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포항 아트페어 ‘사진의 섬 송도’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포항 송도 코모도호텔에서 열렸다.

포항예술문화연구소(소장 안성용)가 마련한 ‘제2회 사진의 섬 송도-송도, 미래를 만나다’ (대회장 이인식)는

호텔 룸에서 전시 판매가 이뤄지는 호텔아트페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포항, 경주, 대구, 부산, 서울 등 전국의 사진가 43명이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으나,

전시작의 판매는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이는 지역민들의 사진 소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그러나 지역작가들 친분에 의해 팔린 작품들은 더러 있어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5일 오후7시 30분에 열린 개막식에는 대회장 이인식씨와 운영위원장 조근식, 기획자 안성용 소장을 비롯하여

참여작가와 초대인사 등 100여명이 참가하여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이도협, 원지현씨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대회장 이인식, 안성용씨의 인사와 내빈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 잔 마시며 들었으면 훨씬 덜 지루했을 텐데, 자꾸 옆자리에 차린 술상에 신경쓰였다.

대금연주와 작가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있은 후에야 와인파티가 시작되었다.





태풍이 지나간  6일은 전시장이 한가했으나, 마지막 날인 7일은 많은 분들이 들려 작품을 감상했다 .

특히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해 주신 서울의 차재훈교수를 비롯하여, 

부산의 사진가 노재학, 박경민씨 등 타 지역에서도 많이 다녀가셨다. 






아트페어를 끝낸 7일 밤에는 '제3회 사진의 섬 송도'를 기약하는 축배를 들었다.  


참여사진가 : 권기철, 권순종, 김남효, 김병태, 김수정, 김인술, 김  훈, 김혜련, 나호권, 문성국, 박상화,

                 박양채, 박영길, 박우철, 박종효, 박진호, 서경애, 서상숙, 손진국, 신병문, 양재문, 오상철,

                 유소피아, 이근무, 이다나, 이두순, 이묘순, 이인식, 이정철, 임향숙, 장문식, 장정아. 정광수,

                 정영신, 조근식, 조문호, 조성기, 지용철, 최흥태. 최회우, 하정은, 한병화, 홍상돈,






아래는 개막식을 비롯하여 이런 저런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이 너무 많아, 세미나와 아티스트 토크, 전시 객실, 뒤풀이 사진을 바롯한 본인의 참견문은 아래에 별도로 올립니다.

http://blog.daum.net/mun6144/4931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금보성아트센터’초대전‘아리랑 환타지’29일까지 열려 
2018년 04월 23일 (월) 17:46:25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ss@sctoday.co.kr


사진가 양재문의 초대전 ‘아리랑 판타지’가 오는 29일까지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양재문의 사진은 전시 제목에서 의미하듯 한국적 환상이다. 민중의 삶이 꿈틀대는 움직임과 새벽의 고요함이 어우러진 양재문의 사진은 가장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다. 색의 흘림과 감춤으로 만들어진 그 이미지가 이국적이지 않고 한국적인 것이, 어디 전통 춤꾼이 펼치는 춤사위라는 데만 있었겠는가? 그 이미지에는 우리민족의 한과 기가 서려있기 때문이다.

▲양재문, Arirang Fantasy_01

우리 춤은 고요한 가운데 서서히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고,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이 드러나는‘정(靜)중(中)동(動)의 미학이다. 은은한 감춤의 미가 그토록 매혹적인 사실을 어디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느린 셔터로 잡아 낸 흔들리는 동작의 이미지가 마치 꿈결처럼 환상적으로 펼쳐져, 얼핏 한지에 살며시 번지는 물감처럼 애잔하다.

▲양재문, Arirang Fantasy_02

춤꾼이 춤사위에 자신의 기를 풀어 놓기 시작하면, 작가 양재문은 그 춤꾼의 기를 받아 자신의 색으로 다시 풀어낸다. 그 색은 요염한 여인네의 교태미가 되기도 하고 정숙한 여인네의 숭고미가 되기도 하며 한국적 색으로 정체를 드러낸 것이다. 그 춤꾼의 몸짓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가 작가에게 전이되어 작품으로 승화한 것이다.


▲양재문, Arirang Fantasy_13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 전에 표현할 이미지를 예견하듯이 사진가 역시 셔터를 누르기 전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예견한다. 뿜어내는 기가 합일점을 찾아 작품으로 탄생하기 까지는 수없이 반복하는 인내가 뒤 따를 수밖에 없다. 예술에 끝이 없듯, 양재문 작업 역시 끝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양재문, Heavenly Dream_32

양재문은 오래전부터 우리 춤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 낸 배태랑 작가다. 20여 년 전에 보여 준 ‘풀빛여행’의 그 몽환적 춤 여행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몇 년 전 보여 준 ‘비천몽’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어, 한 폭의 수묵채색화처럼 아름다웠다.

▲양재문, Heavenly Dream_36

긴 세월동안 한국 전통춤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온 작가가 이번에 보여 준 ‘아리랑판타지’는 역동성이 개입된 것이 또 다른 변화라면 변화다. 1미터에서 4미터에 이르는 대형 작품 군무(群舞)를 통해 여지 것 볼 수 없었던 강한 역동성을 나타 낸 것이다. 집단적 신명성을 끌어내기도 한 그 사진은 마치 우리민족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은 환청도 일으켰다. 그 함성에는 동학의 울림도 있고 광주항쟁의 원한도 뒤섞여, 보는 이를 선동하는 것 같다.



▲양재문, Heavenly Dream_41

서문을 쓴 사진평론가 이경률씨는 이렇게도 말했다.

“작가가 보여주는 전통무용의 율동과 그 환상은 자신의 무의식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말하자면 환상의 향연으로 나타난 흐린 춤사위는 지나온 삶의 회한과 더 이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이미지로 전이된 것들임과 동시에 응시자 각자의 심연에 내재된 기억을 자극하는 일종의 자극-신호(stimuli-signal)가 된다. 예술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양재문, Heavenly Dream_44

작가가 경험한 희미한 기억의 실타래는 익명의 무용수가 추는 춤의 환상으로 다시 나타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율동이 지시하는 삶의 침전들 즉 삶의 뒤안길에서 발견한 무의식의 시선과 반향이다.”

▲사진가 양재문씨. ⓒ조문호

이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금보성아트센터’(02-396-8744)에서 열린다.
 
  



사진가 양재문의 초대전 ‘아리랑 판타지’개막식이
지난 21일 오후3시경‘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전시장에는 김보성관장을 비롯하여 이기명, 김종호, 한선영, 제이안 리,
유병용, 한명숙, 소피아, 은효진, 김가중씨 등 많은 분이 참석하였으나,
오랜만에 만난 분들이 너무 많아 성함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희미해져 가는 것은 세상사 하나하나 잊으라는 것일 게다.
기억하지 못한 분들은 널리 양해하기 바란다.




개막식은 국악 공연장을 방불할 만큼, 춤과 소리가 어우러진 신명난 한마당이었다.
양재문 작가도 한 소리했는데, 이러다 사진가에서 소리꾼으로 전업할지도 모르겠다.




전시된 양재문씨의 사진은 제목처럼 한국적 환상이었다.

색의 흘림과 감춤으로 형성된 그 이미지가 이국적이지 않고 한국적인 것이,

어디 전통 춤꾼이 펼치는 춤사위라는 데만 있었겠는가?

바로 그 이미지에 우리민족의 한과 기가 서려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민중의 삶이 꿈틀대는 움직임과 새벽의 고요함이 어우러진 양재문씨의 이미지들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우리 춤은 고요한 가운데 서서히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고,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이 드러나는‘정(靜)중(中)동(動)의 미학이다.

은은한 감춤의 미가 그토록 매혹적인 것을 어디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느린 셔터로 잡아 낸 흔들리는 동작의 이미지가 보는 이로 하여금 무아 경지로 빠져들게도 하는데,

얼핏 한지에 살며시 번지는 물감처럼 애잔하다.




춤꾼이 춤사위에 자신의 기를 풀어 놓기 시작하면, 양재문은 그 춤꾼의 기를 받아 자신의 색으로 다시 풀어낸다.

그 색은 요염한 여인네의 교태미가 되기도 하고 정숙한 여인네의 숭고미가 되기도 하며 우리만의 색으로 정체를 드러낸 것이다.

그 춤꾼의 몸짓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가 작가에게 전이되어 ’아리랑 환타지‘로 승화한 것이다.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그리기 전에 표현할 이미지를 예견하듯이 사진가 역시 셔터를 누르기 전에 전체적인 밑그림을 예견한다.

그 기가 합일점을 찾아 작품으로 탄생하기 까지는 수없이 반복하는 인내가 뒤 따를 수밖에 없다.

예술에 끝이 없듯, 양재문씨의 작업 역시 끝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양재문씨는 오래전부터 우리 춤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 낸 배태랑 작가다.

20여 년 전에 보았던 ‘풀빛여행’의 그 몽환적 춤 여행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2년 전에 보여 준 ‘비천몽’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어, 한 폭의 수묵채색화처럼 아름다웠다.




긴 세월동안 한국 전통춤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온 양재문씨가 이번에 보여 준

‘아리랑판타지’는 역동성이 개입된 것이 또 다른 변화라면 변화다.

1미터에서 4미터에 이르는 대형 작품 군무(群舞)를 통해 여지 것 볼 수 없었던 강한 역동성을 표현한 것이다.

집단적 신명성을 끌어내기도 한 그 사진은 마치 우리민족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은 환청도 일으켰다.

그 함성에는 동학의 목소리도 있고 광주항쟁의 목소리도 뒤섞인 것 같았다.




전시 작품들을 돌아본 후, 지하 전시장에 다과 차려 놓은 곳으로 내려갔다.
막걸리도 몇 병 있었으나, 술은 아무도 마시는 사람이 없었다.
이 건 술에 대한 모독이라며, 한 병을 혼자 다 마셔버렸다.
술은 주거니 받거니 해야 하는데, 혼솔은 진짜 찐 맛 없더라.




개막식 다음 날인 22일에도 전시를 보지 못한 정영신씨와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금보성아트센터' 김보성 관장을  만나 차 한 잔 마시며, 지난 이야기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열리니, 시간나면 꼭 한 번 보시기 바란다.
금보성아트센터(02-396-8744)

사진, 글 / 조문호




























































 

아리랑 판타지 Arirang Fantasy

양재문展 / YANGJAEMOON / 梁在文 / photography
2018_0418 ▶ 2018_0429



양재문_Arirang Fantasy #01_피그먼트 프린트_110×225cm_201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60216a | 양재문展으로 갑니다.

양재문 홈페이지_www.yphoto.co.kr


초대일시 / 2018_0421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금보성아트센터

KIM BO SUNG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6길 20(평창동 111번지)

Tel. +82.(0)2.396.8744

blog.naver.com/kbs5699



흘림, 감춤 그리고 정중동의 미학 ● 한국 전통춤을 말할 때 흔히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의 특징을 지닌다고 말한다. 이는 고요한 가운데 진정한 움직임이 보이고,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이 드러남을 일컫는 것이다. 춤꾼은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자신을 우주의 중심에 두고 춤사위 하나 하나에 호흡을 모아 기를 풀어 놓는데 이런 맺음과 풀림의 움직임은 모든 한국 전통춤이 지니는 두드러진 DNA이다. 이러한 한국 전통춤의 여러 몸짓이 양재문 작가의 『아리랑 판타지』을 통해 담겨졌다. 양재문 작가는 이미 「풀빛여행」, 「비천몽」 등 일련의 한국 전통춤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내었다. 이번 작품들은 그동안 작가가 추구한 한국 전통춤에 개성적 해석과 이미지를 통한 일상의 스토리텔링이 담겨져 대중과 그 의미를 소통하려 한다.


양재문_Heavenly Dream #70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05×170cm_2018

양재문_Arirang Fantasy #13_피그먼트 프린트_300×140cm_2018

그의 작품에서 처음 느껴지는 이미지는 '흘림'이다. 그런데 그 흘림은 멈춤이지만 유동적인 이미지로 창의적 상상력을 가지고 오게 만든다. 이는 몸짓의 찰나를 묘파하면서도 이미지가 아닌 기의(記意, signifie)와 기표(記表,signifiant)가 합쳐진 기호(記號)로 그려낸다. 그 찰나의 순간은 그 춤의 가장 아름다운 표상이 아닌 큰 의미가 없는 듯 보이지만 맺음과 풀림을 통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표점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 이런 흘림은 동적이기에 정적이고 정적이기에 동적이다. 이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면서 '부드럽게 함으로써 마음 속의 즐거운 회포를 표현하려 하는'(『書記』) 넉넉한 해석력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춤꾼의 모습을 단순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표현한다.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6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73×50cm_2018


사진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이미지는 '감춤'이다. 흘림을 통해 뚜렷하지 않거나 옆태나 뒤태 혹은 오브제로 가려지며 대상을 감추려 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감춤은 익명(匿名)이라기보다는 완곡하게 함축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모든 걸 들어내는 것이 명확하고 뚜렷하지만 이와 조화를 이루며 은은하면서도 상징적적인 의미로 은현(隱現)의 미를 들어내고 있다. 이는 색감에서 들어나는 강렬함과 더불어 너그러움이 대비되어 교태미와 숭고미가 함께 공유된다.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 덧붙여진 것은 역동적 이미지일 듯 하다. 이는 군무(群舞)의 모습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그동안 일련의 작품에서 자아는 정(靜)과 부드러움(柔)이 조금은 앞섰다면 군무를 통해서는 개성들이 모여 집단적 신명성을 끌어냄으로써 굳셈(强)과 역동성(力動性)을 묘파한다. ??악기(樂記)??의 '하늘에서 추상적인 상을 이루고 대지에서 구체적인 형을 이루고, 대지의 기는 위로 올라가고 하늘의 기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서로 소통한다'는 말처럼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문화원형의 원형적 전형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작가가 감각적 혜안 속에서 합을 이룬 모습일 것이다. ● 그래서 「비천몽(飛天夢)」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통한 '한(恨)의 풀이'였다면 이번 『아리랑 판타지』는 해소를 이룬 뒤 허허롭게 길을 걸으며 또 다른 담론을 만드는 여정이다. 민요 '아리랑'처럼 개인과 민중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고, 춤꾼들의 몸짓에서 움직임과 고요함의 결합을 통해 본성의 움직임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 김호연



Vol.20180418d | 양재문展 / YANGJAEMOON / 梁在文 / photography





사진가 양재문씨로 부터 저녁식사라도 한 번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 16일 오후 여섯시 무렵, 약속장소인 충무로로 갔더니, 정영신씨도 나와 있었다.

양재문씨는 30년 지기인 오래된 사우지만, 그동안 만날 기회가 통 없었다.

정선 살 때는 사진판과 거리를 두어 그랬지만, 그 뒤는 장터 따라 다니느라 연락이 끊긴 것이다.

한참 뒤에 인터넷에 드나들며 서로의 근황을 알게 되었고, 몇 년 전 ‘사진예술’ 행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얼굴 좀 보고 삽시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올 정도였다.

 





80년도 중반 ‘월간사진’에서 일할 무렵 처음 만나 ‘한국사협’, ‘삼성포토스페이스’에 이르기 까지 함께한 세월이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작년 2월 경, 모처럼 그의 개인전에 가 볼 기회가 생겼다.

‘비천몽’이란 제목의 전시였는데, 육감이 동하는 몽환적인 춤사위가 마치 한 폭의 수묵채색화처럼 아름다웠다.

곧 바로 초창기 그가 발표했던 ‘풀빛여행’이 오버랩 되며,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각인시킨 것이다.

 





그 뒤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었던, 나의 ‘사람이다’ 전시에도 한 번 왔었다.

찾아 준 것만도 고마운데, ‘청량리 588’사진 한 점을 사 주는 아량까지 베풀어 몸 둘 바를 몰랐다.

사진가들 사는 게 보나 마나인데, 남의 사진을 사준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 씀에 비해, 무관심했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가 강남에서 충무로로 작업실을 옮긴지가 육년 째라지만, 그의 작업실이 충무로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충무로 ‘대한극장’ 앞에서 만나 그의 작업실과 가까운 ‘구이구이’식당에서 전어구이로 술 한 잔 나누며 모처럼 회포를 풀었다.






식당에서 일어나, 남산이 더 가까워 보이는 그의 작업실에도 가 보았다.

오피스텔처럼 지어진 건물이었으나, 아파트처럼 널찍한 공간이라 작업실로 안성마춤이었다.

혼자 살지만, 홀애비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놓았더라.

한 쪽에는 서재가 있었고, 한 쪽은 앱션 프린트기와 불 꺼진 조명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진공관 앰프에서 흘러 나오는 은은한 음악에다, 그가 즐기는 ‘칼바도스’란 양주도 죽였다.

처음 마셔보았지만, 묵직하게 느껴지는 맛이 아주 매혹적이었다.

더구나 와인을 끓여 회석시켜 마시기도 했는데, 칼바도스‘에 대한 애호가로 보였다.







그런데, ‘Calvados in Paris’란 제목의 사진집을 한 권 내놓았다.
얼마나 ‘칼바도스‘란 술을 좋아했으면 사진집에 술 이름이 들어갔나 싶었지만, 사진집은 술에 대한 기억으로 보았던 파리였다.

처음 발표한 ’풀빛 여행‘과 요즘 작업은 보았지만, 중간 작업은 전혀 보지 못했는데, 다른 작품까지 궁금하게 만든 사진집이었다.

아마 파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마셨던 ’칼바도스‘가 그를 파리로 이끌었던 것 같았다.

그 환상의 시간여행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여행에 전이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했다.






’칼바도스‘를 마시며 생각했던 파리에 대한 기억들은 분명 어디서 본 듯한 친숙함과 낯설음이 교차하는 묘한 느낌을 주었다,

술을 마시며 바라 본 파리라 때로는 화각이 비틀어지거나 왜곡되기도 했지만, 언젠가 한 번은 기억했던 잠상이 분명했다.

사진이 좋았지만, 논리가 짧은 탓에 사진집에 서문을 쓴 이경률씨의 마지막 글을 옮겨본다.






“불 켜진 에펠탑 끝 가장자리에 연이어 나타나는 지난 여름날의 파리 여행 그리고 그 여행 한 가운데 연속으로 겹쳐 나타나는 누군가의 얼굴...

결국 작가의 칼바도스는 장면을 보는 응시자의 또 다른 칼바도스로 전이되어 프루스트 소설의 마들렌 과자, 문 열리는 소리, 덜컹거리는 마차와 같이  기억의 자극-신호로 나타난다. 이러한 신호로부터 드러나는 기억의 단편들은 그때 심연에 부유하는 위대한 카이로스의 세상으로 펼쳐진다”






그런데, 이 친구 사진만 잘 찍는 줄 알았는데, 소리도 잘 했다.
즉석에서 '사철가'와 '흥타령'을 불렀는데, 소리의 기교보다 음색이 타고 났더라.

속에서 터져 나오는 전형적인 남도소리꾼의 걸걸한 애간장이 묻어나고 있었다.






“이산 저 산 꽃이 피니 / 분명코 봄이로구나 / 봄은 찾아왔건마는 / 세상사 쓸쓸허드라 / 나도 어제 청춘이러니 /

오 날 백발 한심허구나 / 내 청춘도 날 버리고 /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 반겨 헌들 쓸 데 있나...”


부질없는 세상을 탓하며 늙어가는 우리네 신세타령이라 더 마음이 동했다.






소리가 끝나고, 나의 동자동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갑자기 드론으로 동자동을 부감 촬영해보라는 말을 꺼냈다. 역시 사진선생을 오래 하더니, 교육적인 면모도 있었다.

꼭 필요한 사진이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도면적인 지리의 정보성보다 내가 보고 싶은 장면이라 더 찍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속내를 눈치 챘는지 50만원을 내놓으며, “좋은 것은 살 수 없지만, 왠만한 드론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내 형편에 한 번 사용하기 위해 드론을 산다는 것이 무리지만, 장터 다니는 정영신씨가 더 절실한 장비라,

뻔뻔스럽게도 고맙다며 받아 들였다.






술이 얼큰하게 취해, 기분 좋게 돌아오는 길에 정영신씨가 시비를 걸어왔다.
“어떻게 남이 주는 돈을 그렇게 편하게 받냐? 동자동 살더니 거지근성 생긴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다”며 큰 소리 쳤지만, 나 역시 쪽팔리기는 마찬가지다.
속으로는 “네 년 장터사진 때문에 받았다”고 되받고 싶었지만, 참았다.

"돌고 도는 돈이니, 언젠가는 갚을 날도 있겠지... "


사진, 정영신,조문호 / 글, 조문호
































사진가 박진호씨의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전이 지난 6월1일 오후6시,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렸다.


이 날 개막식에는 사진가 박진호씨를 비롯하여 이순심관장, 박재호, 장일암, 류은규, 양재문, 김영태,

황규범, 노연덕, 신혜선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전시를 축하했다.

박진호씨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서울예전에서 사진을 배웠다.
홍대 산미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공부한 후, 1992년‘아노미’전을 시작으로 아홉 차례의 개인전과

한국사진의 수평전 등 많은 단체전에 참가했다. 무엇보다 강하게 인식된 작업은 첫 전시‘아노미’였다.
자신의 신체를 복사기로 형상화해 존재 자체를 확인한 작업이었다.

기계적 복제나 다름없는 인간적 고뇌를 표출한 것으로 당시로서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 외에도 ‘어쩌다 느낀 작은 슬픔이 있을 때’ 같은 시적 이미지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달의 흐름을 자유자재로 움직인 사진이다.
 
이사진들은 70-200mm 망원으로 스트레이트하게 찍은 사진인데, 촬영 기법과 노출 데이터를 찾기까지 7년이 걸렸고,

촬영기간은 무려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 긴 시간동안 생각을 숙성시켜 온 것은 자유로움을 꿈꾸었다는 것,

좀 더 경쾌한 삶을 그리워했다는 것 그리고 50대 중반의 나이가 주는 주체적 사유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작업노트에서 달은 신(神)이라며, 자신도 모르는 신을 표현하려는 자체가 헛된 노력일 것이나,

신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었다고 적었다. 자연법칙을 벗어나고 우주원리를 이탈한 자유, 그런 인생을 바라지만,

너무 슬프다고 했다.
 
예술은 결코 감각만의 영역이 아니다. 끊임없는 생각과 회의 그리고 탐구에 감각이 더해져야 한다.

그 추운 겨울바람에 떨고, 여름 날 모기에 뜯겨가며 사진을 찍은 것은 오랜 기간의 생각과 회의에 따른 사유의 결과라고 한다.

그의 친구인 한양대교수 정재찬씨는 이렇게 전해왔다.
 
“그는 도도한 외로움, 고고한 슬픔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 저 제목은 교만도 유희도 아니다.

어쩌면 신 앞에서 응석을 부리고 싶거나, 눈물로 간구하고 싶지만 인간의 자존심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어찌 그를 이해하랴. 다만 거룩하진 않아도, 거짓되고 위선에 찬 신앙보다는 네가 참 되도다,

신이 말해 줄 것이다, 라고 믿을 뿐이다.”
 
난,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지 사진평론가는 아니다.
그래서 박진호의 사진을 보며 느꼈던, 지극히 주관적인 단상들을 말할까 한다.
 
보통 달을 찍으려면 장시간 노출을 주어 달의 궤적이 한 줄로 이어지는데, 이 사진들은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해,

마치 춤추는 달처럼 넘실댄다. 달을 소재로 택한 것은 사진으로 시를 쓰겠다는 이야기다.
 
달을 생각하니, 죽은 울 엄마가 제일먼저 떠오르고, 둘째는 이백선생이 생각나더라.
왜? 울 엄마가 생각났냐면, 살아생전 즐겨 부른 노래에 달이 나오기 때문이다.

노래 제목은 모르지만, 반세기가 지나도록 그 노래가사들이 잊혀 지지 않더라.

첫 소절이 “구름 속에 달빛만 엉큼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당신의 마음도 검구려”로 시작된다.

자연에 빗댄 사랑의 마음을 어찌나 은근하게 풀었는지, 노래가사가 바로 시였다,


즉 박진호의 사진 메시지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라는 시였다.

자연과의 사랑 노래, 아니 달과의 아주 애로틱한 사랑 그 자체였다.

두 번째 떠 오른 이백 선생도 달과 인연이 너무 깊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백선생께서도 자연을 신이라 했다
“독작(獨酌)”이란 시를 한 번 읽어보라.

“꽃 사이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니
달이 찾아와 그림자까지 셋이 되었다
달도 그림자도 술은 못 마시지만
그들과 더불어 이 봄밤을 즐기자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하늘을 서성거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춤춘다
이리 함께 놀다가 취하면 서로 헤어지니
담담한 우리의 우정, 다음엔 은하 저쪽에서 만날까“

이 정도면 가히 신선이다. 스스로 귀양 온 신선이라고 하였지만, 현실은 못내 답답하고 아팠을 것이다.

자연을 벗 삼아 술로 한을 달래지 않았나 생각된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작가의 마음이 어렴풋이 읽혀지더라.

마치 붓글씨처럼 자유롭게 그어진 달의 흔적은 풍류에 앞서 작가의 의지 같은게 느껴지더라.
뒤틀린 현실에 가슴이 미어져, 자신이 몸 담아 온 사진판부터 바로세우고 싶었을 게다.

지난해에는‘최민식사진상’대상수상작 문제점을 제기하며, 친구였던 수혜자를 강력하게 비판한 일도 있었다.

그래서 신이나 다름없는 달을 마음대로 움직여,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 표출도 숨어 있을 것 같았다.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사람답게, 그리고 세상을 자유롭게, 재미있게 살라는 말 같았다.

바로 갑이 없고 을이 없는 대동 세상을 만들어, 신선처럼 함께 놀자는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전시는 14일까지 이어진다. (갤러리 나우 02-725-2930)


사진, 글 / 조문호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60*6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60*6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90*15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12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90*15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66*110cm, 디지털프린트, 2016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 70*70cm, 디지털프린트, 2016

 








지난 2월16일, 사진가 양재문씨의 ‘비천몽’전시가 율곡로 ‘아트링크’에서 열렸다.
기다린 전시였으나, 꾸물대다 30분이나 늦었다.

전시장에는 작가를 비롯하여 ‘아트링크’ 이경은 관장, 사진가 황규태, 김녕만, 곽영택, 이기명,

강홍구, 김복남, 곽명우씨등 많은 사진가들이 보였으나, 강홍구씨의 노래는 이미 끝나버렸고,

춤꾼의 치맛자락만 봄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전시된 작품들을 돌아보니, 추는 춤과 걸린 작품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아트링크’갤러리가 마치 이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처럼 생각되었다.

정사각형으로 이어진 한옥의 회랑  마당에서 춤을 추었는데,

실제의 춤사위보다, 벽에 걸린 꿈결같은 춤이 더 아름답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사진에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난 사진의 가치를 기록에 두어 그런지,

비현실적이거나 작가의 주관에 의한 작품은 사진보다 미술로 보는 고집스러움이 있다.

현실보다 비현실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에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것도 느꼈다.

양재문씨는 30년 지기의 오래된 사이지만, 살기가 바빠 그런지 참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전시를 보니 20여 년 전에 보았던 ‘풀빛여행’이란 전시가 떠올랐다.

그 몽환적 춤 여행이 아직 선명한데, 이번엔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었다.

마치 한 폭의 수묵채색화처럼 아름다워, 육감까지 동했다.


작가는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춤사위에 담았다고 한다.

느린 셔터로 잡은 흔들리는 동작은 자신도 느끼지 못한 무아의 경지에 달했는데,

내가 볼 때는 흥행이 될 것 같았다.

사진평론가 이경률씨는 “어떠한 구체적인 정보도 주지 않는 작가의 사진들은 하늘로 비천(飛天)하는

영혼을 보여주듯이 춤사위 그 자체의 기록을 넘어 그것으로부터 반사되고 전이(轉移)된 정신적 생산물로

이해된다”고 말했으나, 에둘러 말하는 관습 때문인지, 원고지 채울 요량인지, 머리가 좀 지끈거렸다.

어쨌든, 오늘 좋은 사진전과 반가운 사람들 만나 기분 좋았다.
양재문씨의 작품이 쌕시하다는 곽영택씨 말처럼, 내 식으론 꼴리는 사진이었다.
뒤풀이는 '북촌만두'에서 인사동 ‘촌’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마셨다.


자기자랑에다 면전에서 상대방 칭찬까지 해 대는 친구가 있어 좀 껄끄러웠지만,

맞은편에 앉은 미녀 복남씨의 눈웃음에 술은 술술 잘 넘어갔다.

취기가 너무 올라, 마구초 한대로 진정시켜야 했다.

‘귀천’에서 모과차 한 잔으로 속 풀고, 돌아오는 길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내 십팔번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노랫말처럼,

조지피면 같이 웃고, 조지지면 같이 울고 싶었다.


"꿈에서 몽정이나 한 번 했으면..."



사진, 글 / 조문호

























양재문 사진가의 ‘비천몽’은 춤꾼의 연속 동작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았다. [사진 갤러리 아트링크]


양재문의 춤 사진전 ‘비천몽’
춤사위 연속동작 한 장에 포착


얼핏 한지에 번지는 물기를 본 듯하다. 흔들리는 동작선이 여러 겹 포개진 한 폭의 수묵채색화 같다.

사진가 양재문(63·신구대학 사진예술아카데미 교수)씨는 춤의 결정적 한 순간을 포착하는 대신 실타래가 풀리듯 이어지는 춤사위의 연속 동작과 그 여운의 끝자락을 사진 한 장으로 흡수했다. 나풀거리는 한복의 그림자 너머로 몸의 뼈대가 떠 있다.

무용평론가 김영태는 “양재문의 복선 이미지 율동 속에는 춤 생명선이 꿈틀댄다, 아니 피어난다”고 썼다. 그가 카메라로 쓴 “인체의 시는 상상력 넘어 육감의 본능과 선이 닿아 있다”고 표현했다.


1994년 전통춤의 사진 작업을 시작한 양재문 작가가 오랜만에 춤 사진을 발표한다. 16일 서울 율곡로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막을 올린 ‘비천몽(飛天夢)’전이다.

전시 제목이자 작품명인 ‘비천몽’은 ‘천상을 꿈꾸며 춤추는 자는 아름답다’는 작가의 생각을 담았다. 하늘로 날아오를 듯 투명하고 고요한 오방색 치마폭은 춤꾼의 날개가 되어 그를 들어올린다.

작가 노트는 돌파구를 찾아 헤맨 오랜 고민 끝에 찾아낸 사진작업의 과정을 알려준다. “어떠한 순간을 사진에서 멈춤 그 자체로 표현하지 않고, 춤사위에서 잘려져 나오는 찰나의 전과 후, 그리고 그 일련의 광적들을 한 장면에 포함시켜 거기서 드러나는 여운을 추상으로 표현한다.”

사진이론가인 이경률 중앙대 교수는 “어떠한 구체적인 정보도 주지 않는 작가의 사진들은 하늘로 비천(飛天)하는 영혼을 보여주듯이 춤사위 그 자체의 기록을 넘어 그것으로부터 반사되고 전이(轉移)된 정신적 생산물로 이해된다”고 평했다.

이럴 경우, “춤은 더 이상 행위로서의 춤사위가 아니라 어떤 사태의 진상이나 본질을 암시하는 지시로서 춤이 된다”는 것이다. 사진과 춤이 만나 일군 공명(共鳴)이 여유롭다.

전시는 다음 달 6일까지. 02-738-0738.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사진이야 수묵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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