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태 3주기를 맞아 열린 유작전이 지난 2일 성황리에 막을 내리며,

유작전을 추진한 추모위 쫑파티가 열렸다.

지난 12일 오후6시 인사동 ‘자희향’에서 열린 추모위 만찬에는
문영태화백 미망인 장재순씨를 비롯하여 이인철, 김진하, 장경호,
박 건, 양정애씨 등 일곱 명이 모여 뒷이야기를 나누었다.
박불똥씨와 홍선웅씨는 사정에 의해 못 나왔다.






이번에 열린 추모전 외에도 두 권의 추모집 “심상석-문영태”와
“누가 몰가부를 내놓겠는가”가 출판되었는데,
그동안 묻혀 있던 문영태 작업과 업적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추모집을 제작한 김진하씨는 처음엔 자료가 부족하여 난감했으나,
뒤늦게 ‘시대정신’에 대한 좌담회 자료와 ‘분단풍경’을 기록한
슬라이드 필름을 찾게 되어 진척을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출판된 문영태 추모집 출판은 한국미술사의 소중한 자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찾아 낸 자료를 바탕으로 문영태의 작품세계는 물론 민중미술에 끼친
영향력을 일목요연하게 편집한 김진하씨의 저력도 돋보였다.





문영태 화백의 ‘심상석’ 연작은 종이에 연필로 그린 작품으로,
마음의 형상이 새겨진 돌이나, 돌에 새겨진 마음이다.
민중들의 질긴 생명력과 한(恨)의 정서가 베인 문영태 최고의 역작이다.
문영태의 작업이 그 이후로 중단된 것도 
더 이상 좋은 작품을 그릴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른다.






이 날 추모회 만찬에서 나온 이야기로는 김포 ‘민예사랑’ 전시에 이어
서울전시도 한 번 가질 것이라고 했다.
볼 사람이야 보았겠지만, 전시장이 너무 멀어 일반인들의 접근에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시일정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김진하씨의 새로운 기획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인사동에 있는 ‘자희향’은 처음 가 본 집이지만, 음식이 맛있었다.
함평에서 나오는 '자희향 탁주'를 내놓는데, 도수는 일반 막걸리보다 높으나
약간 단맛이 있어 입에 착 달라붙었다.
난 소주파라 맛만 보았지만, 괜찮은 술이었다.
그리고 게장이나 가자미찜, 돼지수육 등 모든 음식들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벽에걸린 조선중기 여류시인 이매창의 '증취객'이란 시도 눈에 들어왔다


"술 취한 손님이 옷자락을 잡아당겨
비단저고리 찢어 놓았지
비단저고리야 아까울 것 없지만
님이 주신 정마저 찢어질까 두려워요"



 
다들 거나하게 취했으나, 헤어지기 아쉬운 것 같았다.
이인철씨가 발동이 걸렸는지 노래방에 가자고 충동질했다.
다들 가까히 있는 ‘국악’이란 노래방으로 옮겼지만, 혼자 도망쳐야 했다.
이제 술이 취하면 숨이 가빠, 2차는 꿈도 못 꾼다.
봄날은 이미 가버렸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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