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은 ‘나무화랑’에서 열린 “Oh! Real"전으로 많은 지인들이 인사동에 나왔다.
이제부터 모르는 사람은 사진을 찍지 않기로 했으니,

인사동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라고는 사진가 정영신, 성기준씨와 건물 옥상에서 찍은 부감사진 뿐이다.

 

인사동 사람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린 벽치기 골목 안에 있는 ‘유목민’은 이른 시간부터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 날은 ‘나무화랑’ 전시 뒤풀이가 열려 다들 이곳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비좁은 길을 점령한 술상으로 골목은 정겨웠다.
술상 사이로 지나가는 행인들도 불편해 하기는커녕, 손을 흔들거나 인사 건네며 지나갔다.

인사동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사람냄새 풍기는 진경이었다.

 

이 날은 홍천 사는 화가 양서욱씨도 ‘유목민’에 나타났다.

불화가 이인섭선생을 비롯하여 시인 김이하, 김명성씨 화가 박불똥, 김영진, 김재홍, 장경호,

손기환, 홍성미, 조신호, 박세라, 이재민, 김정대, 미술평론가 김진하, 유근오, 곽대원씨,

사진가 이정환, 성유나씨, 최명철, 신상철, 공윤희, 유진오, 김효성, 김대웅, 노광래, 김태서,

이미례 영화감독 등 많은 분들이 등장하여 술맛을 돋우었다.

 

이 날은 분위기에 휩쓸려 너무 과음했다.

자정이 넘어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다들 난리 쳐들어 온 것처럼 도망질이다.

택시 잡느라 씨름하다 보니 술이 깰 지경이었다. 니기미~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6일은 인사동 사람들 만나는 셋째 수요일이다.
우중충한 날씨는 우산을 폈다 접었다 바쁘게 하지만,
곳곳에서 반가운 분의 환한 웃음을 만날 수 있었다.






'갤러리 이즈'에서 나오는 미술평론가 박영택씨를 만났고,
영화감독 이정황씨와 산악인 반민규씨를 길거리에서 만났다,






낙원동 ‘유진식당’에서 ‘통인가게‘ 김완규씨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씨,

기업은행 김재수 지점장, 사진가 정영신씨를 만나 냉면에 소주 말아 마셨다.
오라는 사람은 없어나 갈 곳은 많아 퍼질 수는 없었다.






'갤러리H'에서 열리는 유혜정씨의 ‘색은 속삭이다’를 보러가야 했다.
제목이 야시시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가?
마음 설레며 그림을 둘러보고, 유혜정씨의 미소도 찍었다.






‘유목민’에 들렸더니, 낮에 조햇님 선거사무소에 같이 갔던
사진가 이정환씨와 성유나씨도 있었고,
길에서 만났던 이정황감독과 김이하, 이산하시인을 만났다.






그런데 안쪽에는 오래된 사우 배병우가 아니라 배병수씨가 있었는데,
몇 년 만에 만나는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살아 있으니 만나는 것이다.
오래 전 부여에서 벌인 정액페인팅을 그는 영영 잊지 못할 것이다.






인사동 귀신인 불화가 이인섭씨와 전활철, 유진오씨 등

올 때마다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더 이상 술잔을 나눌 수가 없었다.
술 땡기는 이 꿉꿉한 날, 구경만 해야지만 어쩌겠는가?

반가운 사람 만나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그 사람들 떠나고 나면, 인사동이 인사동일까?
인사동보다 사람이 더 좋은 이유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셋째 수요일은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술 생각나는 꿀꿀한 날씨였다.
이 날은 인사동 사람으로 자처하는 반가운 사람들 만나는 날이지만, 너무 일찍 나와 버렸다.
한 시간 가까이 인사동거리를 돌아다녔으나, 아는 분을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추위를 재촉하는 흐린 날씨라 자글자글 소리 내며 튀기는 호떡에 눈길이 갔다.
거들 떠 보지 않는 사과 장수의 한 숨을 뒤로하고, 모두들 총총걸음으로 지나간다.
인사동 거리에 사람은 많아도 인사 나누는 사람도, 반가운 인사도 없었다.





술집이 몰려 있는 벽치기 골목은 오후6시가 지났지만 문 닫힌 집이 두 군데나 되고,
문이 열려도 손님조차 없었다. ‘유목민’에서 전활철씨와 이른 저녁 밥을 먹고
담배 피우려 문 앞에 쪼그려 앉았더니, 사진가 윤성광씨가 반가이 달려와 사진을 찍었다.






손님들이 몰려가는 갤러리들을 기웃거렸으나, 마음이 동하는 작품도 사람도 없었다.
그때 사, ‘무의도’ 촌장 정중근씨로 부터 연락이 왔다.
“어디 있느냐?”는 전화에 ‘유목민’으로 달려갔다.






오후 일곱 시가 되어서야 술친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소리꾼 조수빈씨와 함께 나왔는데, 좀 있으니 정경호씨도 나타났다.
인사동 주객 이인섭선생이 등장하니, 이지연, 노광래, 공윤희씨가 차례대로 나타났다.






이 날은 술을 마셔도 흥이 나지 않고, 취해도 즐겁지 않았다.
정선 가서 몇 일간 쉬고 싶어, 보따리 쌀 작정을 했다.





지하철 타는 안국역6번 출구에는 늦은 시간에도 ‘빅이슈’를 팔고 있었다.
많은 홈리스들이 다시서기 위해 ‘빅이슈’ 판매원으로 나서지만,
내가 필요한 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 번도 사 주지 못했다.
이 날은 큰 맘 먹고 책 한권 사서 펼쳐보았다.






돋보기가 없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욕심은 만족을 모른다’는 글이 눈에 박혔다.
“그래! 인사동에 대한 그리움도 한 낱 욕심 이겠구나“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3일의 인사동은 초가을에 접어든 수요일이라 그런지 전시장마다 사람들로 넘쳤다.
난, 전시 열림식에 가야 할 곳도 한두 군데 아닌데다, ‘유목민’에서 사진인과의 모임도 있었다.

문제는 전시 오프닝이 대부분 비슷한 시간대라는 거다.

연락이 와 인사차 들리지만, 다들 사진 찍어 주기를 바라니 작품만 보고 나올 수도 없다.

바삐 인사동 거리를 가다보니 화가 김구씨도 바삐 지나간다. 나만 바쁜 것이 아닌 것 같다.





먼저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 설숙영씨의 도예전과 네팔드림팀 그림전, 장흥래씨 인물전을 차례대로 들렸다.

눈도장과 함께, 사진 한 두 컷 찍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는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리는 강찬모 초대전에 들렸다.

그곳은 대부분의 손님들이 빠져 나가고 아는 분으로는 작가 강찬모씨와 신성준선생, 노광래씨 뿐이었다,





작품을 보려고 작정했던 ‘나무화랑’의 최경선씨 전시에 서둘러 달려갔다.
이미 김진하관장과 장경호를 바롯한 화가들이 뒤풀이에 가려 내려오고 있었다.

다들 ‘낭만’으로 가자지만, ‘유목민’에서 기다리는 분들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유목민’에 들렸더니 사진가 김문호, 이정환, 최승희씨가 와 있어 반갑게 술잔을 나누었다.

이정환씨가 준비해 둔 11도짜리 다랭이 막걸리가 별로 독하지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홀짝 홀짝 맛있게 마셨다.





마침 강찬모씨 뒤풀이도 ‘유목민’이라 고중록, 김명성, 조해인, 조준영,

이명희, 최유진, 강경석, 조명환, 임태종씨 등 많은 분들이 옆자리에 있었다.

반가운 분들 인사 나누느라 바빴는데, 뒤늦게 주인공 강찬모화백이 등장나자,

화가 이인섭, 전형근씨, 그리고 구로구청장인 이성씨도 나타났다.




그런데 술이 슬슬 취하기 시작했다. 마구초로 다독였으나 소용없었다.

정영신씨가 나타나자 찍던 카메라 내 맡기고 줄행랑쳤다.

도저히 지하철을 탈 수 없을 것 같아, 김명성씨에게 택시비까지 구걸해 집에 왔다.




집에 들어오자 말자 큰 대자로 뻗어버렸는데, 다시는 11도 막걸리 먹지 말아야겠다.
난, 역시 소주 체질이야!

사진, 글 / 조문호



























































인사동에서 한 달에 한번이라도 반가운 사람을 만나자는 뜻으로 시작된

첫 ‘주삼수(酒三水)날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으나, 너무 과음했다.
‘학고제’에서 화가 송창씨의 개막식이 있었지만, 삼청로라 갈 수도 없었다.
많은 주당들이 그 전시뒤풀이에 퍼지겠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인사동 길거리에서 반가운 분들을 만났다.
제주로 내려 간 김호근씨를 만났는데, 오랫만의 서울 나들이라 했다.

종각 부근에서 약속이 있어 그 곳에서 마시자고 했으나 양해를 구했다.

인사동에서 이차를 약속하고 ‘낭만’으로 갔지만 거긴 아무도 없었다.

이 날은 핸드폰까지 고장 나 아무와도 연락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사진하는 곽명우씨를 만났다. 언제나 웃는 표정이 정겨운 친구다.





벽치기 샛길의 주막으로 접어드니, 찻집 앞에는 김명성씨가 앉았고,

불화가 이인섭씨는 제자와 함께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이 날의 첫 술잔은 이인섭씨와 골목에서 시작되었다.

성기준씨와 송용민씨도 다녀 갔지만, 이차는 화가 김 구, 장경호씨와 마셨다.

장경호씨는 이미 술에 취해 왔는데, 다른 곳에 가서 한 잔 더하자며 바람 잡았다.





칠뫼 김구씨와 함께 따라간 곳은 ‘국악 라이브’였다.

장경호씨는 요즘 술만 취하면 ‘월하의 공동묘지’같은 이집으로 자주 데려왔다.

여자들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노래 부를 수 있는 곳이 없어 찾는 것 같은데, 만만찮은 그 술값은 어쩔거냐? 

난 너무 취해 소파에 잠시 골아 떨어졌는데, 눈을 떠보니 임경일씨도 와 있었다.






장경호씨는 자기의 십팔번인 뒷동산 아지랑로 시작되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만,

제목을 몰라 못 찾고 있었다. 그토록 노래를 자주 부르면서 제목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그나저나 자정이 가까워 오고 있었는데. 일산 사는 장경호씨는 또 백상사우나에서 신세 질 팔자였다.

나도 지하철 끊기기 전에 줄행랑쳤지만, 뒤가 편치 않았다.


에고~ 사는 것도 힘들지만, 노는 것도 힘들다.



사진, / 조문호








































형상미술가 김진열씨의 '모심전이 오는 1012일까지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린다.


김동화씨는 격정에서 경건이라는 제목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그의 예술은 이성이나 사유가 아닌 본질적 감성의 촉수를 자극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렇다. 그래서인지, 내눈에는 우리민족의 한과 분노로 읽힌 것이다.

한민족의 한과 설음을 토해내는 강렬함이 엿보였던 것이다.


, 화가 이청운, 황재형, 권순철씨처럼 거칠고 암울한 붓 길을 좋아한다.

김진열씨 작품 또한 거칠고 투박함을 좋아하지만, 그만의 또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얼핏 보면 조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조각이 아니다.

여수에 있는연도라는 섬에서 떠내려 온 철판이나 양철 등 폐기물을 주워와

작업의 질료로 이용하는데, 소금기에 절은 철판들은 시뻘건 녹물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걸 자르고, 버려진 마분지를 여러 겹으로 덧붙여 덩어리를 만든 것이다.


김진열씨의 형상미술은 우리 민중들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제작한 철판이나 양철을 덧붙여 칠한 거친 작품들은

외세에 의해 찢기고 분열되어 온 우리민족의 상처 같았다.

그리고 소나무의 투박한 결에서 강인한 민족적 정체성도 느껴졌다.

또한, 우리 민초들과 함께 해 온 장승같기도 하고...


김진열씨의 생김생김은, 마치 임꺽정을 연상시킨다.

임꺽정을 보진 못했지만, 수염만 깍지 않았다면, 꼭 산적 같은 모습이다.

임꺽정은 가난한 사람들 편이고, 나쁜 놈들을 힘들게 했다.

좌절하지 않고 분노를 삭여가며, 싸우는 정신도 같다.


작가의 조형적 감수성으로 빚어 진, 투박한 노동의 힘,

거기에서 버려진 사물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힘이 꿈틀거렸다.

말보다 강한, 상징의 힘에서 우레 같은 폭발력도 엿 보인다.


작가는 우리 민중들이 섬겨왔던 거대한 나무들을 모셨다고 했다.

김진열씨의 '모심'전이 우리에게 암시하는 바가 크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하나의 메시지였다.

민중들의 분노를 다독이며 위안하는 무속적 주술 같은 것도 읽혔다.


김진열씨가 보여 준, 질기고 강인한 힘은 결국, 우리 사회와 정치를 겨냥하고 있었다


 

사진, / 조문호

 

그 날 개막식에는 김진열 내외를 비롯해, 김진하관장, 목판화가 류연복, 사진가 한선영, 화가 장경호,

고옥룡, 김영진, 이흥덕, 송 창씨 등 십 여명이 부산식당에서 유목민까지 옮겨가며 잘 마시고 놀았다.

 유목민에는 불화가 이인섭선생을 비롯하여, 이종률, 전활철, 공윤희, 임경일, 김 구, 노광래,

김기영씨 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김진하 촬영













































































 

 

 

 

 

 

 

 




인사동 거리를 어슬렁대다 산돼지 같은 낮 익은 사람 하나 만났다.


바로 시 쓰는 이승철씨였다.


이 사람은 울 애편내랑 고향과 나이까지 똑 같은데다,

지는 글판에서 나는 사진판에서 실속없이 넘 밑 구중 닦는 일을 많이 했다.

다만 지는 시를 잘 쓰는데, 나는 사진을 잘 못 찍는 게 문제다.


사람이 말문이 막히면 나오는 소리를 반복한 노대통령 추모시를

비롯한 많은 그의 시편들은 얄미울 정도로 좋다.

 

그런데 인사동 모두의 애인이었던 미녀 마담을 보쌈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 시인은 펄쩍 뛴다. 조용히 사는 그녀가 알면 살아남을 길이 없단다.

그래서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이다.


이 사진들은 지난 22일 찍었는데, 사진보따리 푼 데를 몰라 늦게 올렸다.

그 날 김명성씨도 만났고, 이인섭선생도 만났다.


사진, 글 / 조문호




















축제가 열린 지난 주말의 인사동은 사람들로 미어 터졌다.

 

거리 곳곳에 전통문화축제와 관련된 볼거리가 무성했지만,

그 중 빼어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사람구경이다.

옷차림이나 생김새들이 천태만상이라 실없이 말 걸어보았다.

 

그 복잡한 거리를 여러번 다녀도 눈 익은 예술가는 보이지 않았다.

다들 사람들이 몰리는 번잡한 인사동을 싫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날 온 종일 다니며 만난 사람이래야 손에 꼽을 정도다.

 

아내와 지하철 타러 나오다 승강장에서 만난 동양화가 주승자씨,

인사아트앞에 죽치며 사진 찍던 이기윤, 김순자 내외와 원로광고사진가 이용정씨

갤러리 나우앞에서 만난 이순심관장, 서양화가 마기철씨가 고작이다.

 

파장 무렵 지친 다리 끌고 돌아서는 판에 반가운 사람 한 분 만났다.

'봉원사' 계시는 불화가 이인섭 선생이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막걸리 한 잔 하러가죠?”

 

유목민에는 서양화가 허미자씨가 먼저 자리하고 있었는데,

생부두 안주로 봉평막걸리 두 병만 비웠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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