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판타지 Arirang Fantasy

양재문展 / YANGJAEMOON / 梁在文 / photography
2018_0418 ▶ 2018_0429



양재문_Arirang Fantasy #01_피그먼트 프린트_110×22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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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문 홈페이지_www.yphoto.co.kr


초대일시 / 2018_0421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금보성아트센터

KIM BO SUNG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6길 20(평창동 111번지)

Tel. +82.(0)2.396.8744

blog.naver.com/kbs5699



흘림, 감춤 그리고 정중동의 미학 ● 한국 전통춤을 말할 때 흔히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의 특징을 지닌다고 말한다. 이는 고요한 가운데 진정한 움직임이 보이고,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이 드러남을 일컫는 것이다. 춤꾼은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자신을 우주의 중심에 두고 춤사위 하나 하나에 호흡을 모아 기를 풀어 놓는데 이런 맺음과 풀림의 움직임은 모든 한국 전통춤이 지니는 두드러진 DNA이다. 이러한 한국 전통춤의 여러 몸짓이 양재문 작가의 『아리랑 판타지』을 통해 담겨졌다. 양재문 작가는 이미 「풀빛여행」, 「비천몽」 등 일련의 한국 전통춤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내었다. 이번 작품들은 그동안 작가가 추구한 한국 전통춤에 개성적 해석과 이미지를 통한 일상의 스토리텔링이 담겨져 대중과 그 의미를 소통하려 한다.


양재문_Heavenly Dream #70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05×170cm_2018

양재문_Arirang Fantasy #13_피그먼트 프린트_300×140cm_2018

그의 작품에서 처음 느껴지는 이미지는 '흘림'이다. 그런데 그 흘림은 멈춤이지만 유동적인 이미지로 창의적 상상력을 가지고 오게 만든다. 이는 몸짓의 찰나를 묘파하면서도 이미지가 아닌 기의(記意, signifie)와 기표(記表,signifiant)가 합쳐진 기호(記號)로 그려낸다. 그 찰나의 순간은 그 춤의 가장 아름다운 표상이 아닌 큰 의미가 없는 듯 보이지만 맺음과 풀림을 통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표점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 이런 흘림은 동적이기에 정적이고 정적이기에 동적이다. 이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면서 '부드럽게 함으로써 마음 속의 즐거운 회포를 표현하려 하는'(『書記』) 넉넉한 해석력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춤꾼의 모습을 단순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표현한다.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6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73×50cm_2018


사진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이미지는 '감춤'이다. 흘림을 통해 뚜렷하지 않거나 옆태나 뒤태 혹은 오브제로 가려지며 대상을 감추려 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감춤은 익명(匿名)이라기보다는 완곡하게 함축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모든 걸 들어내는 것이 명확하고 뚜렷하지만 이와 조화를 이루며 은은하면서도 상징적적인 의미로 은현(隱現)의 미를 들어내고 있다. 이는 색감에서 들어나는 강렬함과 더불어 너그러움이 대비되어 교태미와 숭고미가 함께 공유된다.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양재문_Heavenly Dream #4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2.5×95cm_2018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 덧붙여진 것은 역동적 이미지일 듯 하다. 이는 군무(群舞)의 모습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그동안 일련의 작품에서 자아는 정(靜)과 부드러움(柔)이 조금은 앞섰다면 군무를 통해서는 개성들이 모여 집단적 신명성을 끌어냄으로써 굳셈(强)과 역동성(力動性)을 묘파한다. ??악기(樂記)??의 '하늘에서 추상적인 상을 이루고 대지에서 구체적인 형을 이루고, 대지의 기는 위로 올라가고 하늘의 기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서로 소통한다'는 말처럼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문화원형의 원형적 전형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작가가 감각적 혜안 속에서 합을 이룬 모습일 것이다. ● 그래서 「비천몽(飛天夢)」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통한 '한(恨)의 풀이'였다면 이번 『아리랑 판타지』는 해소를 이룬 뒤 허허롭게 길을 걸으며 또 다른 담론을 만드는 여정이다. 민요 '아리랑'처럼 개인과 민중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고, 춤꾼들의 몸짓에서 움직임과 고요함의 결합을 통해 본성의 움직임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 김호연



Vol.20180418d | 양재문展 / YANGJAEMOON / 梁在文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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