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출판사에서 발행한 사진집표지]


사진가 마동욱씨의 하늘에서 본 영암사진전이 지난 21일 오후 5, 남대문 벤로갤러리에서 개막되었다.

그는 1996년부터 고향 장흥을 꾸준히 기록해온 향토사진가다.

고향에 대한 지극한 애착은 탐진강의 속살’ ‘고향의 사계’, ‘하늘에서 본 장흥등 여러 권의 사진집을 출판하며 장흥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이젠 고향인 장흥을 넘어 영암의 전 마을을 기록하여 전시와 사진집을 출판하게 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미 강진군 작업도 끝낸 상태인데다 계속 다른 곳으로 작업 반경을 확대해 가고 있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만이 아니라 드론을 띄워 곳곳의 도면 같은 부감사진을 찍어 신판 대동여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발품 팔아 전국을 누벼 만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화가 김 억씨의 목판화 작품을 비견할 수 있으나,

드론으로 기록한 마동욱씨의 사진은 정확도에서 이에 비할 수 가 없는 것이다.


 

일관된 대상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념이 다큐멘터리사진의 소중한 덕목이 아니던가?

그는 곁눈질 하지 않는 사람이며, 예술사진 한다며 폼 잡지도 않는다.

잘 살지도 못하는 형편에 숱한 돈을 작업에 쏟아 부으며 전전긍긍하는데, 사실 이런 공익적인 기록은 정부에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던가?

그 뿐 아니다. 지인들의 전시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축하해 주고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다.

서울 사는 나도 그처럼 찾아다니지 못하는데, 사람이 너무 좋아 탈인 것이다.

잔재주 좀 부린다고 온갖 똥 폼 다 잡으며, 인간성이라고는 전당포에 맡긴 덜 떨어진 사진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예술에 앞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어느 원로 예술인의 말에 무릎을 칠 그런 사진가다.


 

그동안 얼마나 남을 도와주었으면,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단다.

어느 사진가의 전시회 뒤풀이에서 한 후배가 모자를 벗어 술값을 거두었다고 한다.

막상 거두고보니 실제 술값에 미치지 못하는 적은 액수였단다.

그렇다면 거둔 돈을 전시 작가에게 전해주어 계산하게 해야 하는데, 거둔 돈을 마동욱씨에게 주어 나머지를 계산하게 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너무 좋으니, 그를 무슨 호구로 보는 것이다.

왜 이 이야기를 새삼 꺼내느냐 하면 그렇게 도움 받았던 많은 사진가들이 정작 그의 전시 개막식에는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사진판에 싸가지 없는 사진가들이 너무 많다.

인사 받으려고 전시장에서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전시리뷰 만들어 신문사에 투고한 것은 아니지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행여 잘못이라도 지적하면 두고두고 씹어 돌린다.

그 욕이 돌고 돌아 내 귀에까지 전달되는데, 그런 인간을 위해 일한 게 후회막급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물론 신문사에서 월급 받는 정식기자거나 원고료 받기 위해 일 한다면 인사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가난한 신문사를 돕는 뜻도 있지만, 오직 전시 작가에 대한 배려였다.

그것도 괜찮은 전시라면 간단한 일이겠지만, 안면 때문에 전시 가치도 없는 글을 쓸 때는 얼마나 머리 아픈지 모른다.

남에 대한 배려라고는 파리 뭐 만큼도 없는 사진인들이 도처에 늘려있다.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일본서 활동하는 양승우씨의 초대전이 인디프레스에서 열린 날이다.

양승우 전시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는데, 그날따라 보조 건전지가 없어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았다.

마침 그의 전시에 사진 찍어주고 전시리뷰까지 써준 후배사진가가 옆에 있어 작가 프로필사진을 한 장 찍어 달라고 부탁하며

사진 보낼 이메일을 건네주었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감감소식이었다.

사진을 전해주기 싫었다면 처음부터 거절했으면 다른 분에게 부탁할 수도 있었는데, 정말 난감했다.

대관절 무슨 이유일까? 감히 예술사진가에게 신문에 게재할 프로필 사진이나 부탁해서 일까

아니면 원고료가 없어서일까? 그렇다면 입은 두었다가 어디에 쓸까?


 

이런 저런 일로 사진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많이 해 이젠 특별한 관계가 아니면 사진전엔 잘 들리지도 않는다.

그랬더니 나보다 더 바쁜 정영신씨가 그 일을 대신해 주고 있다.

정영신씨도 마동욱씨 처럼 사람이 좋으니, 아는 분들의 전시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아무튼 마음의 상처라도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판의 문제를 거론하다보니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마동욱씨가 전시하는 하늘에서 본 영암으로 돌아간다.

이번에 펴낸 사진집을 살펴보면 영암읍 뿐 아니라 삼호읍, 덕진면, 금정면 등 11개 읍면 소재지 마을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사진에는 시골 논두렁, 밭두렁에서 집으로 연결되는 아기자기한 길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는데,

주민들이나 그곳이 고향인 분들의 입장에서는 더 없이 소중한 사진으로 얼마나 많은 추억이 담긴 장면 장면이겠는가?

수십 년을 살았어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고향산천을 훨훨 나는 새의 눈으로 구석 구석 볼 수 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눈빛출판사에서 펴낸 하늘에서 본 영암600여 개의 영암 마을 모두를 드론으로 촬영한 컬러사진 600여 장을 수록하고 있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국립공원 월출산과 영산강하굿둑을 중심으로 펼쳐진 영암군의 전형적인 취락구조와

자연생태를 보여주는 상공지리지인 것이다.

     


 75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영암군의 4계를 담은 컬러 사진 50여 점이

영암 특산품이 담기는 여러 가지 농산물 박스위에도 펼쳐져, 고향에 대한 정취를 더욱 더 일깨워 주고 있.


 

마동욱이 기록한 고향마을 사진은 이 땅의 모습과 생태가 어떠한 변모 과정을 거쳐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도 암시해 준다.

고향이 그리운 분은 고향 앨범처럼 펼쳐놓은 마동욱씨의 영암 사진전을 꼭 한번 관람하기 바란다


 

사진전 개막식에는 작가 마동욱씨의 내빈 소개에 이어 전남도의원 우승희씨와 무영스님,

눈빛출판사 이규상대표, 사진가 엄상빈씨가 차례대로 축사를 하였으며,

사진가로는 전민조, 김보섭, 김문호, 정영신, 남 준, 박찬호, 곽명우씨가 참석하여 전시를 축하했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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