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터줏대감은 고미술입니다

 

고미술 전시에 나오는 전통바둑판. 도판 인사전통문화보존회 제공


인사 전통문화축제 17~24일


관광객들로 붐비는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이 동네만의 볼거리를 모은 문화축제가 이달 중순 벌어진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가 17~24일 인사동 거리와 주변 화랑 등에서 펼치는 27회 인사전통문화축제다.
이 축제는 인사동에서 영업중인 화랑과 공예, 표구, 지필묵 업종의 가게들이 참여해 만든다. 갈수록 먹거리, 풍물 중심의 관광 명소 성격이 짙어지는 인사동에서 터줏대감인 미술 관련 업종들의 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자리를 만들자는 게 올해 축제의 초점이라고 한다. 화랑들이 출품한 고미술 전시와 전통명가전에 무게를 두고 표구 시연 및 전시회, 한중 문화교류 공예체험, 달빛 한옥음악회, 전통음식축제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대표적 행사인 고미술전시회는 우림갤러리에서 고미술명품관, 생활관, 장터 영역으로 나뉘어 차려진다. 민화, 도자기, 목공예품, 글씨 등 이곳 고미술화랑들의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하고, 도자기 등의 저가 고미술품도 살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표구체험 행사다. 집에서 간직해온 가훈글씨나 서예, 한국화 작품 등을 새 액자에 넣는 표구 실습을 강사들의 지도 아래 직접 해보고, 완성된 작품은 배달해준다. 공연으로는 인사동 달빛 한옥음악회가 손짓한다. 19일 저녁 7시부터 인사동 쌈지길 맞은편 골목의 인사동 홍보관에서 예인들이 무대를 꾸려 춘행무와 평시조, 가야금 병창 등을 들려준다. 개막식이 열리는 20일과 21일에는 인사동 거리에서 국악소녀 송소희양 등의 판소리꾼들과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 등이 전통국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보존회 쪽은 “삼성화재가 호텔 건립을 추진해온 인사동 들머리의 옛 대성산업 지하 공간을 빌려 내년부터 인사동 화랑들의 작품과 업체들의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상설장터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737-7890~1.

한겨레신문 /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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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수혈한 인사동 달라질까

 

고미술품 위작, 도난 등 각종 비리와 오명으로 얼룩졌던 인사동 화랑가가 세대교체와 함께 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랑가 2세 경영인들이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인사동 일대에서 열리는 ‘인사전통문화축제’를 주도하는 것을 시작으로, 화랑가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종로구가 주최하는 ‘종로 古go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회장 윤용철)가 주관하며, 인사동 내 화랑 80여곳을 비롯해, 고미술품 상점, 공예점, 표구점 등 총 200여곳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류화랑, 고은제, 고은당 등 고미술품을 판매하며 수십년간 인사동 ‘터줏대감’ 역할을 해 온 화랑가 2세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해외에서 수학하며 미술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화랑 경영을 이어받은 데 이어 이번 축제를 계기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또 축제 기간 내내 한복을 차려 입고 갤러리에 상주하며 관람객들을 직접 맞이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원로들이 인사동의 주축인 가운데 젊은 경영인들이 제대로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한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또 2세 경영인들이 부모님의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류상우 류화랑 큐레이터는 “전세계적으로 고미술이 호황인데 한국에서만 유독 바닥이다. 앞으로는 문화재로써 뿐만 아니라 투자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가품(假品)을 줄이고 전문성을 높이는 등 조금씩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실질적 조치로 올해부터는 행사기간 동안 판매되는 고미술품에 대해 인사전통문화보존회 명의의 보증서를 지급한다. 고미술품의 위작 여부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첫 시도다.

윤용철 인사전통문화보존회 회장은 “원로가 대부분인 인사동에 30대 젊은 경영인들이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축제가 인사동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축제에서는 도자기, 민속품, 목가구 등 200여점과 옛 생활공예 200여점이 전시ㆍ판매되며, 한ㆍ중문화교류전을 통해 중국 항저우에서 가져온 공예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수백년 된 고려청자와 조선 백자를 십만원대에 판매하는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다도시연, 표구시연, 전통악기체험, 국악공연 등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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