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더위는 인사동도 예외가 아니다.
피서 철이 되면 인사동을 찾는 사람이나 전시가 줄기는 하지만, 이러지는 않았다.
지난 31일 ‘서울아트가이드’ 8월호 구하러 인사동에 잠시 들렸는데,
한 낯의 인사동은 또 다른 낯 선 풍경이었다.
그 많던 사람은 다 어디 갔는지, 가보지도 못한 평양거리처럼 한산했다.
어쩔 수 없어 찿은 몇몇의 관광객이 손풍기나 부채를 휘 저어며 헉헉거릴 뿐이다.
대개의 전시장은 작품을 교체하고 있었으나, 빈 전시장이 더 많았다.
갈 때마다 시끌벅적한 벽치기 골목도 대부분 문이 걸려 있었다.
골목은 바람 한 점 없는데다, 지열까지 이글거리니 앉을 엄두도 못 낸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에어콘 없이 살 수가 없다.
에어콘 없는 동자동에선 매일같이 전쟁을 치룬다. 오늘도 무사히 보내기를 바라며...
어떤 사람은 할 일 없이 인천공항까지 갔다 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행색이 남루한 노숙자는 그마져 할 수 없어 술로 더위를 잊고 쓰러져 잔다.
더위야! 그만 끝내다오. 이러다 다 죽겠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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