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가 김동진씨



김동진의 ‘또 다른 도시’ 사진전이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14일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 토요일 정오 무렵 찾아 갔는데, 작가 김동진씨와 손님 한 분이 계셨다.

사진을 돌아보며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잖아도 전시장에 오기 전 서울역을 소란스럽게 하는 보수단체의 태극기 퍼레레이드를 보며,

다들 정상이 아니라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모든 일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며

비정상적이라 생각되는 일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가?




2016 부산, 구포동



김동진의 사진들은 현대인의 편견을 말하고 있었다.

다소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면면을 찾아 기록한 사진 자체도 일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험상 굳게 생긴 사람이나 삐뚤어진 화면, 목이 잘린 여인 등 하나같이 낮 선 풍경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정상과 비정상으로 규정된 고정관념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든다.




2017, 서울 금곡동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갑자기 보호자에게 떠밀려 정신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치자.

보호자는 현재 그의 정신상태가 ‘비정상’이기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끌려 온 환자는 스스로가 정상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의사라도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다를 때 명확하게 구분 짖기는 어려울 것이다.




2016서울 영등포



규정해 놓은 정치나 법이나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도 마찬가지다.

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휘날리며 시위를 벌이는 극렬 보수단체를 대개 비정상으로 보지만,

그들은 지극히 정상으로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자체가 일반적인 판단으로 규정지어놓은 것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구속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2016 부산, 남포동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이 모든 가치기준을 뛰어넘는 가장 중요하고도 추상적인 개념은 '유토피아'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통합되어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는 상태가 정상이라는 것이다.

즉 '나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정상적인 인간일 것이다.




2016 부산, 구포동



정상이 비정상을 지배하는 구조로 인한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비추려 한

김동진의 사진들은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현대인의 불안과 광기와 욕망을 그만의 어법으로 담아내고 있다.

급박한 현대화로 인간성이 상실되고 급기야는 개인주의로 치닫는 오늘의 슬픈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것이 다큐멘터리사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니겠는가?




2016 서울, 광화문광장



부산 경성대에서 사진학 석사학위를 받아 ‘버스 희망공간’ 등 몇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바 있는 사진가 김동진씨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버스와 지하철, 열차 등 대중교통으로 도시와 시장, 해변을 누비고 다녔다. 



2016, 부산, 구포동



"삐에로처럼 포장되어 살아가는 사회의 감추어진 이면을 드러내고 싶었으며,

전염병처럼 만연해 있는 비정상에 대한 편견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전시를 본 후, 작가인 김동진씨와 김남진관장 따라 충무로의 어느 식당에 들렸는데,

평소에는, 술 마신 후에나 속풀이로 먹는 맛 없는 북어국이라 생각했으나, 달랐다.

다들 북어국만 시켜 하는 수 없이 따라 시켰는데, 엄청 맛있었다.

만드는 사람의 솜씨나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을 음식 자체로 규정지어 온 잘 못된 편견이었다.


오는 14일까지 연장되었으니, 기회가 닿으면 꼭 한 번 보시길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작업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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