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조문호 다큐멘터리 사진가 부부 전시·출간

"요런거 폴아 갖고 밥묵고 살믄 존일이제. 욕심이 너무 많으문 나도 심들고, 남 눈에도 숭해 보인당께."

다큐멘터리 사진가 부부인 정영신(57), 조문호(68)씨는 30여년 간 전국 5일장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과 정(情)이 오가는 풍경 그리고 장날 쓸쓸한 변두리 풍경 등을 찍었다.

이들 부부가 15일 전한 한 장터 할머니의 말은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여느 시골 장터 상인의 소박한 마음일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이렇게 전해 받은 장터 사람들의 마음이 1월 21부터 2월 17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아라아트센터에서 사진으로 또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부부인 조문호(왼쪽), 정영신씨. <곽명우씨 사진>

 

'추억의 장터 풍경', '희망을 엮는 集魚燈(집어등)', '새로운 시장문화를 형성한 정선아리랑시장',

'장날, 그 쓸쓸한 변두리 풍경' 등으로 주제를 나눠 80여점을 전시한다.

 

정씨는 사진집 '전국 오일장 순례기'(눈빛출판사)도 출간할 예정이다.

 

조씨는 이날 통화에서 "한국에서 열리는 5일장 522개의 답사 기록을 지난해 11월 마무리했다"며 "

이번 전시와 출간은 그간 진행한 '장에 가자' 프로젝트를 알리고 사라져가는 5일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가 각자 찍은 사진에는 전국 각지 장터 모습이 들어 있다

 

 

 

강원도 정선 장날에서 정씨가 포착한 장면에선 어느 아주머니가 나물 파는 상인의 입에 뭔가 먹을거리를 넣어주려 하고 있다.

 

정씨가 찍은 또다른 사진 속 경북 영천장에선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장을 본 다음이라 저마다 보따리 하나 이상을 갖고 있다. 눈까지 내리고 있어 빨리 집에 돌아가 고단한 몸을 쉬고 싶었던 마음을 짐작해 본다.

 

이곳은 또 어디일까.

조씨가 찍은 전북 완주 삼례장에선 한 할머니가 물건을 얹어 옮기는 도구를 허리를 굽혀 끌고 있다.

 

​사진에 비친 공간으로 미뤄봤을 때 촬영한 장소가 장터 인근 도로인 것 같다.

 

 

 

이들 부부는 장터를 방문하면서 시대의 달라진 모습,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등을 함께 느꼈던 듯 하다.

정씨는 작업노트에서 강원 삼척 근덕장과 양양장, 경기 동두천장, 경남 합천 초계장, 경주 건천장, 전남 함평 나산장, 전북 무주 무풍장, 충남 예산 덕산장, 충북 옥천 청산장, 제주 모슬포장 등 그간 방문한 장터를 나열한 뒤 "좋아하는 장터는 10번도 넘게 다녔다"고 말한다.

 

이어 "언제부터인가 대상에 대한 관점이나 접근하는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포괄적인 인문학적 접근에서 벗어나 장을 지키는 개개인의 사람들에 집중됐다"고 돌아본다.

 

정씨는 "사진에서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전달하고, 말을 건네는 사진을 만들고 싶었다"며 "아직도 따뜻한 인간의 정(情)과 덤이 살아있는 그곳, 장터는 희망을 엮는 집어등"이라고 정리한다.

 

조씨는 "5일장을 되살리려 하지만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조씨는 "정영신의 사진에서는 따뜻했던 연정이 피어오르고, 내가 찍은 사진에서는 암울한 적막감이 감돈다"며 "쓸쓸하고 적막한 풍경이 현실이어서 그런가 제 눈에는 그런 것만 보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에서도 이러한 전시를 이어가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며 "그동안 찍은 장터 사진을 정리해 책으로 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씨가 자동차 운전기사를 자청하며 정씨와 함께 전국 장터를 장돌뱅이처럼 순회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과 정체성이 아직 거기에 끝물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고 이규상 눈빛출판사 대표는 바라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




조성제씨, 지난 1일부터 창원서 사진 전시회 개최
사진전 작품 26점 완판, 수익금 3500만원 장애인예술기금 기탁

 

 

‘아름다운 시작’이 ‘아름다운 결실’을 거뒀다.

사진작가 조성제(원광종합건설 대표·사진)씨가 개인전에서 전시 작품이 모두 팔리는 ‘완판’(Sold out)을 기록했다. 조 작가는 지난 1일부터 창원 송원갤러리(경남스틸 내)에서 ‘천년의 전설 우포’ 사진전을 개최했다. 모두 26점을 내걸었는데, 전시회가 끝나기도 전인 지난 26일자로 작품이 모두 팔렸다.

조 작가는 “전시는 장애예술인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완판’은 좋은 뜻에 주변의 많은 분들이 동참했기에 가능했다. 특히 각종 구매혜택이 있는 법인 구입이 많았는데, 향후 예술작품 구입에 활용한다면 지역 미술시장도 살아날 것이다.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완판’에는 지인들의 역할도 있었지만, 일반인들의 구매가 8점이나돼 그저 그런 ‘인사치례’(?)에 의한 기록이 아님을 반증했다.

조 작가는 “전업작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작품성에 지적을 받지 않을까 싶어 오랜 시간 고심과 노력을 했다. 새로운 시도와 재해석을 캔버스에 온전히 옮기기 위해 작가로서 최선을 다했다. 물과 안개, 새와 습지를 오브제로 이전까지 없었던 전혀 다른 유형의 우포늪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작가의 이 같은 노력은 ‘흑백톤의 단조롭고 담담한 표현으로 우포늪의 신비로움과 전설을 한국적 정서가 묻어나는 수묵화로 재탄생시켰다’는 전문가의 평가와 함께, 구매자들에게 ‘꼭 걸어두고 싶은 작품’이라는 감성을 이끌어 냈다.

이번 전시의 수익금은 3500만원. 작가는 이 돈은 장애인문화예술기금으로 기탁할 계획으로,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아름다운 동행전’ 수익 적립금 7000만원을 보태 1억여원으로 장애를 가진 문화예술인들의 전시와 출판을 지원하게 된다.

조 작가는 “최근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박연복 시인이 기금을 지원받아 시집을 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동행전’은 계속될 것이고 이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로 작가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 고통을 깨치고 만들어진 작품은 꼭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증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작가는 개인전을 6회 열고 사진집을 3회 출간했다. 경남국제사진페스티벌 상임위원장, 경남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신문 / 이문재 기자




 

예스터데이



박신흥 글·사진|눈빛|160쪽|1만5000원

흑백사진 속 열 살 남짓 아이는 이제 쉰 살 어른이 됐을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세로쓰기 신문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잡지 '선데이서울'이 표지가 보이도록 꽂혀 있다. 껌과 개비 담배를 함께 파는 가난한 좌판이다. 엄마는 잠깐 자리를 비운 모양이다. 아이가 손님 없는 가게를 지키고 앉아 작은 손에 연필을 쥐고 낡은 공책에 글씨를 쓰고 있다. 이번 받아쓰기 시험엔 꼭 백점을 맞겠다는 듯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1970년대 사진 속 풍경은 아련한 추억으로 달려가게 한다. 수도 시설 없는 서울 변두리 달동네에 '물차'가 오는 날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1.8t 트럭에 실려온 물을 받으러 판잣집 주민이 다 모였다.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커다란 물통 두 개를 양손에 든 아이, 젖먹이를 업고 나온 엄마, 어린 동생을 안은 여자아이의 활짝 웃는 얼굴에서 힘들어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삶의 힘을 읽을 수 있다. 변변한 놀이 시설은 없지만 말타기 놀이를 하며 친구들과 함께 뛰노는 아이들 모습은 건강해 보인다. 동무 등 위에 올라타려고 달려온 아이 얼굴엔 장난기가 그득하다.


 

엄마 대신 가게에 앉아 공부하는 이 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가난해도 꿈이 있던 시절이다. 1976년 경기도 부천. /눈빛 제공

 

버스 옆을 두드리며 '오라이'를 외치던 여(女)차장의 무표정한 얼굴, 졸업식날 검은 교복에 허연 밀가루를 뒤집어쓴 남학생들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 한갓 고단한 시대였다고, 단지 고통의 나날이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40여년 전 서울·경기·강원 지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은 작가는 "모두가 어려웠다. 그러나 꿈을 안고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이제 그 시절이 그립다. 그때가 자랑스럽다"고 썼다. 1970년대 일상을 담은 사진집이다. 어제가 있기에 오늘이 있다.

 

조선일보 / 이한수기자

 

 

박신흥 킨텍스 상임이사 개인 사진전 'Yesterday'

 

박신흥 킨텍스 상임이사가 13~18일 서울 정동갤러리에서 개인 사진전 'Yesterday'를 갖는다.

1970년대 경기도 일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필름 카메라 렌즈로 서정적으로 담아낸 47점이 전시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일하러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말로만 듣던 카메라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까까머리 어린이, 오빠들이 하던 '턱걸이'를 흉내 내는 아이들 등이 공개된다. 작품의 제목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당시의 생활상이 따뜻한 아날로그의 감성으로 표현됐다


박신흥 이사가 1975년에 찍은‘턱걸이’. 한 여자 아이가 오빠들이 하던 턱걸이를 안간힘을 쓰고 흉내 내고 있다.

 

박 이사는 "70년대 학창시절에 사진기자를 꿈꾸며 찍었던 작품들"이라며 "이제는 우리 마음속에만 그려지고 보기 힘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장면들을 골라 전시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3일은 아내 정영신의 생일이었다.

요즘은 전시 준비로 바쁜데다, 아내 생일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겹쳤다.
이른 새벽부터 정선으로 떠나야 하고, 저녁 약속까지 있어 생일 파티를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궁여지책,
전날 밤 케익과 와인을 준비해 두고, 이틀 날 차속에서 축배 들 작정을 했다.
그러나 새벽부터 눈이 내린 정선의 설원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 하얀 눈밭에서 케익을 자르고 축배를 들었다.

정말 최고의 생일 파티가 되었다.
처음 맛보는 신선함도 있지만, 마냥 좋아하는 아내의 표정에서 큰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멋진 축하연이었다.

“사랑하는 영신아~ 생일 축하한다”

 

 

 

 

 

 

 

 



사진 같은 그림이 있는가 하면 그림 같은 사진도 있다.
변홍섭씨가 내놓은 작품이, 바로 그림 같은 사진이다.

'시간을 찍는다'는 작가의 메시지 전달을 위해

사진으로서의 본질인 리얼리티는 과감하게 포기했다.

작가는 카메라로 찍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일전에는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들어 촬영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물위에 비친 건물들의 잔영은 아름다웠다.
마치 한 폭의 유화처럼 건물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작가는 건물의 미래를 내다보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그러진 이미지가 건물의 황폐함으로 전달된다.

이 전시는 12월 9일까지 인사동 리서울갤러리(02-720-0319)에서 열린다.

글/ 조문호

 

 

 

 

 

 

 

 

 

 



자연생태환경을 기록하는 환경사진가 조성제씨의 ‘천년의 전설 우포늪’사진전과
사진집 출판기념회가 지난 12월1일 창원 송원갤러리에서 성황리에 개막되었다.

이 날 개막식에는 많은 지역경제인들을 비롯하여 윤복희 경남도립미술관장, 조민규 합포문화동인회 이사장,

금융인 강동수씨, 김녕만 사진예술 발행인, 윤세영 사진예술 편집장, 사진가 임영균, 이상일, 김관수, 정영신씨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가하여 전시를 축하했다.

사진가 조성제씨는 현재 경남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10년부터 전시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문화예술기금에 기탁하고 있다.

이번 사진집과 작품 판매 수익금도 모두 기금으로 적립해 장애인들의 문예창작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이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조문호, 정영신 / 글 : 조문호

 

 

 

 

 

 

 

 

 

 

 

 

 

 

 

 

 

 

 

 

 

 

 

 

 

 

 

 

 

 

 

 

 

 

 

 

 

 

 

 

 

 

 

 

 

 

 

 

 

 



ㆍ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주제가 있는 사진집… “사진, 편식하지 마세요”

 

이미지 가공이 범람하는 시대에 ‘기록과 재현’이라는 사진의 본질에 충실한 미공개 신작 중심의 사진집 ‘눈빛사진가선’ 1차분 10권이 출간됐다.

사진전문 출판사인 ‘눈빛’이 펴내는 ‘눈빛사진가선’은 원로부터 신진 작가까지 각자 일관된 주제 아래 작업한 작품 50여점을 싣고, 사진비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필자들의 해설을 수록한다.

​1차분은 구본창의 ‘DMZ’(해설 신수진), 김금순의 ‘동해남부선’(이광수), 김문호의 ‘온 더 로드’(최옥정), 김병훈의 ‘산책이 그리운 이유·동물학’(진동선·박영택), 김지연의 ‘삼천원의 식사’(김영춘), 민병헌의 ‘잔설’(김화자), 변순철의 ‘전국노래자랑’(최범), 신은경의 ‘가마미해수욕장’(송수정), 임재천의 ‘소양호 속 품걸리’(강영숙), 임재천의 '소양호 속 품걸리'(강영숙), 전민조의 '손에 관한 명상’(미재 김원숙)이 나왔다.

눈빛의 이규상 대표는 “사진계가 디지털 사진문화의 거대 소비집단이 되고, 현대미술에 매몰돼버린 상황이지만 오늘도 사진 본질을 구현하는 열정적 작업을 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고, 용기를 주고 싶다”며 “유명 사진가 몇명에게만 관심을 두는 대중의 ‘편식’을 변화시키는 데도 사진가선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출판의 어려움이 가중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사진집 단가는 낮추고, 사진의 질적 수준은 높이려 했다”며 “사진가선이 향후 100권, 200권을 넘어서 한국 사진사의 1차 사료이자, 사진에 대한 개념과 사진미학의 재정립에도 이바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각권 110쪽 내외·1만2000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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