지 일 정도밖에 못 알아듣는다.
말이 어눌하기도 하지만 내 귀도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심히 그를 지켜보았다.

이청운씨는 외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술이 취하면 누구에게나 말을 건다.
버스를 기다리는 아낙에게 “오케이”를 연발하기도 하고
버스에 올라서는 옆 자리의 젊은이에게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녹번동에 내려 이집 저집 술집들을 찾아다녔으나,
두 늙은이의 술 취한 행색에 모두들 손을 내 저었다.
어느 꼬치 집에 간신히 입성하여 아내를 불러냈다.

두 사람의 작별사진 한 장 찍으라며 카메라를 내밀었다.

 

 사진 :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토요일부터 사흘간의 연 이은 외출로 하던 일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월요일인 지난 15일, 사진가 한정식선생과의 약속으로 아내와 함께 인사동 ‘여자만’에 갔다,
뜻밖에 그 곳에는 시인 강 민선생과 신경림선생 등 문인 몇 분이 자리하고 계셨다.
반가웠지만 함께 할 처지는 아니었는데, 오후4시 ‘유목민’에서 이명희씨를 만나기로 했다는 말씀을 하셨다.

식사를 끝낸 후 한정식선생과 ‘장은선갤러리’에서 전시중인 이창남씨의 사진을 보러 갔다.
장시간 노출에 의한 바다 풍경이 마치 회화 같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요즘은 회화와 사진의 경계가 사라졌다.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는가하면 그림 같은 사진을 찍는 사진가도 있는데,

단지 붓과 카메라라는 표현도구만 다를 뿐인 것이다.

시간이 되어 ‘유목민’으로 가는 길가에서 이명희씨를 만났다.
반가워하는 말괄량이 여배우의 수다는 여전했다.
술집골목으로 접어드니 강 민선생과 심우성선생께서 노상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술집 문 열기만 기다리고 계셨다.

강 민선생은 “문학의 집. 서울” 9월호에 게재된 “전쟁과 미로‘로 보여주셨는데,

옛 양평 집 에서 떠나올 때 마지막으로 찍었다는 기념사진을 보며 그리움과 아쉬움을 같이 했다.

심우성선생께서는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화색이 만연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는 10월 초순경 광화문광장에서 이애주씨와 공연을 갖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할 일이 생기면 신바람 나는 것이다.
그 느릿한 지팡이 굿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리고 조상의 가보로 물려받았다는 향통까지 가져와 보여주었는데,
심씨 가문의 기록들이 꼼꼼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아내가 “선생님께서 제일 좋아 하는 건 무엇입니까?”라고 여쭈었더니

망설임 없이 “난 여자를 제일 좋아 합니다”고 대답해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솔직한 대답이었고, 노익장의 끼를 느낄 수 있는 말씀이셨다.

이 날은 송구스럽게도 심우성 선생께서 찻값에다 술값까지 다 내셨다.

 

 









 

2014년 4월30일 오후3시, 연극 ‘레 미제라블’의 리허설을 촬영하기 위해 대학로로 나갔다.
이명희씨의 열연장면들을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오래전부터 약속해 두었으나,

지겹도록 반복되는 연습장면에, 어느 듯 저녁 때가 닥쳐왔다.

아내와의 약속으로 급히 인사동으로 왔는데, 뜻밖에도 ‘아라아트’대표 김명성씨, 소설가 박인식씨,

화가 조경석씨와 마 틴, 국악인 윤혜성씨 등 한꺼번에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툇마루’에서 같이 식사하고 나오는 길에서는 화가 손연칠씨와 감정인 류상동씨를 만난 것이다.

반가움에 ‘노마드’로 안내했는데, 그 자리에서 패션디자이너 손성근씨도 있었다.

인사동은 이래서 좋은 것이다.
약속도 없이 반가운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고, 덤으로 공술까지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자리 저 자리 옮겨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술도 마셨으나,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웠다.

 

이틑 날 새벽일찍 장터로 떠나야 할, 이 장돌뱅이 신세를 어쩌랴...

 

 

 

 

 

 




연극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서울연극제”에 대형 연극 미제라블”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대학로 터줏대감들이 모인 “50대연기자그룹서울연극협회 공동으로 기획한 연극은 지난 2011년 초연 이후,

60회 공연에 누적관객 6만명을 달성한 명품연극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은 출연 배우만 60여명에 이르고오현경, 박 웅, 정상철, 문영수, 박상규, 이명희,

 

고인배, 박상규, 이윤상, 이재희, 강희영, 이용녀, 차재성, 김춘기, 도영희, 이경미, 정이주, 박기산, 최병규, 정슬기, 유진희, 권남희,

 

조문경, 한필수, 서 울, 이창익씨 등 굵직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친.

 

 

이 연극은  4 30일부터 5 7일까지 8일 동안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les-

 

miserable.co.kr) 또는 02)929-8679로 문의하면 된다.

 

 

아래 사진은 지난 4월 30일 있었던 리허설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연출하는 박장렬감독도 보인다.

 

 

 

 

 

 

 

 

 

 

 

 

 

 

 

 

 

 

 

 

 

 

 

 

 

 

 

 

 

지난 7일 토요일 3시 공연인 "레미제라블"을 보기 위해 조경석선생님과 함께 동숭동에 갔다.

오랜만에 마로니에 공원에서 젊은이들의 넘치는 열정이 보기 좋았다.

 

50대연기자그룹이 주체가 되어 이번 연극 "레미제라블"이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무대에

올려진듯 하다.

 

"나는 누구지. 다른 삶을 살았을 뿐 달라진 것 없다.

나는 언제나 빵을 훔친 장발장이었다.

마들렌도 포슐르방도 아닌 장발장. 그래, 나는 장발장이다.

- 장발장의 독백중에서 -

 

연극 "레미제라블"에서 이명희선생은 테나르디에 처로 나오는 몽페르메유 여관주인이다.

코제트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장발장과 거래를 하는 여관안주인 역할은 훌륭했다.

너무 유명한 빅토르위고의 소설을 국민성이 각색하고 박장렬이 연출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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