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은 인사동은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날씨 덕택에 대여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의 밝은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나 거리에 널린 잡화점에는 중국산 싸구려 상품들이 점령한지 오래고,
오래된 가게나 전시장들은 텅텅 비어있다.
아무도 길거리에 쏟아지는 관광객들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일 생각조차 않았다.






2011년도엔 국내 선호관광지 5위였던 인사동이 지난해는 7위로 떨어졌다.
인사동의 매력은 점차 사라져 앞으로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반세기가 넘도록 인사동을 지켰던 고시계점 ‘용정’이 문을 닫았다.
그 뿐 아니라 필방, 표구, 골동상 등 오래된 가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뜬다.






인사동은 본래 ‘문방사우’의 거리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40여 곳의 크고 작은 필방들이 늘려 있었다.
문방사우와 표구, 골동가게들로 채우진 인사동이 관광 거리가 되면서
기념품과 화장품, 식당과 커피 가게 등으로 서서히 바뀐 것이다.
남아있는 오래된 점포란 ‘통문관’. ‘구하산방’ 등 손에 꼽을 정도지만, 이마저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그 날도 그토록 사람들이 몰렸으나, '통문관'은 아예 문이 닫혀 있었고, 필방들도 파리 날렸다.






뒤늦게 인사동을 살리기 위해 상인들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곧 열리게 될 박람회를 시작으로 인사동 골목길과 숨은 장인들을 알리고,
인사동 최고의 멋으로 뽑힌 인사10길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란다.
인사10길은 한옥갤러리와 도자기매장 등 전통매장이 많이 몰려있고,
한옥식당이 몰려있는 인사동14길과 홍보관이 있는 11길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인사10길

인사14길

인사11길


아무리 노력해도, 잡화 장사에 재미 본 길가 상점들의 변화 없이는 어렵다.
긴 세월 보존되어 온 전통도 망가지려면 금방이지만, 다시 되돌리려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히려 상인들보다 인사동에 애착을 가진 예술가들이 나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상인들의 개인적 욕심이 버티고 있는 한, 인사동 되찾기는 말짱 도루묵일 뿐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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