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칡뫼 김구의 “아프다!?“전이 개막되었다.






그 날은 하던 일을 마무리하려다 개막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겨버렸다.
다들 뒤풀이 장소로 옮겨 버렸고, 작가와 낯선 몇몇 분만 남아 있었는데,
전시장이 한산해 작품은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된 작품에는 분단의 상징 같은 철조망이 자주 등장하였고,
상품에나 붙어야 할 바코드도 여기저기 그려져 있었다.
갈라진 땅에 수술용 가위와 실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분단의 상처와 더불어 욕망에 의한 인간성상실을 말하는 듯 했다.





철조망이 툇줄로 연결된 ‘분단둥이의 탄생’이나
쿠르베의 작품인 ‘세계의 기원’을 패러디한 ‘세계의 상처’란 야한 그림도 있었고,
고사 지낼 때나 등장하는 돼지머리 설치물도 있었다.






휴전선과 인접한 김포가 고향인 작가로서는 분단에 대한 앙금이 남다를 것이다.
어릴 적부터 보아 온 철조망, 즉 분단에 대한 한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었다,
서로 편 가르는 단절이나 소통부제가 주는 현실이 아픈 기억을 촉발시켰을지 모른다.
마치, 분단된 사실을 잊고 사는 오늘의 현실을 꾸짖는 듯 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내가 처한 현실, 그 삶의 진면목은 과연 뭘까?
늘 묻던 질문입니다.(중략) 저는 작가 자신도 잘 모르는 공허한 그림을 반대합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이미지에 목매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라는
작업노트에 적힌 글에서 분단된 나라에서 사는 작가로서의 아픔이 베인,
문제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뒤풀이 장소인 ‘유목민’으로 갔더니, 축하객들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정복수, 김진하, 장경호, 이명희, 임경일, 이만주, 김아란, 김행수,
김발랜티노, 하형우, 노광래, 김이하, 강경석, 전강호, 김수길,
유진오. 최명철, 김재홍, 손기환, 이수호, 김명성, 이인섭,
이정황, 장종수, 편근희씨 등 많은 분들이 술잔을 기울였다.





류연복씨를 비롯한 이인철, 박문종, 김현숙씨 등 몇몇은 인근의 ‘사랑채’에 자리하고 있었다.
작가의 인간적 친화력을 엿볼 수 있는 뒤풀이 현장으로, 양쪽을 오가느라 혼자 바쁜 걸음 쳤다.






이 전시는 6월19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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