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3일간 열린 포항 아트페어 사진의 섬 송도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했다.

요즘 지방에서 열리는 사진행사에 찾아다닐 여건이 아니지만, 지역에서 일으키는 사진 바람을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포항지역 장터를 돌아보아야 할 정영신씨를 꼬드겨 찾아 간 것이다



  

 


서울에서 참여한 사진가들이 작년보다 줄기는 했으나, 케냐와 일본에서 활동하는 김병태와 한병화씨 작품도 나왔고,

시골서 은둔하는 박진호씨 작품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와 정영신씨의 한국의 장터사진도 나왔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한 양재문씨의 춤사진 ’Korea Fantasy”와 조성기씨의 "함께 일하는 사람들사진도 만날 수 있었다.

    


 



5층에 마련된 유소피아 방에는 태극기가 걸려있었는데, 갑자기 서울역에서 자주 보던 태극기부대가 연상되었다.

우리의 소중한 태극기가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태극기가 정치의 도구로 이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작가가 준비해 둔 아버지의 사진앨범이었다.

아버지의 사진들을 모아 앨범을 만들어 두었는데, 솔직히 그보다 더 소중한 사진이 어디 있겠는가?



 


하필이면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는 때를 맞아 야외 행사를 치루지는 못했지만,

호텔연회장에서 치룬 개막식이라 다른 행사에 끼어 치룬 작년보다 오히려 실속 있는 자리라 생각 되었다.

둘째 날은 태풍으로 손님이 없어 여기 저기 쏘다녔지만, 마지막 날은 새벽 일찍 일어나 홍해장을 다녀왔더니,

관객이 몰려들어 전시장이 붐비기 시작했다.




 

이번 아트페어는 사진경매가 없어지는 대신 일층에 작품 판매 특설 전시장을 만들어

참여작가 작품을 한 점씩 걸어 일반인들의 작품 구매가 쉽도록 만들었다.

또한 외국서적을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되었고,

옛날 사진을 가져오면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이벤트도 벌였다



 

 


둘째 날 저녁 730분에 열린 세미나는 양재문씨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대상과 어울리며 순간적 느낌을 표현하는 작업 방법을 들려주었는데,

춤의 영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부른 양재문씨의 판소리는 자칫 딱딱한 강연이 되기 쉬운 분위기를 부드럽고 여유 있게 만들었다.

이어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차재훈교수가 여러 작가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가며, 사진이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첫 날 개막식에서는 촌놈이 와인을 홀짝 홀짝 마시다 완전 맛이 가 버렸다.

부추김에 덩달아 봄날은 간다노래까지 불러 쪽팔리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정영신씨 방과 내방이 따로 있어, 어디로 갈까 헤메기도 했다. 이 잡놈 근성을 어찌할까?

그러나 호텔방보다 서울역에 있는 쪽방이 훨씬 편하더라.

방에서 담배를 피워도, 밤새도록 컴퓨터와 놀아도 아무도 탓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이틀 날은 늦잠으로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조반까지 놓친 채, 전시된 작가들의 방을 돌아보았는데,

솔직히 다른 객실을 방문하는 심적 부담도 따르더라.

잘 아는 작가의 방은 쉽게 들어갈 수 있었지만 방에 사람이 있는, 잘 모르는 분의 방은 멈칫해 지는 것이다.

좁은 객실에서 마주치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바꾸어 생각한다면, 구매자나 일반 관람객의 입장은 어떠할지 염려되었다.





작가가 없는 빈방은 찬찬히 살펴 볼 수 있었는데, 더러 문이 잠겨 놓친 작가도 있었다.

그런데 전시되어 있는 대개의 작품들이 너무 빼곡하게 늘어놓아 산만해 보였다.

보고 나와도 무엇을 보았는지 머리에 남지 않았다.

작품을 구입할 소장자를 위한 별도의 포토포트폴리오 박스를 준비해 두고, 핵심 작품들만 확실하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더라.

차재훈 교수의 강의처럼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장기적인 지역 사진축제로 자리 잡으려면 지역 사진가들의 열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매년 최소한의 기본적인 사업비는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포항시나 문화지원 단체에 신청하여 일정 사업비는 확보되어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전국적인 아트페어로 자리매김 하려면 좋은 작가를 많이 유치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하려면 최소한 한 점이라도 팔려 진행경비는 나온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즉, 지원 단체에서 일정 작품을 구입 소장하여 공익사업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비록 포항만의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기록의 중요성이 표현주의 사진에 밀려 난다는 점이다.

사진에서 인기가 더 중요한 건 아니지만, 주객이 전도된 아쉬움이다.

다큐멘터리사진으로 시작된 동강사진축제도 그 명맥을 잃은 지 오래지 않던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씨가 마르지 않을까 걱정된다.

밥벌이가 되지 않아 밀려나는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한 둘이 아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노력한 사진가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소식조차 알 수 없다.

다들 남의 집 이야기처럼 뒤짐만 진채, 눈치만 보는 사진인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부에 당당히 요구할 통로가 될 수 있는 사진단체 하나 결성하지 못하는 개인주의에 간이 뒤집어 진다.




 

유행이란 시대적 흐름에 따르지만, 언젠가는 달라지는 게 유행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진작가협회에서 오래 동안 고집해 온 공모전 스타일의 사진은 유행도 타지 않는 모양이다.

아직까지 그런 사진을 선호하는 층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구매자들의 사진안목을 키우는 것도 시급한 일이지만,

공모전스타일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사진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교육도 시급하다.



 


마지막 날은 짐을 싸두고 하루 밤 더 묵었다

그 이틀 날 구룡포시장을 비롯해 몇몇 지역 장터를 돌아보기 위해서인데, 또 술에 녹초가 되어 버렸다.

모처럼 정영신씨 기분 맞춘다고 송도 회 센타까지 데려가 한 잔 빠는데, 안성용씨와 조성기씨 전화가 연락부절이다.

모처럼 영감탱이 연애 한 번 걸라는데, 훼방 놓고 그러샀네.”

술이 취해 꽁치 한 마리 싸들고 찾아 갔더니, 안성용, 조성기, 박진호, 이묘순씨를 비롯하여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몇 분들이 모여 포차에서 마시고 있었다, 쪽~쪽~ 원 샷을 해대는데, 다들 잘 마시더라.

도저히 따르지 못해, 비겁하게도 정영신씨를 남겨두고 혼자 도망쳤다.


늙으면 죽어야지, 별 수 있겠나?”




 

포항 사진아트페어 참여 작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

권기, 권순종, 김남효, 김병태, 김수정, 김인술, 김 훈, 김혜련, 나호권, 문성국,

박상화, 박양채, 박영길, 박우철, 박종효, 박진호, 서경애, 서상숙, 손진국, 신병문,

양재문, 오상칠, 유소피아, 이근무, 이다나, 이두순, 이묘순, 이인식, 이정철, 임향숙,

장문식, 정영신, 장정아, 정광수, 조근식, 조문호, 조성기, 지용철, 최흥태, 최희우,

하정은, 한병하, 홍상돈,


개막식 사진은 아래와 같이 별도로 올리니 참고하기 바란다.

http://blog.daum.net/mun6144/4930

 

사진: 정영신, 조문호 / : 조문호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포항 아트페어 ‘사진의 섬 송도’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포항 송도 코모도호텔에서 열렸다.

포항예술문화연구소(소장 안성용)가 마련한 ‘제2회 사진의 섬 송도-송도, 미래를 만나다’ (대회장 이인식)는

호텔 룸에서 전시 판매가 이뤄지는 호텔아트페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포항, 경주, 대구, 부산, 서울 등 전국의 사진가 43명이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으나,

전시작의 판매는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이는 지역민들의 사진 소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그러나 지역작가들 친분에 의해 팔린 작품들은 더러 있어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5일 오후7시 30분에 열린 개막식에는 대회장 이인식씨와 운영위원장 조근식, 기획자 안성용 소장을 비롯하여

참여작가와 초대인사 등 100여명이 참가하여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이도협, 원지현씨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대회장 이인식, 안성용씨의 인사와 내빈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 잔 마시며 들었으면 훨씬 덜 지루했을 텐데, 자꾸 옆자리에 차린 술상에 신경쓰였다.

대금연주와 작가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있은 후에야 와인파티가 시작되었다.





태풍이 지나간  6일은 전시장이 한가했으나, 마지막 날인 7일은 많은 분들이 들려 작품을 감상했다 .

특히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해 주신 서울의 차재훈교수를 비롯하여, 

부산의 사진가 노재학, 박경민씨 등 타 지역에서도 많이 다녀가셨다. 






아트페어를 끝낸 7일 밤에는 '제3회 사진의 섬 송도'를 기약하는 축배를 들었다.  


참여사진가 : 권기철, 권순종, 김남효, 김병태, 김수정, 김인술, 김  훈, 김혜련, 나호권, 문성국, 박상화,

                 박양채, 박영길, 박우철, 박종효, 박진호, 서경애, 서상숙, 손진국, 신병문, 양재문, 오상철,

                 유소피아, 이근무, 이다나, 이두순, 이묘순, 이인식, 이정철, 임향숙, 장문식, 장정아. 정광수,

                 정영신, 조근식, 조문호, 조성기, 지용철, 최흥태. 최회우, 하정은, 한병화, 홍상돈,






아래는 개막식을 비롯하여 이런 저런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이 너무 많아, 세미나와 아티스트 토크, 전시 객실, 뒤풀이 사진을 바롯한 본인의 참견문은 아래에 별도로 올립니다.

http://blog.daum.net/mun6144/4931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화가 박흥순씨가 아들 조햇님에게 결혼 선물을 보내왔다.
4년 전에 그린 내 초상화로, 아들 내외가 좋아할지 모르겠다.
단칸 방의 좁은 공간이라 결혼사진 걸 자리도 빠듯할 텐데,
징글징글한 애비 얼굴을 매일 보는 게 큰 고문이 아니겠는가?
장롱 위에 숨겨두었다 죽어 생각나면 한 번씩 꺼내 보거라.

아무튼, 박흥순씨께 거듭 감사 인사드린다.






인사동 ‘풍류사랑’에 맡겨 둔다기에, 나가는 걸음에 잠시 들렸다.
진즉 정선으로 떠나야 했으나 몸이 편치 않은데다,
모처럼의 ‘인사모’ 모임이 있어 이틀 동안 꼼짝도 않고 드러누워 있었다.


어제는 가봐야 할 사진전만 세 군데나 있었지만, 모두 포기했다.
북촌 ‘서이갤러리’에서는 이완교씨의 전시가 열렸고,
인사동 ‘나우갤러리’에서는 오상조씨의 전시가,
‘토포하우스’에서는 조명환씨의 사진전이 열렸는데, 다 같은 시간에 개막되었다.





이제 전시가 줄줄이 열리는 가을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조용한 시간에 들릴 작정을 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사진전 개막식에는 반가운 사람들도 많겠으나,
거들먹거리는 보기 싫은 사람이 많아, 가능하면 안 가는 것이 속 편하다.


문제는 반가운 사람 만나면 사진 찍는 습관 때문이다.
보기 싫은 사람은 안 찍으면 되겠지만, 그게 안 된다.
개밥에 도토리 끼이듯이 꼭 끼어든다.





다음 날 ‘인사모’ 모임 가는 길에 초상화를 맡겨 둔 ‘풍류사랑’에 잠시 들렸다.
술집 안을 들여다보니, 술시로는 이른 시간에 장경호씨가 앉아 있었다.
최혁배 변호사를 기다린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돌아보니 최혁배씨와 휠체어를 미는 공윤희씨가 서 있었다.
제일 반가워하는 분은 보영이 엄마였다.
버선발로 뛰어나가 뽀뽀세례를 퍼 붓는데, 혁배씨가 얼떨떨한 모양이다.





난 언제 저런 환대 한번 받아볼까?
생기길 잘 생겼나? 그렇다고 돈이라도 많나?
하는 일이란 게 미운털 박힐 일만 도맡아 하고 다니니,,,ㅉㅉ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1일, 인사동에서 술 한잔하자는 조준영시인의 전화를 받았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인사동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하나의 의식 같은 모임이다.






모이기로 한 ‘유목민’으로 가다 ‘갤러리 이즈’ 앞에서 아르바이트하는 Lucy양을 만났다.
언제나 쉴 틈 없이 초상화를 그리는 그녀지만, 마침 혼자 있었다.
모처럼 이런 저런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홍익대 3학년인데, 학비 마련하러 인사동에서 일 한다는 것이다.
한 장 그리는데 팔천 원씩 받지만, 그리는 량이 많아 수입은 짭짤하단다.
돌콩 같은 조그만 녀석이 참 기특했다.






그래서 나를 그려보라며 Lucy양의 모델이 되어 주었고,
Lucy양은 나의 사진모델이 되었다.
얼굴 특징을 잡아내기 위해 연신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이 참 예뻤다.
낯선 소녀를 이토록 가까이에서 쳐다볼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
잠시 소녀의 미모에 넋을 놓고 있는데,
‘유목민’으로 가던 장경호씨와 안원규씨에게 덜미 잡힌 것이다.






초상화를 그리는 시간은 십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내 꼬라지가 하도 지랄같이 생겨서인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완성된 초상화를 받아보니 너무 미화시켜 놓았더라.
대개 예쁘거나 근사한 자신의 모습을 원하겠지만, 대 실망이었다.




 


이가 빠지면 빠진 데로 주름살이 있으면 있는 데로 리얼하게 그려야 하는데,
닮은 것이라고는 안경테와 콧수염뿐이었다.
주변에 그려 넣은 색이나 카메라도 산만하게 느껴졌다.
거리에서 돈은 벌지 모르겠으나, 본인 작업에는 도움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목민’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여러 사람이 모여 있었다.
조준영씨를 비롯하여 김상현, 이한성, 전강호, 장경호, 안원규씨가 먼저 와 있었고,
뒤늦게는 공윤희씨가 나타났다. 번개 팅도 아닌데 참석률이 저조했다.






더욱 김빠지게 하는 것은 분위기를 정화시키는 여인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자래야 기껏 연극하는 이명희씨와 사진하는 정영신씨 정도겠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마침 구석자리에 사진하는 분들이 여럿 와 있었다.
한기현씨가 두 차례나 인사하며 언질 주었건만, 이야기하느라 가보지 못했다.
아마 그날 희수갤러리에서 열린 박경태씨의 ‘마주한 기억’ 전시를 본 후
‘유목민’에서 한 잔 하는 것 같았다.






담배 피우러 나갔다 들어오니, 다들 나가려고 술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행 중 한 분이 한옥란교수를 닮아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한참 젊은 미녀였는데,

뒤늦게 페친 신청한 이름을 보니 노미경씨였고, 안명현씨도 있었다.
다들 헤어지기 아쉬워 부랴부랴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송구스러웠다.
다음 만날 기회 있으면 꼭 술 한 잔 올리리다.






술이 얼큰해지니 갑자기 졸리기 시작했다. 나만 조는 것이 아니라 장경호씨도 졸았다.
지난 밤 너무 더워 잠을 못이루어, 둘 다 졸음이 몰려 온 것이다.
먼저 가 쉬라는 조준영씨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줄행랑쳤다.
같은 버스를 탄 장경호씨와 번갈아 졸기 시작했으나, 다행히 내릴 곳을 놓치지는 않았다.






구월 모임에는 많이 불러 모아 좀 재미있게 놀아 봅시다.

그리고 모임의 이름이나 인사동에서 해야 할 일을 의논하는 등 모임의 틀도 짭시다.  
 


사진, 글 / 조문호













 



김수길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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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까지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려...    




['오마이뉴스'에서 스크랩]

노회찬의원 장례식장에서 침통한 표정의 심상정의원 옆에 유시민씨가 오열하고 있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전시리뷰를 작성하려 컴퓨터를 열어보니, 노회찬의원 자살 소식이 떴다.

눈을 의심했으나,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사실이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과연 있었더냐?

 

지난 일요일엔 여야 원내대표 다섯 명을 싸잡아 욕하기도 했다.

미국을 방문한 원내대표들이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연예인들처럼 뜀박질하는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연출시킨 사진기자 탓으로 여기며, 잘 다녀오기를 바랬는데,

어찌 이런 일이 생겼더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온 종일 밖에 나가 공원을 싸돌아다녔으나

도저히 슬픔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어찌 좋은 사람은 먼저 데려가고, 나쁜 놈들이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세상을 원망하며 분노했으나, 아무 소용없었다.

 

난 노무현 전대통령이나 노회찬씨를 정치인으로 보지 않고 지도자로 본다.

정치를하는 장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기에,

인간적으로 가슴이 따뜻한 분들은 그러질 못한다.

 

이제 그 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

이 기회에 정치자금법의 대수술과 함께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야 한.

슬픔은 뒤로하고, 우리모두 냉정을 되찾자.




당신이 추구해온 가치가 꼭 실현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산사견록'에 참여한 사진가 / 좌로부터 정남준, 문진우, 김동진씨



부산 사()견록전이 지난 20일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개막되었다.

부산의 중견 사진가 김동준, 문진우, 정남준씨 등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의 시선으로 바라 본 부산이다.

 



김동진의 '해운대'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범5동 매축지의 골목풍경을 찍은 문진우의 매축지

마치 죽음의 그림자처럼 짙은 어둠이 깔려 있다.

정남준의 영도 수리조선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노동의 의미을 일깨운다.

삶의 본질을 비틀지 않고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김동진의 해운대는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자기만의 목소리로 기록했다.

각기 다른 삼색의 부산사견록갤러리 브레송’ 3-3시리즈 두 번째 기획전이다.



문진우의 매축지



부산사견록이란 제목 차체가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추진한 '부산참견록'을 떠올리게 한다.

'부산참견록'은 매년 중견사진가 한 명을 선정해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개인적 친분에 의한 작가선정으로 결과가 들죽 날 죽 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의 사진가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은 지역작가들의 소외감을 살 수도 있지만,

자칫 뿌리 없는 사진일 수도 있다.



정남준의 노동자



때로는 외지인의 낯선 시선이 필요할지 모르나, 바닥에 뿌리내린 자의 익숙한 눈빛에 따르지 못한다.

문진우의 매축지의 소시민들과 해변에서 잡아 낸 김동진의 부조리한 장면,

정남준이 찍은 조선소 노동자 정면사진은 또 다른 부산의 모습이다.

각기 사진들이 갖는 의미나 우열은 풀이하는 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일단은 부산참견록을 의식한 전시라는 느낌도 든다.

전시 기획자는 사견록의 자가 생각 사()자라 했다.

생각하고 보고 기록한다는 의미로 세 사람의 작품 성격을 한 마디로 나타내고 있다.

    


김동진의 '해운대'



문진우의 사진은 부산의 아주 오래된 마을, 아직도 그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매축지라는 장소를 기록한 것이다. 문진우가 기록한 그 장소성은 사람이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하는 슬픔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그림자 안에 있거나 온전치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사진가의 슬픔이 배어 있으니 슬픔으로 읽어내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그 읽기는 과학적 읽기가 아닌 문학적 읽기다.


정남준은 노동자의 삶을 담았다. 인간은 일 하는 기계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임을 말하는 전형적인 사회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노동이 정당하게 인정되지 않은 이 세상에서 사는 노동자의 모습을 어둡게 그리지 않은 것은 역설적이거나 그들이 세계의 주체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김동진의 사진은 역사 인식이 강한 사진이다. 세상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니고 개별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보편이란 과학성을 숭모하다 보니 사람이 소외되고 세계가 비정상이 되어 감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세계를 그렇게 보지만 나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의 사진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진의 문법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은 바로 그런 그의 역사 인식 때문이다.”사진비평가 이광수교수가 서문에 적고 있다.




문진우의 매축지



지난 20일 오후630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김동진, 문진우, 정남준씨 등

부산에서 상경한 사진가들을 비롯하여 많은 서울 사진가들이 함께 어울린 사진축제의 자리였다.

김남진 관장을 비롯하여 사진가 김문호, 안해룡, Area Park, 강제욱, 고정남, 권 홍, 임종선, 노은향, 오현경

이동준, 권병준, 신락선, 이수철, 박춘화, 김 헌, 남 준, 최인기, 곽명우, 곽윤섭, 이규철, 석재현씨 등이

충무로 조방낙지로 알려진 해물탕집에서 마셨고, 이차는 해나루’에서 보냈.




정남준의 영도 수리조선소



이 전시는 28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02-2269-2613)에서 열린다.

 

 

사진, / 조문호

 

























































































진즉 알려야 하는데, 인터넷도 없는 정선서 삼일을 개기다보니, 늦은 소식이 되어버렸네요.

지난 16일 외국 출장 간 김봉규씨가 김문호씨 자당께서 소천하신 가슴 아픈 사연을 페북에 올렸는데,
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상주 김문호씨는 하는 수 없이 댓글로 하소연 했습디다.
행여 걱정할까, 편안하게 돌아가신 호상이라지만,
자신의 몸을 잉태한 어머니의 임종을 가슴 아파하지 않을 불효막심한 자식이 어디 있겠는가?

정선 가려던 일정을 바꾸어, 정영신씨를 대동하여 안양 장례식장 부터 들렸다.
찜통같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장은 문상객들로 넘쳐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을의 입장이었던, 김문호씨 보고 찾아 온 문상객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또 하나 놀란 것은 김문호씨가 독자이거나 남매 한 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집 안에 형을 비롯하여, 딸만 넷이나 되는 딸부자였다.
김문호씨를 알게 된지가 어언 30여년 가깝지만, 그동안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이다.






큰 절로 예를 올리고 나니, 그 많은 문상객 중 사진가는 부산서 올라 온 이광수교수 뿐이었다.
뒤늦게 사진가 강제욱씨를 비롯하여 김남진, 이규상씨가 나타났지만,

그 밖에 아는 분이라고는 중문학자 임계재선생이 유일했다. 
이광수교수의 쌍스럽고도 시원한 농아리를 안주삼아 졸라 빨고 싶었으나,
정선 갈려고 차를 끌고 갔으니, 어찌 술을 넘 볼 수 있겠는가?

소주 한 잔을 보약삼아 입만 적실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자리의 화두는 이광수교수가 다음 달 펴낼 사진 소설 ‘구보의 하루’였다.
눈이 나빠 글은 다 읽지 못했지만, 소설 형식을 따른 사진인들이 꼭 읽어야 할 내용이었다.
그런데, 실린 사진이 장난이 아니었다. 언제 그 좋은 사진들을 찍었는지 깜짝 놀란 것이다.
얼마나 바쁜 사람이던가? 동에 뻔쩍 서에 뻔쩍 종횡무진 하는 양반이 사진까지 잘 찍어 바리면,

사진에 목숨 건 찍사들이 어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역시 사진은 사진을 전공한 사진가보다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의 사진이 더 좋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기계의 장난에 불과한 사진에 전전긍긍하는 것 보다, 생각이 앞서고 규범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눈빛출판사’ 이규상씨는 오는 8월30일부터 충무로 '반도카메라'에서 개인전을 열게 될 

김문호씨 사진집 제작과 함께, 열반하신 범어사 관조스님 사진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따끈따끈한 소식을 주었다.
사진판을 좌지우지하는 갑들이 긴장하게 될 김문호씨 사진집도 사진집이지만,

불교사진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좋은 일들이니 쌍수로 환영할 뉴스였다.






그 무렵, 사진하는 양아치 한 놈이 나타난 것이다.
눈앞에 있는 선배들을 무시하고, 다른 자리에서 마신 후, 핫바지 방귀 새듯 사라져버렸다.
못난 놈, 그러니까 양아치 소리 듣는게지.

열차 예약시간을 놓쳐 난감해진 이광수교수 따라 일어나니, 그 많던 문상객은 대부분 사라졌고,
눈에 보이는 건, 국화로 뒤덮인 조화였다.
세상에! 저 많은 꽃 값을 돈으로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했는데,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 이광수교수가 말했다.
때로는 명사가 주위에 있다는 가오도 좀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가오 좋지! 그럼 난, 뭣으로 가오 세울 수 있을까?
돈도 명예도 인물도,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으니 가오 세울 것이 없었다.
차마 입으로 뱉지는 못하고,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나도 한 때 가오 좀 세웠지. 요 모양 요 꼴 만든 계집 질로..,.”

내가 미쳤나보다. 문상와서 계집 질 타령이라니..

어머님 죄송합니다.
웃어려고 한 이야기니

그냥 웃어 넘기시고,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바랍니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30일 황규태선생께서 점심을 산다는 연락을 받았다.
‘동강사진상’을 받아 한 턱 쏘는 것 같았으나,
이러다 신용카드 구멍 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상금도 사진계 발전을 위해 주최 측에 희사하셨는데,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 내심 걱정되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도 엄상빈씨와 이한구씨에게 전화해
남아있는 후배들을 위해 충분히 대접하고, 영수증만 달라하지 않았던가.






약속장소인 ‘한일관’에는 황규태선생을 비롯하여
한정식선생, 엄상빈, 이한구, 이규상, 이창남, 곽명우씨가 나왔다.


‘눈빛출판사’ 이규상씨는 따끈따끈한 김용철씨의 ‘경의선’ 사진집을 가져 왔더라.

오랜 추억으로 끌어들이는 좋은 사진이었다.


황규태선생께서 맛있는 갈비에다 냉면, 그리고 소주까지 사 주셨다.
그 날의 화제는 단연 ‘동강사진상’이었다.
처음 듣는 이야기로 기절초풍할 일이 많더라.






몇년 전 노순택씨가 수상할 때 티셔츠 차림으로 참석했단다.
그런데 시상식에 참석한 사진가 윤주영선생께서
‘수상자 차림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영월장에 가서 촌놈 가다마이를 사 입고 상을 받은 것이다.
이번에도 오셨다면, 황규태선생도 영월장에 가실 뻔 했다.
황규태선생도 청바치에 티셔쳐만 걸치고 오셨으니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강홍구씨가 상을 받을 때의 일이다.
수상자가 결정된 후, 주최 측에서 작가에게 연락했더니,
강운구씨를 잘 못 알고 전화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단다.


나 역시 받을 군번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전혀 예상하지 못할 일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심사위원들의 귀띔도 없었을까 의뭉스러웠다.






또 하나는 작년에 수상한 정동석씨 일이다.
당시 병원에 있어 상도 아들이 대신 받았다는데,
문제는 수상자전이 끝난 후, 반송하는 과정하서 작품이 손상된 것이다.
작가가 문제를 제기했으면, 배상하거나 사과해야 할 텐데,
운영위원장이 병원에 찾아와 오히려 작가를 나무랐단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아, 법정에 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참 별일들이 많다.
사진박물관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허술하게 다룬다는 것도 그렇지만,
상이 도대체 무엇인지 되 씹는 시간이 되었다.
사진상을 심사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얼마나 전지전능하신 신의 심사위원인지도 궁금했다.






이제 상의 운영규정을 이원화해야 한다.
문제되는 것은 다 돈 때문이다.

더 이상 사진가들이 반목하는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상금은 가난한 젊은 작가들의 창작지원금으로 주고,
사진에 대한 가치나 공적을 높이사는 상은 명예만 주어야 한다.






그 날 이규상씨도 말했다.
일찍 황규태선생께서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선생께 상을 거절하라고 말리려했으나,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황규태선생께서는 진작 상을 받아야 할 분이었으니, 마지막 좋은 선례로 남기자,
어차피 상금도 받지 않았으니까....
더 이상 상 때문에 사진인들 조롱거리를 만들지 마라.

더러운 꼴 그만 보고 싶은데, 목숨이 너무 질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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